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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과 영성
천주교와 개신교, 함께 공부하고 행동하고 기도하자제14회 한국 그리스도인 일치포럼 열려
문양효숙 기자  |  free_flying@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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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5.30  18:3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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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9일 오후 7시,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천주교와 개신교가 한 자리에 모여 소통하는 한국 그리스도인 일치 포럼이 열렸다. 올해로 14회를 맞이한 이 포럼은 지난 22일 창립한 ‘한국 그리스도교 신앙과 직제협의회’(이하 한국신앙직제)가 주최했다.

‘한국 그리스도인 일치를 위한 신앙, 실천, 영성’을 주제로 열린 이번 포럼에서는 송용민 신부(인천교구), 신정훈 신부(서울대교구), 암브로시오스 대주교(정교회 한국대교구), 최주훈 목사(중앙루터교회), 전철 목사(한신대학교 교수) 등 천주교와 개신교 다양한 교파의 발제자들이 참여해 그리스도인들이 함께 연구하고 행동하며 기도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대화를 나눴다.

   
▲ 29일 오후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제14회 그리스도인 일치포럼이 열렸다. ⓒ문양효숙 기자

포럼에 앞서 한국신앙직제 공동의장인 김희중 대주교(광주대교구장)는 “신앙은 인간적인 노력이 아니라 성령을 따르는 것”이라며 “그러기 위해 마음을 비우고 겸손한 자세로 성령의 역사하심에 우리를 맡기고 따라가야 한다. 진정한 일치를 위한 작은 징검다리를 놓는 우리의 실천을 주님께서 이끌어주시기를 기도한다”고 말했다.

송용민 신부는 ‘교회 일치를 향해 함께 공부하기’라는 제목의 발제에서 한국 천주교와 개신교가 일치를 위해 함께 기울여온 노력들을 되돌아보고, 앞으로 한국 교회의 과제가 무엇인지에 관해 논했다.

송 신부는 천주교과 개신교 신학자들의 공동 작업한 공동번역 성서 발간(1977년), 한국신학연구소와 서강대학교 신학연구소가 공동 번역한 <하나의 믿음>(1979년) 등 신학적 산물과 2000년 이후 천주교 주교회의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를 중심으로 이뤄진 학문적 대화에 주목하면서, 일치운동에 관한 성직자 및 신자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송 신부는 “일부 가톨릭 신학대학교에서 일치 신학이 대학원 필수과목으로 편성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대다수 신학교들은 교회 일치와 관련된 주제가 일부 세미나에서 다뤄지고 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송 신부는 그리스도교의 공동 협력과 대화를 위한 체계적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동시에 ‘탁상공론식의 이론적 교육’을 경계했다. 송 신부는 “현장 교육과 체험 실습이 병행되어야 한다”며 “2008년부터 주교회의 차원에서 7개 가톨릭대학교 부제들을 초대하는 현장교육을 실시하고 있다는 점이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송 신부는 일치운동이 공유할 신학적 주제로 ▲ 일치운동의 성서적 근거와 신학적 정당성 ▲ 가톨리교회와 개신교의 현재 관계에 대한 이해 ▲ 교회의 유기적 일치를 위한 보편성의 기준 ▲ 각종 그리스도교 공동체의 제도와 현재 생활 및 영성 등을 제시했다. 또한 제2차 바티칸 공의회 문헌인 <일치교령> 24항을 인용해 이런 일치를 위한 연구가 가톨릭교회가 고백해온 신앙에 합치해야 하지만, 동시에 “전통에 대한 충성심이 다른 그리스도교적 전통과 그들의 유산의 충만함을 무시하는 것이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서 발표한 최주훈 목사는 교회의 ‘폐쇄적 교조주의’를 비판했다.

“신학이 현장으로 스며들지 않는 것은 비단 어제 오늘 일이 아니지만, 신학 강의를 위해 여기저기 다녀보면 소위 ‘정통’을 주장하는 곳일수록 교회는 일종의 ‘이데올로그들의 모임’이란 것을 몸으로 체험하게 된다. 교리를 만들어 자기 신앙고백전통을 ‘도그마화’하는 것은 필연적이지만 거기에 갇혀 남의 이야기는 전혀 들어보지도 않으려는 폐쇄적 교조주의가 만연한 것이 한국 교회의 현실이다. 이런 폐쇄적 신념체계, 즉 ‘나쁜 신학’은 필연적으로 진영 논리로 발전하고, 자기 진영에 속하지 않는 것들은 모두 적으로 간주해 공격적 성향을 띄게 된다.”

최 목사는 “고인 물은 썩게 된다”며 “교회일치의 최종 목표는 복음의 소망을 교회를 통해 공유하며 세상에 흘려보내는 데 있다”고 말했다. 목표는 복음 또는 하느님 나라의 통치이며, 수단이 ‘복음의 피조물인 교회’라는 것이다. 최 목사는 폐쇄적 사고의 틀에서 벗어나기 위한 신학 교육의 과제로 ‘교단 신학자들 간의 교차 강의’를 제안했다. 최 목사는 이런 교차 강의가 신학생들로 하여금 신앙고백의 유형과 신학의 차이를 접하게 하고, 상호 비판적으로 대비하여 고민하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공고히 할 수 있는 기회라고 설명했다.

   
▲ 29일 오후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제14회 그리스도인 일치포럼이 열렸다. ⓒ문양효숙 기자

‘함께 행동하기’라는 주제로 발표한 신정훈 신부는 “로마 가톨릭교회는 종교간 대화를 발전시키는 과정에서 4종류의 대화 즉, 삶의 대화, 행동의 대화, 신학자들의 대화, 영성의 대화를 구분한다”며, 그 중 ‘행동의 대화’는 사회 · 정치 영역에서 통합적인 인간의 해방을 촉진하기 위한 협력”이라고 말했다.

신정훈 신부는 1900년대 초 독립운동에서 1970년대 민주화운동, 문익환 목사와 문규현 신부의 방북에서 이어진 1980년대 이후 통일운동, 최근의 4대강 사업 반대 등에 이르기까지 한국 천주교와 개신교가 협력한 사회 참여를 나열하면서, “사회 참여, 세상에 대한 봉사의 대화를 통해 신앙과 생활의 분리라는 한국 그리스도교의 약점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신 신부는 2000년 이후 각 지역에서 열린 사회복지 차원의 교회일치, 이웃종교 화합 차원의 연합바자회에 주목하면서 “이런 모델의 확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 신부는 이런 ‘행동’이 자신의 교단 활동과 신앙생활에만 초점을 맞춰 자칫 국소적인 시각에 고정될 위험에서 벗어나 “각자가 세계와 사회 안에서 어떤 자리에 있는지 볼 수 있는 폭넓은 안목을 기르게 해줄 것”이라 설명했다.

이어서 전철 목사는 “함께 행동하면서 사귐을 형성해 나갈 때 바로 그 안에서 상호 간의 진정한 이해가 열릴 것”이라며 “가톨릭과 개신교가 미래의 사랑과 평화를 공동으로 구상하고 실천하기 위해 만나는 것은 우리의 미래”라고 말했다. 전 목사는 무엇보다 일치 운동이 “사회의 바닥으로 내려야 한다”면서 “에큐메니칼 대화가 바닥에서 하느님의 소리를 듣고, 동력과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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