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8월 14일 교황 방한을 앞두고 프란치스코 교황에 관한 책이 잇달아 출간됐다. 개성이 넘치는 책을 보며 각기 다른 분위기로 교황을 만나볼 수 있다. 아이스크림처럼 자신의 취향과 스타일에 맞게 책도 골라보는 재미를 느껴보자.

씁쓸하면서도 달달한 녹차 맛 아이스크림을 선호한다면 <무신론자에게 보내는 편지>

“하느님을 믿지 않는 사람들은 자신의 양심을 따릅니다.”
“오늘날 가장 심각한 재난은 젊은이들이 겪는 실업과 노인들이 처해 있는 고독입니다.”

▲ 프란치스코 교황, 스칼파리 외 지음, <무신론자에게 보내는 교황의 편지>, 바다출판사
작년 9월 11일 이탈리아 일간지 <라 레푸블리카>에 프란치스코 교황의 편지가 실렸다. 교회 권력에 비판적인 입장을 가져온 <라 레푸블리카>의 창립자 스칼파리의 칼럼에 교황이 답한 것이다. 급기야 교황의 제안으로 두 사람은 직접 만나 토론을 벌였다. 교황과 무신론자 스칼파리의 대담에 이어 <라 레푸블리카>는 14명의 지성인이 ‘종교는 무엇이어야 하는가’라는 주제로 각자의 논리를 펼칠 수 있게 했다.

교황은 자기 배만 불리는 교회 지도자들을 비판했고, 신자와 무신론자의 차이를 넘어 함께 걸어가야 할 길을 제시했다. 토론에는 해방신학자 레오나르도 보프, 생태신학자 매튜 폭스, 철학 교수 마시모 카차리 등 다양한 분야의 지성인이 참여했다. <무신론자에게 보내는 편지>에는 이 모든 내용이 담겨 있다.

절대적인 하나의 진리가 존재하는지, 무신론자가 죄를 지으면 용서받을 수 있는지 등 무신론자의 솔직한 질문에 교황은 어떤 대답을 했는지 궁금하다면 진한 녹차 아이스크림과 함께 <무신론자에게 보내는 편지>를 맛보자.

초콜릿 쿠키가 촘촘히 박힌 크림 맛 아이스크림을 좋아하는 당신을 위한 <교황과 나>

▲ 김근수, <교황과 나>, 메디치, 2014
프란치스코 교황은 교황이 되자 교회의 개혁을 주장했다. <교황과 나>는 교황의 선행에 주로 초점이 맞춰져 있는 한국에, 교황이 바티칸과 교회의 혁신을 내세워 왔음을 강조한다.

“교황청은 그 역사와 권위와 권력만큼, 그리고 칭송받고 존경받아온 만큼 때가 묻었고 또 죄를 지었다. 신앙의 총본산인 가톨릭교회도 이 오명에서 비껴갈 수 없다. 2천 년 동안 실재해온 강력한 권력이기 때문이다. 선한 권력은 있을 수 없다. 예수는 무오류일 수 있으나 제자들과 그 조직은 무오류일 수 없다.” (124쪽)

저자인 해방신학자 김근수 씨는 교황의 영웅적 조명이 아닌 ‘예수회, 프란치스코, 아르헨티나’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바라봤으며, 보수적인 행보를 보였던 교황청이 프란치스코 교황을 선택하게 된 역사적인 맥락을 해설했다. 또한 그는 교황의 개혁 메시지를 한국 교회에게도 적용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이제는 프란치스코 교황 하면 ‘가난’이 먼저 떠오를 정도로 교황은 가난한 사람과 가난한 교회를 부르짖었다. 그가 말하는 교회 개혁은 구체적으로 무엇이고, 한국 교회는 이 흐름 속에서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지 알고 싶다면 <교황과 나>를 선택하자.

예쁜 게 맛있다! 호기심을 자극하는 화려한 빛깔의 아이스크림이 좋다면
<안녕하세요, 교황입니다>

▲ 슈테판 폰 캠피스, <안녕하세요, 교황입니다>, 더난출판, 2014
<안녕하세요, 교황입니다>는 바티칸 시국 국제방송국 ‘바티칸 라디오’의 기자 슈테판 폰 캠피스가 교황청의 내부 목소리를 포함해 유럽과 아르헨티나를 오가며 관계자를 만나 인터뷰하고 자료를 정리한 ‘프란치스코 교황 교과서’다.

“그는 준비된 원고는 옆에 두고 교황명을 프란치스코로 결정한 이유를 설명했다. 교황을 선출할 때 친구인 브라질의 클라우지우 우메스 추기경이 그의 옆에 앉아 그를 지지했다고 한다. ‘그가 저를 안고 볼에 입맞춤을 하고 나서 말하더군요. 가난한 사람들을 잊지 말게나!’ 이 말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고 프란치스코 교황은 말했다.” (224쪽)

전임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사퇴 배경과 콘클라베에 대한 자세한 묘사, 프란치스코 교황의 극적인 선출 그리고 그의 첫 행보까지. 150여 장의 생생한 사진과 해설을 통해 교황에 대한 궁금증을 풀 수 있는 <안녕하세요, 교황입니다>가 호기심 가득한 당신을 위해 준비돼 있다.

입안은 시원하지만 가슴은 따뜻해지는 부드러운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맛보고 싶다면
<교황님의 트위터>

▲ 교황 프란치스코, 이해인 지음, <교황님의 트위터>, 분도출판사, 2014
팔로워 1,411만 명, 트위터에서 가장 많이 인용(RT)되는 지도자. 프란치스코 교황의 얘기다.

<교황님의 트위터>에는 작년 3월 17일부터 올해 7월 1일까지 프란치스코 교황이 올린 트윗 중 100편이 담겨 있다. 교황이 트위터에서 보낸 메시지에 비추어 이해인 수녀가 자신의 행동과 마음을 들여다보며 쓴 묵상과 기도를 덧붙였다.

“2014.06.09: 절대로 다른 이들의 등 뒤에서 그들에 대해 말하지 않고, 오히려 우리가 생각하는 바를 그들에게 터놓고 말하기를 바랍니다.

묵상 : 인생의 연륜이 깊어지면 나름대로 초월할 줄 알았는데, 다른 이들이 제 뒤에서 험담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역시 괴롭고 힘든 게 사실입니다. …… 남의 실수, 단점, 허물을 직접 말해 주는 것은 용기가 필요하지만 진정으로 솔직하게 말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기도 : 주님, 함부로 다른 이를 험담하는 악습에서 저를 지켜 주소서. 자리에 없는 이를 험담하면 그를 욕되게 하는 것임을 늘 기억하게 하소서.” (226~227쪽)

교황의 트위터 메시지는 따로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간결하고 쉽지만, 이해인 수녀의 진실한 고백이 담긴 글과 함께 읽으면 깊이가 더해지며 마음이 따뜻해진다. 바닐라 아이스크림같은 부드러움을 맛보고 싶다면, <교황님이 트위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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