세월호 가족 대책위 등 광화문에서 기자회견, 특별법 제정 촉구

“오늘은 101번째 4월 16일입니다. 그러나 동시에 101번째, 시즌2 4월 16일입니다. 새로운 각오로 또 다른 100일, 1000일을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100일만 지나면 세월호 참사가 잊힐 것이라는 말을 분명히 들었습니다. 그러나 앞으로 100일, 1000일을 달려갈 것입니다. 우리가 멈출 것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착각을 거둬주십시오.”

세월호 참사 희생자 · 실종자 · 생존자 가족 대책위원회와 세월호 참사 일반인 희생자 유가족 대책위원회,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는 25일 오후 2시 광화문광장에서 세월호 특별법의 조속한 제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을 진행한 가족 대책위원회 유경근 대변인은 시작에 앞서 세월호 참사 101일째인 이날은 새로운 100일, 1000일을 위한 싸움이 시작되는 날이라고 선언했다.

▲ 25일 오후 광화문광장에서 세월호 유가족 대표가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하고 있다. ⓒ정현진 기자

기자회견은 지난 24일 유가족과 시민들의 행진을 막은 경찰에 대한 성토와 4.16 특별법안에 대한 설명 그리고 대책위원회의 호소문 낭독 등으로 진행됐다.

이들은 세월호 참사 희생자 · 실종자 · 생존자 가족 대책위원회, 세월호 참사 일반인 희생자 유가족 대책위원회,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 이름으로 낸 기자회견문에서 “대통령의 응답이 경찰의 진압인가” 물으며 세월호 특별법 제정에 대통령이 나서 줄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세월호 참사 희생자 가족들의 행진을 막아선 공권력과 특별법 제정을 막는 새누리당의 태도를 질책하면서, 8월 4일부터 이어질 국회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성역 없는 조사가 진행될 수 있도록 여야 협의를 이뤄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어 “진상조사를 가능하게 할 특별법 제정을 위해 대통령의 결단만이 남아 있다”면서, “대통령이 5월 19일 흘린 눈물이 악어의 눈물이 아니라면, 이제 철저한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 제정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혜진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 존엄과안전위원회 공동위원장은 24일 경찰이 ‘세월호 참사 100일 특별법 제정 촉구 100리 행진’을 마친 유가족의 행진을 새벽 3시까지 막아선 상황을 전했다. 김 위원장은 “경찰의 태도는 이 나라 경찰이 정권의 안전만을 지키고 있음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며 “불의한 일에 동원돼 입을 다물고 있는 경찰은 공권력으로서 의무를 수행하지 않는 것이다. 잘못된 명령에 불복족하고 유가족을 보호하라”고 경고했다.

“수사권 · 기소권 부여가 법체계 흔든다는 주장은 근거 없는 정치적 꼼수일 뿐”

또 4.16 특별법안에 대한 발언에 나선 이호중 서강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수사권과 기소권 부여를 반대하는 새누리당의 입장은 어떤 근거와 정당성도 없는 궤변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이호중 교수는 수사권과 기소권 부여로 철저한 진상규명을 하는 것이 세월호 참사로 인한 피해를 극복하고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첫걸음이라고 강조하면서, “특별법이 법체계를 교란시킨다는 주장은 특별법 제정과 진실규명을 회피하려는 정치적 꼼수이자 궤변”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특별검사제를 시행한 경험은 이미 10년 전에 있었고, 변호사 자격을 가진 사람에게 수사권과 기소권을 부여했다고 설명하면서, “이는 헌법에 위배되는 것이 결코 아니며, 국회에서 국민의 의사를 반영해 입법적으로 결단할 문제”라고 말했다.

이호중 교수는 새누리당의 법안대로라면 이미 국정조사 과정에서 일어난 자료 제출 거부, 관련자 진술 거부로 진실규명을 하지 못한 상황이 반복될 뿐이라면서, 성역 없는 수사와 제한 없는 자료 접근으로 온 국민이 규명 절차에 참여할 수 있는 위원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 24일 밤, 서울 세종대로에서 세월호 유가족과 시민들의 행진을 경찰이 차벽으로 막아 섰다. ⓒ정현진 기자

“7월 26일 오후 7시, 행진이 멈춘 자리에 다시 모여 달라
달라진 대한민국을 확신할 때, 4월 16일을 떠날 수 있어”

“세월호 참사 100일을 함께 기억하고 함께 행동하기 위해 나와 주신 분들, 서울역에서 오천 명, 서울광장에서 오만 명의 시민들을 만났을 때 우리 가족들은 예감했습니다. 국민들과 함께 다른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을 거라고요. 특별법이라는 약속은 그 시작입니다.

조금만 더 힘을 모아주십시오. 아직 구호를 외치는 것도 어색하고 서툰 우리 가족들이지만 아이들에게 약속하고 나선 길 물러설 수는 없습니다. 어제 경찰은 해산 명령을 했지만 이미 세월호 가족이 되어 버린 국민 여러분들과 저희들은 해산될 수 없습니다. 행진이 잠시 멈춘 자리, 광화문광장으로 다시 찾아와 주십시오. 7월 26일 저녁 7시, 국민 여러분을 기다리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가족 대책위원회는 대국민 호소문을 통해 특별법 제정을 위해 노력해달라고 호소했다.

가족 대책위는 “곡기를 끊고 아스팔트에 몸을 뉘는 것은 힘들지 않지만 진실규명에 대한 의지가 없는 국회와 정부를 보는 것은 고통이었다”면서 “아이들과 한 약속을 두고 좌절할 수는 없다. 진실을 밝히고 모두가 안전한 사회를 만들겠다는 약속의 시작은 특별법”이라며 특별법 제정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이어 팽목항과 안산 그리고 전국에서 유가족을 응원해 준 국민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며, “끝까지 함께해 달라. 세월호 참사 이후 달라진 대한민국을 확신할 수 있을 때 우리는 비로소 4월 16일을 떠날 수 있을 것”이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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