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굶어서라도 자녀 희생 헛되지 않게 하겠다”

▲ 14일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이 국회 앞에서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단식농성을 시작했다. ⓒ조지혜 기자

오늘 오전 11시 국회 본청 앞에서 세월호 참사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 대책위원회(이하 세월호 가족 대책위원회)는 기자회견을 열어 철저한 진상규명과 제대로 된 특별법 제정을 촉구했다. 열다섯 명의 유가족은 오늘 오전부터 광화문과 국회의사당 본청 앞에서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오늘 기자회견에서 세월호 가족 대책위원회는 여야 정당 및 국회가 세월호 특별법 논의 과정에서 가족 대책위와 국민들이 청원한 4.16 특별법의 취지를 받아들여, 독립된 특별위원회가 수사권과 기소권을 가지고 성역 없이 진상규명을 할 수 있도록 특별법을 제정해줄 것을 촉구했다.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단식농성에 참여하는 단원고 2학년 희생 학생의 학부모들은 단식을 시작하기에 앞서 자신들의 심경을 밝혔다. 2학년 7반 이준우 학생의 아버지는 “자신의 무능력함 때문에 이 법을 통과시키지 못하는 것 같다”며 “굶어서라도 아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게 하겠다”고 다짐했다. 또 2학년 5반 학생의 아버지는 “사랑하는 아들… 아빠는 네가 왜 죽었는지 꼭 알아야겠다”며 눈시울을 붉혀 기자회견장을 숙연하게 했다.

▲ 세월호 참사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 대책위원회가 14일 국회 본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시작하기 전 묵념하고 있다. ⓒ조지혜 기자

세월호 가족 대책위원회 김병권 위원장(김빛나라 양 아버지)은 기자회견 후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와의 인터뷰에서 가족 대책위의 활동을 시위로 보고 있는 일부의 시각에 대해 이 농성은 시위가 아니라 ‘호소’임을 강조했다. 또한 세월호 특별법은 국민 350만 명이 지지한 법안이라는 점을 설명했다. 아울러 인터뷰 중 국정조사와 특별법 제정에 임하는 새누리당의 태도에 매우 답답한 심정을 토로하며 아이들의 죽음으로 정치를 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국민들의 지지와 성원이 단식농성을 하는 유가족에게 가장 큰 힘이 된다고 밝혔다.

새누리당은 전례가 없다는 이유를 들어 특별위원회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국가배상 책임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특별위원회 조사위 구성에서 새누리당은 정쟁화를 막기 위해 여야 추천을 배제하고 3부 요인(대통령, 국회의장, 대법원장)과 유가족 추천으로만 지명하자고 요구하고 있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유가족과 여야도 추천권을 갖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팽팽히 맞서 ‘세월호 특별법’ 법안 처리는 교착 상태에 빠졌다.

세월호 가족 대책위원회는 대한변협과 함께 전문가들과 시민들의 의견을 듣고 과거 사례를 살펴 ‘4.16 참사 진실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을 제안했다. 이 특별법에는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위원회’는 피해자 단체가 추천하는 전문가가 절반이 되어야 하고 특별위원회에 특검 수준의 독립적 수사 · 기소권을 보장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또 특별법에 유가족의 의견을 반영하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던 대통령의 약속을 상기시키며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특별법 제정을 지원하도록 요청했다. 아울러 국회에도 세월호 가족대책위원회 법안을 당장 수용하기를 촉구했다.

세월호 가족 대책위원회는 15일 세월호 4.16 특별법 서명을 국회에 전달한다. 같은 날 오전 10시 30분 여의도공원에서는 특별법 제정을 위한 국민 청원 행진이 있을 예정이다.

▲ 광화문 단식농성장으로 향하는 유가족을 다른 유가족이 격려하며 배웅하고 있다. ⓒ조지혜 기자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저작권자 ©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