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족 바람은 수사권, 기소권 등 포함한 ‘제대로 된 특별법’

▲ 21일 저녁 안산 화랑유원지 야외음악당에서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기억하는 미사’가 봉헌됐다. ⓒ조지혜 기자

21일 오후 8시 안산 화랑유원지 야외음악당에서 천주교 수원교구 공동선 실현을 위한 사제연대(대표 서북원 신부)가 주최하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기억하는 미사’가 봉헌됐다. 수원교구 20여 명의 사제가 공동집전한 이 미사에 약 천 여명의 신자가 참석했다.

이날 미사 강론은 김종훈 신부(원곡성당 주임)가 맡았으며 지요하 시인은 ‘노란 리본은 생명의 깃발이다’라는 제목의 추모시를 낭송했다. 세월호 참사 안산지역 시민대책위의 마금이 공동대표는 시민대책위가 하고 있는 활동에 대해 경과보고를 했다. 시민대책위는 ‘세월호 특별법 제정’ 서명활동을 지원하고 서울범시민대책위의 열세 명은 동조단식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서 안산 단원고 고(故) 박성호 군의 어머니 정혜숙 씨는 아들과 세월호 특별법에 대해 발언했다.

김종훈 신부는 이날 강론에서 “어둠을 감싸 주고 빛을 마음의 창에 들어올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위정자가 아니겠습니까, 정부가 아니겠습니까, 이웃이 아니겠습니까. 우리가 함께할 때 그와 같은 어둠은 사라질 수 있다”라며 지난 15~16일 안산 단원고 학생들이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걸었던 도보행진을 언급했다. 김 신부는 “(단원고 학생들이)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첫 발을 내디뎠지만 많은 이들이 동행이 되어 주면서 그 아이들이 아이답게 웃고 박수를 쳤다”면서 함께 아픔을 나눌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 21일 저녁 안산 화랑유원지 야외음악당에서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기억하는 미사’가 봉헌됐다. ⓒ조지혜 기자

또 “아픔을 함께 나눌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정말 비정하고 잔인한 오늘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기억해야 합니다. 왜곡되고 은폐돼서 진실의 자리를 다른 것이 대치할 것을 염려하면서 우리는 기억해야 합니다. 그리고 함께 동행이 돼 주어야 합니다. 더 우렁차게 함께할 때 우리의 목소리가 더 우렁차게 울려 퍼질 것입니다. 그리고 함께 동행해 주어야 합니다. 서로의 가슴에 어두운 자리가 밝혀질 것입니다”라며 강론을 마무리했다.

마지막 발언에는 안산 단원고 고 박성호 군의 어머니 정혜숙 씨가 나섰다. 정혜숙 씨는 특별법에 대해 일부 국민들이 오해하는 부분이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정 씨는 일부 국민들은 유가족이 대학특례입학, 의사자 지정, 추모공원 건립, 유가족 생활안정 평생보장 등을 요구한다고 말한다면서, 이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유가족이 바라는 것은 수사권, 기소권, 재발방지대책이 특별법에 포함되는 것이라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또 그동안 사건사고가 있을 때마다 특별법 제정을 요구했지만 수사권과 기소권을 가진 ‘제대로 된 특별법’을 얻어내지 못했다며 그 결과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 아이들을 그냥 운이 없어서 죽은 아이들로 만들지 말아 주십시오. 그래서 저희 유가족들은 특별법을 제정하려고 합니다”라면서 수사권과 기소권을 갖추고 문제를 완전히 해결해 다시는 이런 아픈 일을 되풀이하지 않도록 특별법을 제정하려는 것이라며 특별법 제정의 의도를 설명했다. “또 이 사건 이후에 더 이상 슬픈 일을 당하는 사람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완전한 법을 희망합니다”라며 “이 사건에서 절대로 물러서지 말아주십시오”라는 부탁으로 발언을 마무리했다.

안산 화랑유원지 합동분향소 앞 수원교구 부스에서는 매일 오후 8시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는 미사가 봉헌된다.

▲ 미사에 참석한 신자들이 손을 잡고 주님의 기도를 바치고 있다. ⓒ조지혜 기자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저작권자 ©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