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호흡처럼, 이 노래처럼] 드라마 <드림하이 2> OST 중 ‘B급 인생’

세월호로 온 국민이 슬픔에 젖어 있습니다. 특히 아이들에게 주어진 현실을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아 모이면 안타까운 마음 나누기에 분주합니다. 카카오톡에 가득 차 오는 노란 리본들이 그 마음을 읽게 합니다. 그러기에 우리 청소년들의 현실이 다시 새롭게 다가옵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사고로만 우리는 청소년들을 잃고 있습니까? 자살 1위 국가라는 슬픈 현실과 친구가 적이 되어야 하는 성적 우선주의적 실태와, 가난한 사람들의 희망을 잃게 만드는 ‘개천에서 용이 나올 수 없다’는 말들이 차라리 유언비어라면 좋겠다는 생각마저 듭니다. 친구가 경쟁자로 인식되는 교실 안에서 함께 행복한 학생이 되고 싶은 우리 아이들의 꿈은, 어디에 가서 찾아올 수 있을까요?

요즘은 어디에 가서도 ‘진로교육’이라는 화두를 듣습니다. 어디에서나 화제의 중심이 되고 있는 진로교육은 어떻게 이루어져야 하나 되물어 봅니다. ‘어떤 직업을 가져야 돈을 많이 벌 수 있나’라는 물음에서 시작되는 직업관과 사회적 지위를 얻기 위한 진로교육이라면 아이들의 행복을 뒷전으로 하는 것이기에 바른 교육이 될 수 없습니다.

이미 오래 전에 끝난 드라마이지만, 요즘 자주 생각나서 듣게 되는, 아니 보게 되는 노래가 있습니다. <드림하이 2>에 나오는 ‘B급 인생’이라는 노래입니다. 들으면 들을수록, 보면 볼수록,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는 노래입니다. 앞뒤의 스토리를 몰라도 이 노래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공감이 될 수 있는 노래입니다.

“I am a boy just a boy 수많은 boy 중에 그저 한 boy.
뭔가 특별한 게 없고 무엇도 내세울 게 없는 그런 사람.

I am a girl 지나가는 걸 봐도 모르는 girl.
전혀 예쁘지도 않고 눈과 코 평범하기 그지없는 사람.

우리는 BBB급 인생, A급이 되고 싶은
우리는 BB 비정상들, 정상에 서고 싶은

별 볼 일 없는 볼 일 쓸 데 없는 쓸 데만 가졌죠.
부질없는 땀방울만 주룩주룩 흘리고 있죠.

답답한 내 맘보다 더 답답해하는 내 주위의
사람들의 표정 보다 나까지 지쳐 가죠.

언젠가 내 안에 있는 내 특별함을 찾아내
보여줄 날이 있을까요?
마음에 얼마 남지 않은 내 꿈을 다 잃기 전에
나에게 빛이 비출 수 있을까요.”

특히 ‘언젠가 내 안에 있는 내 특별함을 찾아내 보여줄 날이 있을까요?’라는 가사는, 비록 아이들이 스타가 되고 싶어 하는 대열에 서 있어도, 사실은 자신이 누구인가를 알고 싶어 하는 과정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줍니다. 아이들은 찾고 있습니다. ‘나에게 맞는 일은 무엇일까’라고. 그러기에 화려한 스타들의 세계를 꿈꾸기도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무조건 안 된다고 하지 말고 그것을 깨달을 시간을 주십시오. 타인과 나를 대조해 보면서 실패도 경험하게 해주십시오. 그것이 ‘진로교육’이 아닐까요? 자신 안에 있는 특별함을 찾아내도록 하는 것. 그것을 하면서 기뻐하고, 그것을 통하여 이웃에게 기쁨이 되어 주고, 그것을 행함으로써 행복에 도달하는 것.

진로란 마치 자신에게 맞는 옷처럼, 입어서 편해서 좋고 행복한 일을 찾는 작업이 아닐까요? 그러기 위해 자기 마음의 움직임을 관찰하고, 어떤 걸 하는 게 쉽고, 남보다 더 잘하는 건 무엇인지, 꼭 더 잘하지 않더라도 하고 싶어지는 일은 무엇인지? 그것을 탐색하는 작업이 아닐까요?

아이들아, 너희들 안의 특별함을 나도 만나고 싶단다.
너희들이 아름답게 꽃피는 것을 나도 보고 싶단다.
너희들 안의 특별함이 우리에게 줄 희망과 미래를 나는 아주 천천히 기다릴 거야.
그러니 너무 서두르지 마렴.
너는 그걸 찾아낼 수 있고, 평범하지만 비범한 너를 만날 수 있을 거다.
평범을 너무 아쉬워하지 마렴.
세 잎 클로버의 이름은 행복이고 네 잎 클로버의 이름은 행운이란다.
어쩌다 오는 행운보다 매일의 행복이 있다면,
난 너와 함께 기쁨의 미소를 지을 수 있을 것 같다.


김성민 수녀 (젤뜨루다)
살레시오회 수녀이며 청소년들을 위해 일하고 기도하는 사람이다. 동화로 아이들에게 사랑을 이야기해주고 싶은 꿈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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