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법 ‘전례 없다’는 주장은 관행에서 벗어날 마음이 없다는 것”

25일 오전 강우일 주교(천주교 주교회의 의장, 제주교구장)가 광화문 세월호 유가족 단식농성장을 찾았다.

세월호 참사 100일째인 24일 농성장을 찾을 계획이었던 강 주교는 이날 유가족 순례가 진행된 것을 고려해 다음날 유가족을 찾아 이야기를 듣고, 교회의 입장을 전했다.

유가족들은 강우일 주교와 만난 자리에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이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을 전하면서, “350만 국민이 서명을 했는데도 특별법 제정의 의미를 왜곡하고 있다. 종교계가 좀 더 강력하고 구체적인 행동으로 나서 달라”고 호소했다.

▲ 25일 오전 강우일 주교가 광화문 세월호 유가족 단식농성장을 찾았다. ⓒ한상욱

“세월호 참사로 드러난 국가의 문제를 바로잡고, 이 비극을 끝내기 위해서라도 빨리 특별법을 제정해야 합니다. 특별법에 대해서 전례를 따지는 것은 기존의 관행에서 벗어나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세월호 참사의 핵심은 그 관행을 깨라는 것입니다. 과거의 관행에 머물고 있는 한, 4월 16일 전과 후는 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강우일 주교)

강우일 주교는 특별법 제정에 대해 새누리당이 ‘전례가 없다’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서, “관행에서 벗어나지 않겠다는 것이다. 하고자 하면 얼마든지 할 수 있는 것인데, 마음이 없는 것이다. 국민들이 세월호 참사에 대해 어떻게 느끼는지 공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강 주교는 박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가 국가 전체의 문제로 빚어진 참사라며, 국가 전체를 개조해야 한다고 했던 발언을 언급하면서, “그러나 특별법에 관련해서는 지금까지의 관행을 조금도 포기하지 않겠다는 태도”라고 말했다.

강우일 주교는 “세월호 참사로 인한 희생은 너무 안타깝지만 그 희생 덕에 대한민국 시스템이 얼마나 잘못됐는지 깨닫는 계기가 됐다”면서 “하루빨리 특별법이 제정되도록 함께 기도하고 최대한 힘을 모아 도울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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