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천주교 평신도들이 오는 8월 프란치스코 교황의 일정과 행사 개최 장소를 재검토해달라는 청원운동을 벌이고 있다. 교황이 소외된 이웃을 직접 만나는 일정을 추가하고, 아시아 청년대회 폐막미사와 ‘평화와 화해 미사’의 참가 인원을 확대해 달라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천주교정의구현전국연합(대표 권오광)과 정의평화민주 가톨릭행동은 20일까지 서명운동을 벌이고, 청원서를 교황청에 전달할 예정이다. 현재까지 약 1천여 명이 서명에 참여했다.

이들은 청원서에서 “이제까지 알려진 교황님의 방한 일정과 준비 상황에 많은 아쉬운 점을 발견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청원을 제안한 두 단체는 지난 3월 기자회견을 열어 교황의 방한 일정이 가난한 이들과의 연대를 포함하고 있지 않다고 비판한 바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8월 14일부터 18일까지 제6차 아시아 청년대회 참석과 순교자 124위 시복식 거행을 위해 한국을 방문한다. 교황은 14일 청와대를 방문하고, 한국 천주교 주교단을 만난다. 이후 아시아 청년대회와 순교자 124위 시복식, 충북 음성 꽃동네 방문 등이 예정돼 있다. 18일 서울 명동대성당에서 ‘평화와 화해 미사’를 봉헌하는 것으로 방한 일정을 마친다.

청원서에서는 교황 일정 변경에 관해 3가지를 제안했다. 먼저, 8월 17일 충남 서산 해미순교성지에서 봉헌되는 제6차 아시아 청년대회 폐막미사에 비신자를 포함한 더 많은 청년들이 참석할 수 있는 조치 마련이다. 두 단체는 “사람보다 돈이 먼저인 세상에서 절망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아시아의 젊은이들, 특히 한국 젊은이들이 교황님의 말씀을 직접 듣고 격려를 받는다면 더 없이 기쁜 시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교황 방한 마지막 날인 8월 18일에 열리는 ‘평화와 화해 미사’의 장소를 예정된 명동대성당보다 더 넓고 의미 있는 장소로 변경해줄 것도 제안했다. 이들은 대안으로 임진각과 의정부교구 참회와 속죄의 성당을 제시했다.

마지막으로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을 비롯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해고 노동자 등 소외된 이웃을 직접 만나는 시간도 배정해 줄 것을 청했다. 두 단체는 “우리 역사의 아픔을 간직하고 살아가는 분들과 자본의 탐욕에 희생된 분들의 상처를 교황께서 어루만져주시기를 청원한다”고 밝혔다.

청원 서명 참여는 인터넷 사이트(http://me2.do/5fOib5iW)에서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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