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각 총사퇴·대통령 책임 행동 등 요구안도 발표

▲ 한신대학교 신학과 민중신학회 학생들이 세월호 참사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 책임 있는 행동을 촉구했다. ⓒ민중의소리

한신대학교 신학과 민중신학회 학생들이 15일 오후 8시 서울 중구 파이낸스센터 앞에서 삭발식을 거행하고, 세월호 참사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 책임 있는 행동을 촉구했다.

한신대 민중신학회 학생들은 “정부는 청와대로 행진하던 희생자 가족들을 고립시켰던 경찰의 신속함, 감리교신학대 학생들이 세종대왕상 기습 시위를 펼치자 번개같이 달려들어 연행하던 기동대의 민첩함을 왜 세월호 희생자를 구조하는데 쓰지 못했냐”며 “세월호 사고는 국가가 구하지 못한 것이 아니라, 구하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한 참사”라고 비판했다.

이어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는 성경 말씀에 따라 우리 신학생들은 희생자 가족들의 고통을 자신의 고통처럼 받아들이며 희생자 가족들과 끝까지 함께 할 것”이라며 “오늘 삭발을 시작으로 21일까지의 단식농성을 통해 신앙인들의 결연한 의지를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희생자 가족의 요구를 무조건 수용하라 △현 내각 총 사퇴시켜라 △대통령이 참사에 대한 모든 책임의 주체가 돼서 나서라 등의 세 가지 요구안을 내고 “이 같은 요구안이 실현되지 않을시 미래의 목회자로서 사명감을 걸고 죽을 각오로 싸울 것”이라고 결의했다.

감리신학대학교와 한신대학교 신학과 학생들이 이 땅의 모든 신학생에게 보내는 제안서도 발표됐다.

학생들은 “예수께서 이 땅에 오신다면, 수학여행 다녀오겠다며 설레는 표정으로 문 밖을 나섰던 사랑하는 아이들, 그리고 그 아이들을 잃은 부모들을 특히 사랑하실 것”이라며 “그런 사랑하는 사람들을 아무런 힘도 못써보고 보내야 했던 무능한 정부와 썩은 사회 체제를 예수는 가차 없이 비판하시고, 분노하셨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행동없는 믿음은 죽은 믿음’이라고 배웠듯이, 우리는 이 땅에 사랑 받아야 하는 희생자 가족들을 위해 분노하고, 행동해야 한다”며 “이 땅의 모든 신학생들이 세월호 사고의 수습을 위해 사랑하고, 분노하고, 행동해 달라”고 호소했다.

▲ 한신대학교 신학과 민중신학회 학생들이 세월호 참사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 책임 있는 행동을 촉구하며, 삭발식을 거행했다. ⓒ민중의소리

발언이 끝나고 한신대 민중신학회 소속 김진모(28), 강윤구(35), 이지환(21) 학생의 삭발식이 진행됐다. 삭발식이 거행될 때 주변을 지키던 학생들은 ‘임을 위한 행진곡’을 함께 부르며 삭발하는 학생들을 위로하기도 했다. 삭발을 진행하던 김진모 학생은 ‘대통령이 책임져라’, ‘내각 전원 사퇴하라‘ 등의 요구사항을 외치며 눈시울을 붉혔다.

삭발을 마친 민중신학회 김진모 학회장은 “지난 9일 청운동사무소에서 영정을 들고 대통령 면담을 요구하던 유족들을 보고 말로 표현 할 수 없는 아픔을 느꼈다“며 “신앙을 공부하는 학생으로서 그들의 아픔에 조금이라도 공감하고 싶어서 삭발과 단식농성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이어 “학교에서 신학을 공부하며 약자를 위해 기도하고, 행동하라고 배웠다”며 “정부가 희생자 가족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줄때까지 우리 신학생들이 함께 연대해서 강경한 행동을 벌여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기사 제휴 /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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