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 주일 담화…‘참된 만남의 문화에 봉사하는 대중매체’ 강조

▲ 교황 프란치스코
프란치스코 교황이 6월 1일자로 48차 홍보 주일을 맞이한 담화를 통해 “참된 만남의 문화에 봉사하는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도시의 거리에 나가만 보아도 노숙자들과 상점의 휘황찬란한 불빛이 극명한 대조를 이루고 있음”을 전하며 “세계적 차원에서 부자들의 지나친 사치와 가난한 이들의 극심한 빈곤 사이의 격차는 치욕적일만큼 크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어 다양한 형태의 배척과 소외와 가난을 지적하고, “경제적 · 정치적 · 이념적 원인들과 안타깝게도 종교적인 원인들까지 뒤얽힌 갈등을 겪고 있다”고 우리 시대를 진단했다.

인터넷, 무한한 연대의 가능성 열어줘
교회는 인터넷 세상에 현존해야

이런 상황에서 인터넷을 포함한 대중매체는 “모든 사람에게 만남과 연대의 무한한 가능성을 열어준다”고 말했다. 그러나 빠른 정보 전달 속도와 다양한 의견들 때문에 “자신의 기대와 생각, 또는 특정한 정치적 · 경제적 이익에만 부합하는 정보 영역에 갇혀버릴 수도 있다”는 우려감도 표명했다. “커뮤니케이션 세상이 우리의 성장에 도움이 될 수 있으나 그와 정반대로 우리가 길을 잃게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교황은 “그렇다고 해서 사회 매체를 거부하는 것을 정당화하지는 못하다”며, 커뮤니케이션을 ‘기술 발전’이기보다 ‘인간 발전’이라고 보면서, 대중매체가 “참된 만남의 문화”에 기여하기를 바랐다. 이런 점에서 인터넷과 대중매체를 통한 의사소통이 나 자신을 다른 사람과 같게 만드는 ‘이웃 되기’의 능력을 키울 수 있기를 기대했다.

한편 커뮤니케이션이 주로 소비를 조장하거나 다른 사람들을 이용하려는 목적을 가질 때, “우리는 착한 사마리아인의 비유에 나오는 사람이 당한 것과 같은 폭력적인 공격을 겪게 된다”면서 “디지털 ‘대로’를 지나가는 것, 곧 단순히 ‘접속된’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교황은 “미디어의 전략이 항상 커뮤니케이션의 아름다움과 선함과 진실함을 보장하지 않는다”며, “매체의 중립성은 겉보기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래서 “진심을 담은 의사소통”과 “온전한 참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바티칸도 뉴스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www.news.va 갈무리)

인터넷을 통해 ‘상처받은 이들의 거리’로…
디지털 환경에 교회 문 열어두어야

“그리스도인의 증언은 인터넷 덕분에 삶의 변두리에도 이를 수 있다”고 말하는 교황은, 복음이 교회의 문턱을 넘어 모든 이에게 전해질 수 있도록 디지털 환경에 교회의 문을 열어두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교회가 인터넷을 통해서도 세상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만약 거리로 나와 상처 입은 교회와 자기 안에 갇혀 병든 교회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저는 분명 전자를 선택할 것입니다. 여기서 ‘거리’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세상의 거리로, 우리가 사람들을 효과적이며 정서적으로 만날 수 있는 곳입니다.”

교황은 인터넷 역시 “그 거리 가운데 하나”라며 “그 거리에도 상처받고 구원이나 희망을 찾는 사람들로 넘친다”고 말했다. 이어 교황은 “그리스도인의 증언은 종교적 메시지를 사람들에게 쏟아 부어서 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이들에게 기꺼이 자신을 내어주는 의지로 이루어진다”고 말했다.

한편 교황은 “우리는 깊이 있는 사람, 주변에 일어나는 일에 관심을 기울이고 영적으로 깨어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교황은 “대화란 상대방에게 들을 만한 것이 있다고 확신하는 것이고, 그 사람의 관점과 제안을 존중한다는 것을 의미”하지만, 자신의 생각이나 전통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유일하고 절대적이라는 주장을 단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교황은 “우리가 비추는 빛은 속임수나 특수 효과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상처받고 길가에 버려진 이들에게 사랑과 애정으로 이웃이 되는 우리의 힘에서 나와야 한다”고 강조하며 “겁내지 말고 디지털 세상의 시민이 되자”고 독려했다. 교회는 커뮤니케이션 세상에 현존하며,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고, “모든 이와 함께 걸어갈 줄 알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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