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의 <복음의 기쁨>에 대하여-3

4. <복음의 기쁨>에 인용된 자료들

 
<복음의 기쁨>은 간결하고 실천적인 언어들로 이루어져 있지만, 풍부하고 다양한 교회의 전통이 인용되고 있다. 첼리 대주교는 다음과 같이 분석한다:

교황권고는 세계 주교 대의원 회의의 건의안들(27회)의 기초 위에 성경과 교도권의 문헌에서 비롯한 견고한 교의적 구조 안에서 전개되고 있다. 성 이레네오, 성 암브로시오, 성 아우구스티누스 등의 교부들과, 복자 스텔라의 이사악, 성 토마스 아퀴나스, 토마스 아 켐피스 등의 중세 신학자들, 그리고 복자 존 헨리 뉴먼과 앙리 드 뤼박, 로마노 과르디니 등의 현대 신학자와 더불어 조르쥬 베르나노스 같은 저술가의 글도 인용되고 있다.

또한 <현대의 복음 선교>(Evangelii nuntiandi)를 비롯한 주교 대의원 회의 후속 사도적 권고들이 인용되고 있는데, <평신도 그리스도인>(Christifideles laici), <가정 공동체>(Familiaris consortio), <현대의 사제 양성>(Pastores dabo vobis), <아프리카 교회>(Ecclesia in Africa), <아시아 교회>(Ecclesia in Asia), <오세아니아 교회>(Ecclesia in Oceania), <아메리카 교회>(Ecclesia in America), <중동 교회>(Ecclesia in Medio Oriente), <유럽 교회>(Ecclesia in Europa), <주님의 말씀>(Verbum Domini) 등이 그것이다.

나아가 푸에블라(Puebla) 문헌과 아파레시다(Aparecida) 문헌을 비롯한 라틴 아메리카 주교들의 목소리, 중동 주교들의 목소리, 인도, 미국, 프랑스, 브라질, 필리핀과 콩고의 주교회의의 목소리도 들어있다.

*푸에블라 문헌은 1979년 1월 27일부터 2월 13일까지 멕시코 푸에블라 시에서 개최된 라틴 아메리카와 카리브 주교회의 제3차 정기 총회의 최종 결의문. 공식 제목은 ‘라틴 아메리카의 현대와 미래의 복음화’(La Evangelizacion en el Presente y en el Futuro de America Latina)이다.

*아파레시다 문헌은 라틴 아메리카와 카리브 주교회의 제5차 정기 총회의 최종 문헌. 이 회의는 2007년 5월 13일부터 31일까지 브라질 아파레치다에서 열렸으며, “우리 백성들이 그분 안에서 생영을 얻기 위한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들과 선교사들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요한 14,6.)(Discípulos y Misioneros de Jesucristo para que nuestros pueblos en Él tengan vida. "Yo soy el Camino, la Verdad y la Vida" (Jn 14,6).)”가 주제였다.

13회나 인용되고 있는 바오로 6세의 <현대의 복음 선교>는 특별한 중요성을 띠고 있다. <복음의 기쁨> 10항은 <현대의 복음 선교>를 인용하며 왜 제목이 복음의 ‘기쁨’인지를 밝혀주는 듯하다:

“우리의 열정을 되찾고, ‘눈물을 흘리며 씨를 뿌려야 할 때에도 즐거움과 위안을 주는 복음화의 기쁨을’ 되찾고, 이를 더욱 키우도록 합시다. ‘때로는 불안 속에서 때로는 희망 속에서 무엇인가를 찾고 있는 현대 세계에 기쁜 소식을 전하는 이들이, 낙심하고 낙담하며 성급하고 불안해하는 선포자가 아니라, 그리스도의 기쁨을 먼저 받아들여 열성으로 빛나는 삶을 살려는 복음의 봉사자가 되기를 빕니다.’”(바오로 6세, 교황 권고 『현대의 복음 선교』(Evangelii Nuntiandi), 1975.12.8., 80항; ‘복음의 기쁨’, 10항)

한편, 추기경 재임 시절 ‘아파레시다’ 문헌의 최종 편집 위원회를 직접 주재하신 교황께서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신 바 있다: “아파레시다 문헌은 라틴 아메리카의 ‘현대의 복음 선교’이며, 감히 ‘현대의 복음 선교’와 같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쟌니 발렌테, 세상 끝에서 온 교황 프란치스코, 박점례 옮김, 생활성서사 2013, 90쪽 참조)

교황께서는 추기경 재임시절 인터뷰를 통하여 아파레시다 문헌이 탄생한 주교 총회를 지탱해 준 ‘세 기둥’이 되는 세 가지 요점이 있다고 말씀하셨다.

첫 번째는 ‘낮은 데서 높은 데로’인데, 미리 작성된 기초 텍스트를 보지 않고 열린 대화로 총회를 시작하였다는 점이다. 문헌 편집 단계들에서도 참여를 독려하며 모두에게 열어 두었는데, 2,240가지나 되는 방법들이 제시되었다:

“우리의 자세는 아래로부터, 하느님의 백성으로부터 온 의견을 모두 받아들이는 것이었습니다. 우리는 종합을 하기보다 조화를 이루려 했습니다... 교회 안에서 조화를 이루시는 분은 성령이십니다. 교회의 초대 교부들 가운데 한 분이 ‘성령 자신이 조화이시다(ipse harmonia est)’라고 쓰셨습니다. 성령께서는 홀로 다양성과 일치를 동시에 이루시는 분입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다양성을 이루려다 분열을 일으키고, 일치를 이루려다 획일성이나 표준화를 만들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 요점은 주교회의를 성지에서 개최하였고 이에 따라 순례자들, 신자들과 함께 미사를 봉헌하며 기도하였다는 점이다:

“하느님 백성과 함께 성체성사를 거행하는 것은 우리 주교들끼리 따로 하는 것과 다릅니다. 이는 우리에게 우리 백성에 대한 소속감, 하느님 백성으로서 걷고 있는 교회에 대한 감각을 되살려 주었고, 우리 주교들이 하느님 백성을 섬기는 사람들임을 생생하게 깨닫게 해 주었습니다.”

세 번째 요점은 선교 정신이다: “아파레시다 문헌은 문헌 자체로 다해지지 않습니다. 그 문헌은 끝나지 않았으며 최종단계가 아닙니다. 선교를 여는 최종 개막이기 때문입니다. 복음 선포는 제자들의 증언입니다. 복음에 충실히 머무르기 위해서는 밖으로 나가야 합니다. 아파레시다 문헌이 근본적으로 말하고 있는 것이 바로 이 선교 정신입니다.”

아파레시다 문헌은 그리스도의 제자가 되는 것과 선교사가 되는 것을 구분하지 않는다. 즉 모든 그리스도의 제자는 복음을 전하는 선교사이다:

“그리스도와의 이 만남 안에서, 우리는 주님의 제자가 되는 기쁨과 복음이라는 보물을 가지고 파견된 기쁨을 표현하려 합니다.”(아파레치다 문헌, 28항)

 
김유정 신부 (대전가톨릭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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