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식의 포토에세이]

ⓒ장영식

2011년 3월 11일, 일본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 이후 전세계는 핵발전소 건설을 중단하고 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핵발전소를 보유하고 있는 미국조차도 새로운 핵발전소 건설 계획을 갖고 있지 않은 상태입니다. 중국과 인도로 대변되는 개발도상국들을 제외하고 선진국들은 탈핵의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핵발전소를 보유하고 있는 프랑스조차도 더 이상의 핵발전소 건설을 중단한 상태입니다. 대만에서는 98%의 공사 진행을 보였던 핵발전소 건설을 중단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유럽의 모든 나라는 탈핵을 선언하고 있습니다.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많은 핵발전소를 보유하고 있는 한국은 세계의 흐름에서 역주행하고 있습니다. 인구밀집도로 보면 세계 최고의 핵발전소 보유국인 한국은 계속해서 핵발전소에 의존하는 에너지 정책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을 보면 하나의 공통점을 갖고 있습니다. 10기의 후쿠시마 핵발전소 중에서 노후화된 순서대로 4기가 폭발했습니다. 설계 수명을 다한 것을 연장해서 가동했던 핵발전소도 폭발했습니다. 노후화된 핵발전소는 당장 가동을 중지하고 폐로의 길을 밟아야 한다는 것을 후쿠시마 참사는 경고하고 있습니다.

고리핵발전소 1 · 2호기와 월성핵발전소 1호기는 30년이 넘었습니다. 또한 정부는 이 발전소의 수명을 연장해서 가동하고 있습니다. 세계의 환경단체들은 후쿠시마 이후 핵폭발 사고는 한국에서 일어날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가장 오래된 고리 1호기 주변 반경 30㎞에는 340만 명이 살고 있습니다. 만약에 고리 1호기에서 핵발전소 사고가 난다면 어떻게 될까요?

이제 한국의 에너지 정책은 전세계가 추구하고 있는 탈핵의 방향으로 가야 합니다. 탈핵과 자연에너지의 길은 생태계와 뭇 생명들을 보호하고, 지속 가능한 삶을 위한 선택입니다. 탈핵의 길을 가기 위해서는 노후화된 핵발전소의 가동을 중단하는 결단이 필요합니다. 또한 더 이상 신규 핵발전소 건설을 중단해야 합니다. 한국에서의 탈핵은 가능합니다.


장영식
 (라파엘로)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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