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해결을 위한 협의체 · 문화 공간 ‘꿈의 공장’ 조성 제안

부당한 정리해고와 공장폐쇄에 맞서 거리 투쟁에 나선지 2727일. 콜트콜텍 해고 노동자들은 “그동안 할 수 있는 걸 다 해봤으니, 이제 사회가 함께 해결하는 방법 뿐”이라고 말한다.

콜트콜텍 기타노동자와 함께하는 공동행동(이하 공동행동)은 최근 ‘콜트콜텍 기타노동자 부당해고 문제의 사회적 해결을 위한 협의체’(이하 사회적 협의체) 구성을 제안하고 나섰다. 더 이상 이 싸움을 해당 노동자들의 몫으로만 남겨둬서는 안 된다는 호소다.

방종운 금속노조 콜트악기 지부장은 “국가기관을 통해서는 우리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1월 10일 서울고등법원은 콜텍의 정리해고가 정당하다는 판결을 내렸다. 재판에 앞서 법원이 선임한 회계법인의 감정평가에서 회사에 ‘긴급한 경영상의 위기’가 없었다고 밝혔음에도 이를 무시한 판결이 난 것이다.

콜트 노조의 경우 2012년 4월 대법원에서 정리해고 무효 판결을 받았으나, 한 달 후 회사는 보란 듯이 노조원들에게 또 다시 정리해고를 통보했다. 방 지회장은 “권력과 자본이 사회를 기형적으로 만들고 있다”고 안타까워하면서, “사회적 연대만이 엉킨 실타래를 풀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사회적 협의체는 콜트콜텍의 문제 해결을 더 이상 법의 판결에 의지할 수 없다는 당사자들의 절박함에서 시작됐다. 노동계뿐만 아니라 시민사회, 종교계, 법조계, 정당 등 사회 각계가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해 회사가 하루 빨리 교섭 테이블을 열고 문제 해결에 나서도록 이끌어야 한다는 거다. 더불어 협의체에서 조합원의 생계 등 당장 시급한 문제들을 공동으로 해결하는 방안도 찾을 계획이다.

사회적 협의체에는 그동안 공동행동과 연대해온 노동 · 시민단체와 종교단체 등에서 참여 의지를 밝히고 있다. 천주교에서는 인천교구 노동사목과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노동위원회 등이 적극적으로 연대하고 있다. 이외에 여러 국회의원들도 사회적 협의체 구성을 지지하고 있다.

▲ 24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 불교전통문화공연장에서 열린 콜트콜텍 사회적 해결과 연대를 위한 문화제에서 콜트콜텍 조합원 밴드가 공연하고 있다. ⓒ한수진 기자

공동행동은 사회적 협의체 구성과 함께 문화공간 조성도 제안했다. ‘꿈의 공장’이라고 불릴 이 공간은 콜트콜텍 해고 노동자들의 활동 거점이자, 노동자와 예술가들이 만나 새로운 ‘노동문화’와 ‘예술노동’을 창조할 공간이다.

그동안 콜트콜텍 노동자들은 예술인들과 연대해 공장 전시회나 록페스티벌, 연극 등의 문화 활동을 다양하게 벌여왔다. 콜텍 조합원 3명은 음악인들에게 악기를 배워 직접 밴드를 꾸리고 활동하기도 한다. 2008년부터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에는 서울 마포구 라이브클럽 빵에서 인디음악가들과 ‘콜트콜텍 수요문화제’를 열고 있다.

이원재 문화연대 사무처장은 “시인, 음악가, 미술가, 사진가들이 일방적인 연대와 지지 활동을 넘어 콜트콜텍 노동자들과 함께 자율적인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능동적으로 활동해온 과정은 연대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이 사무처장은 ‘꿈의 공장’이 “콜트콜텍뿐만 아니라 노동과 예술이 만나 새로운 노동운동 문화를 만들어내는 기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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