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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 제물"[기고] 용산참사로 이승을 떠난 이들을 기억하며

 

   

사진/홍성옥

 

 

 

 

 

 

 

 

 

 

 

 

 

 

 

 

 


누군가를 위해 울어야 할 때입니다.
잘 살아 보겠다 몸부림치던
용산 상가 상인들
일생을 몸바쳐, 마음 바쳐 일군 것들
모조리 앗길 순간
마지막 몸부림, 마음부림이
화마의 제물로 끝날 줄이야!

작은 아픔에 연연해하던
눈물 한 줄기가
가슴을 서늘하게 훑고 내려갑니다.

이들이 바친 목숨 앞에
하나, 둘 모여드는 촛불들
이 땅을 얼어붙게 만들고 있는
거대한 공권력 앞에서도
꺾일 수 없었던
상인들의 외줄기 삶의 의지, 불꽃
겁쟁이, 소시민 우리 안으로 옮겨붙기를…

“얼마나 더 많은 희생과 아픔이 있어야 하는가?”라는
한숨 거둘지니…

살아남았기에
이제 우리 서로 나누어야 할
아픔이 있습니다.
책임이 있습니다.
자유와 사랑, 진리는 바람 앞 촛불처럼 위태롭고
피의 제물 앞에서도
검은 아가리 쩍 벌린 괴물의
식욕은 멈출 줄 모릅니다.

이 시대를 살았음이
이 시대에 살아남았음이
부끄럽지 않기를…

 
장요세파/수녀, 엄률 시토회(수정의 성모 트라피스트 여자 수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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