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이녘>, 24일부터 대학로 '연극실험실 혜화동 1번지'에서 공연

“강우일 주교님이 제주도에서 ‘이녘’을 보고 눈물을 글썽이시며 ‘참 잘했다’는 눈빛으로 손을 꼭 잡아 주셨어요. 그 힘으로 서울까지 왔습니다.”

맛깔난 제주어로 관객에게 말을 걸 듯 펼쳐지는 제주 이야기. 연극 <이녘>은 강정마을 앞바다에 와 있는 것 같은 생동감을 준다.

연극 <이녁>(연출 방은미)은 제주 4.3 사건부터 해군기지 건설에 이르기까지 평생 강정마을에서 살아온 여성 3대의 가족 이야기다. 제주의 역사라는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연극적인 재미가 있고 웃음과 해학이 넘친다.

열 살 소녀부터 70대 할머니까지 1인 5역을 연기하는 배우 윤미란(놀이패 한라산 대표)씨는 제주 토박이다. <이녘>은 제주의 역사적 아픔을 간직한 윤미란 씨 자신과 그녀의 가족 이야기이기도 하다.

마당극을 통해 제주 문화 알리기에 평생을 노력한 윤씨는 무대에서 춤, 노래, 판소리 등을 선보이며 다양한 모습으로 모노드라마를 펼친다.

▲ 배우 윤미란씨(왼쪽)와 연출가 방은미씨가 공연 연습을 하며 의견을 나누고 있다. ⓒ배선영기자

연출을 맡은 방은미씨는 강정마을에서 4년째 거리미사에 참여하며 ‘강정앓이’로 살고 있다. 강정의 상황을 연극으로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했을 때, 강우일 주교(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의장)는 '예술이 가진 부드러운 힘'을 얘기하며 그녀에게 힘을 북돋워 주었다. 지난 3월 제주영화문화예술센터에서 처음으로 <이녘>을 공연했을 때에도 강우일 주교는 그녀를 격려했다.

방은미씨는 “사람들은 강정해군기지 반대가 이미 끝났다고 여기지만 강정은 아직도 매일 매일이 피눈물”이라고 전했다. <이녘>에는 해군기지 건설로 고통받고 있는 구럼비의 외침이 담겨 있다.

“이녘 벳기 어수다(당신밖에 없어요)”

29일부터 진행되는 강정평화대행진에 참가하지 못해 아쉽다면, 연극 <이녘>을 보면서 구럼비의 ‘이녘’이 되어 주는 건 어떨까.

공연은 7월 24일에서 8월 3일까지 대학로 연극실험실 혜화동1번지에서 열린다. 화요일에서 금요일은 8시, 토요일은 3시와 6시, 일요일 3시에 공연된다. 수익금은 전액 강정해군기지건설 반대를 위해 쓰인다. (문의 아트브릿지 02-741-35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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