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안보리, 15개 회원국 명의로 “휴전 촉구” 성명

20살의 팔레스타인인 살리 사크리. 장애가 있었던 그녀는 지금 가자 시파 병원 침대에 누어있다. 산소호흡기 아래로 보이는 그의 뺨은 폭격에 타 분홍색으로 변했다. 그는 12일 오전 가자지구의 한 장애인지원시설을 폭격한 이스라엘 공습 때 살아남았다. 그러나 2명의 다른 동료에게는 운이 따르지 않았다. 30세의 올가 와스하히와 47세의 슈하 아부 아다. 그들은 폭탄으로 시설이 파괴됐을 때 숨을 거뒀다. 두 여성의 시신 일부는 나중에 건물 돌 무더니 속에서 발견됐다. 사람들은 이 때문에 또 다른 희생자가 있었는지 한동안 혼란스러워해야 했다.

1994년부터 일해 왔던 장애인지원시설 책임자 자밀라 알라이와는 이 비극에 대한 분노를 차마 입 밖으로 꺼내지 못했다. “올가와 슈하 모두 심각한 정신적 육체적 장애를 갖고 있었습니다”고 그는 AFP에 말한다. “올라와 슈하의 몸은 조가조작 찢겨져 있었습니다. 우리는 이 같은 일이 일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상상하지도 못했어요. 저항군에 속한 이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이스라엘은 경고도 없이 우리를 폭격했어요. 장애인들은 무엇이 일어나는지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그렇게 더 두려워했었던 것 같아요”라고 자밀라는 말했다고 팔레스타인 현지 <만뉴스>가 13일 오전(현지시간) 이렇게 전했다.

[출처: 만뉴스]

11일 가자지구 자발리야 난민캠프의 집에 있던 요셉 콴딜과 그의 아들 아나스는 대피하라는 경고를 받고 집에서 도망쳐 인근 나무 아래로 숨었다. 그러나 이들은 이스라엘군의 폭격을 피할 수 없었다. 아버지와 아들은 모두 나무 아래서 목숨을 잃었다. “아들은 고등학생이고 요셉은 식당점원이었어요. 그들이 나무 아래서 이스라엘에 가한 위험은 과연 무엇입니까”라고 요셉의 또 다른 아들이 <만뉴스>에 말했다. 아나스는 12일 나오는 그의 대학입학시험 결과를 기다리고 있었다.

지난 8일, 알카와레 가족 8명이 살해됐다. 이들은 인간방패를 만들고 이스라엘 공습으로부터 집을 보호하려고 했다. 목격자들은 이스라엘 무인공격기가 경고 사격한 후 알카와레 친척과 이웃이 인간방패로 이 집에 급히 모였다고 한다. 그러나 이스라엘 F-16 전투기는 이 건물을 조준해 미사일 1대를 발사했다. 이 공격으로 어린이 6명이 숨졌다고 <만뉴스>는 전한다.

이스라엘이 가자 공격에 백린탄을 사용하고 있다는 진술도 제기됐다. 백린탄은 신체를 불타게 하고 치명적인 부상과 고통을 유발하게 해 불법화된 무기다.

▲ 10일 폭격에 파괴된 가자 지구의 한 건물 [출처: 만뉴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사망자 수가 급상승했다. 12일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공습으로 21명을 추가 살해, 최악의 사망자 수를 기록했다. <알자지라>에 따르면, 전체 사망자수는 154명으로 증가했다. 1000명 이상이 부상을 입었다고 팔레스타인 현지 <만뉴스>는 보도했다. 유엔은 11일 이스라엘 공습으로 인한 팔레스타인 사망자의 77%는 민간인이라고 밝혔다.

<알자지라>는 가자지구 시내 병원에서 “사망자 대부분은 민간인”이라며 “실제로 끔찍한 장면”이라고 전했다. 이 언론은 또, “병원은 밀려드는 부상자를 치료하기 위한 의약품이 부족하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세계가 이스라엘에 대해 폭격 중단을 호소하고 있지만 이스라엘은 오히려 가자지구에 대한 폭격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알자지라>에 따르면,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12일 공습은, 특히 이스라엘 국경 인근인 가자 북부를 중심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하마스가 이 지역에서 집중적으로 활동하기 때문에 향후 24시간 내 더 많은 군사력을 동원해 이곳을 공격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12일 저녁, 이스라엘군은 가자 북부의 팔레스타인인들에게 “스스로의 안전을 위해” 탈출하라고 명령했다.

유엔안보리, 15개 회원국 명의로 “휴전 촉구” 성명

▲ 스웨덴 스톡홀름에서의 가자 공습 중단 촉구 시위 [출처: 레볼류션뉴스]

<알자지라>는 이스라엘은 지역 북부로 2개의 로켓이 날라온 후 12일 늦은 시각 레바논을 향해 공격했다며 충돌이 확대될 수 있는 신호라고 보도했다.

13일 <미국의 소리>에 따르면, 유엔 안보리는 12일 15개 회원국 명의로 발표한 성명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폭력 사태를 중단하고 지난 2012년 이집트가 중재한 휴전 협정을 준수하라고 밝혔다. 영국, 프랑스, 독일과 미국 외교부는 13일 비엔나에서 휴전 성사를 위한 방안 마련을 위해 논의한다는 입장이다. 이집트 엘시시 대통령도 휴전을 위해 양측을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다.

외신에 따르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 공습 중단을 호소하는 국제적인 시위는 지속되고 있다. 12일 프랑스, 스웨덴, 칠레 등 세계 각 지역에서는 이스라엘 외교당국 앞에 수천 명이 모여 현지 즉각적인 공습 중단을 촉구했다. 요르단 치안당국은 현지 이스라엘 대사관 앞에서 반전 집회를 진행하던 시위대를 폭력적으로 해산시켰다.

이스라엘 <하레츠> 보도에 의하면, 12일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도 반전집회가 일어나 전쟁 대신 평화를 촉구했다. 그러나 반전 집회에 몰려든 이스라엘 극우는 시위대를 공격하고 난동을 일으키며 이스라엘 보수연정에 대해 공격을 격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사 제휴 / 참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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