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진 기자

5월 16일, 세월호가 물에 잠긴지 한 달이다.
하지만 한 달이라는 두 글자에 담기엔 너무 많은 일들이 벌어진 시간이다.
한 달은 2,592,000초.
저 바다 속에 가족이 갇혀 있는 이들에게는 매 초, 매 순간이 지옥과 같았을 시간.
가족을 찾지 못해 미치지도 못한다는 어머니와
아들의 뼈 조각이라도 보고 싶다는 아버지와
엄마 아빠가 자기만 두고 이사했다며 날마다 울음을 터트리는 다섯 살 아이는
2,592,000번 절망하고, 슬퍼하고, 분노하고, 그리워하고,
가족이 끝내 돌아오지 못할까 두려움에 떨었을 시간.

여전히 팽목항에서 가족을 기다리는 이들은 “점점 잊히는 것이 느껴진다”고 말한다.
그들에게 천년과 같았을 한 달이지만 남은 이들에게는 이제 겨우 시작일 뿐이다.
잊지 않기 위해 다시 기억해야 할 시간.
잊지 않았음을 보여주기 위해 일어나야 할 시간.
또 다른 누군가를 죽이고 있지 않은가 돌아봐야 할 시간.
진실을 밝히기 위해 나서야 할 시간이다.

(4월 30일, 서울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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