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복지예산 독식하는 꽃동네.. 국고보조금 공평 분배해야”

장애인 복지사업을 하고 있는 작은예수수도회 총원장 박성구 신부가 15일 오전 11시 충북 음성 꽃동네 정문 앞에서 30여 명의 장애인 및 수사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8월 방한 예정인 프란치스코 교황의 꽃동네 방문에 대한 반대의사를 밝혔다.

박성구 신부는 ‘교황 성하님! 한국판 마피아 꽃동네 방문은 안 됩니다!’라는 제목의 교황에게 보내는 공개서한을 발표하면서, 꽃동네 설립자인 오웅진 신부를 강력히 비판했다. 박 신부는 교황의 방한은 적극 환영하지만, “4백만 평이 넘는 땅, 대한민국 최고의 땅 부자, 유한회사 주식을 개인적으로 30% 소유해 배임횡령 혐의를 받고 있는 한국판 마피아 오웅진 수사가 지배하고 있는 꽃동네 방문은 오웅진 수사에게 면죄부를 주는 결과이기에, 결코 안 된다”면서 “직책이 높을수록, 최고위 통치자, 최고성직자일수록 가장 고통받는 사람들을 사랑하셔야 세상에 빛으로 찬란할 것”이라고 말했다.

▲ 교황의 꽃동네 방문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장 ⓒ한상봉 기자

작은예수수도회는 신고제에 의해 지난 2003년과 2004년 작은예수 요셉의 집을, 2008년에는 성 가정의 집을 건축했으나, 가평군과 보건복지부는 지난 11년 동안 국가보조금 130억원을 수도회에 주지 않았다고 항의하고 있다. 또한 <가평저널>의 기사를 인용하며 가평군 내에 21개의 복지단체가 있지만 가평군의 574억 사회복지 예산 가운데 60~80%는 가평 꽃동네로 지원되었다며 “국가보조금을 독식하는 꽃동네와 같은 기득권 시설의 철폐”를 주장했다.

국가보조금의 편중지원을 중단하고, 여러 복지지관에 공평하게 배분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작은예수수도회는 “배임과 횡령 혐의로 지난해 음성 주민들에게 고발당해, 현재 대전고검에 검찰항고 중인 오웅진 신부의 꽃동네는 교황이 방문하게 하고, 작은예수회는 능멸되어도 상관없는 염수정 추기경, 정진석 추기경, 감사원장, 보건복지부장관, 경기도지사, 가평군수, 기평경찰서장 모두는 오천만 백성들 앞에서 석고대죄하셔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구 신부는 그동안 서울 명동성당 등에서 꽃동네의 복지예산 독식을 비판하며 피켓 시위를 해왔으며, 문제 해결을 위해 지난 한 달여 동안 청주교구장 장봉훈 주교를 만나려고 청주교구청을 여섯 차례 방문하고, 수 차례 오웅진 신부 면담을 요청했으나 거부당한 데 대해 항의했다. 또한 작은예수수도회가 속한 서울대교구 교구장 염수정 추기경도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 충북 음성 꽃동네 본관 인근에 오웅진 신부의 교황 알현을 축하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한상봉 기자

한편 당일 기자회견 장소에서 꽃동네 측 역시 보도자료를 배포해 입장을 밝혔다. 꽃동네 측은 작은예수수도회 측이 “꽃동네가 가평군으로부터 작은예수회 몫으로 배정된 예산까지 모두 지원받고 있으니, 꽃동네 예산을 작은예수회로 달라는 부당한 요구를 하고 있다”면서 “박성구 신부 주장대로 꽃동네 예산 중 일부를 작은예수회로 지원할 수 있는지 가평군에 문의한 결과, 국가로부터 관련법에 따라 지원받은 예산은 지원목적대로 사용해야 하므로 꽃동네로 배정된 예산을 작은예수회로 지원할 법적, 행정적 근거가 전혀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전했다.

또한 “꽃동네는 장애인복지법 등 사회복지사업법에 따라 정당한 예산을 지원받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 보도자료에 첨부한 가평군 자료에 따르면, 가평군은 작은예수수도회가 “장애인복지법 개정으로 변경 신고된 2004년 이후 현재까지의 운영비 등 88억원을 소급 지원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나, 법률적 행정법규적 지원근거가 전무하여 지원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한편 ‘음성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은 충북 음성군 맹동면 일대 수백만 평의 땅을 매입한 뒤 청주교구 명의의 신탁재산으로 가장해오다 2009년 자신이 최대 주주인 꽃동네 유한회사로 이전하는 등 횡령 의혹이 있다고 오웅진 신부를 2013년 두 차례 청주지검 충주지청에 고발했으나, 2014년 1월 검찰은 이를 불기소 처분했다.

당시 꽃동네 측은 ‘꽃동네 유한회사’가 불우이웃을 돕는 수도자들이 농사를 짓기 위해 설립한 공동체라며, 이 회사의 모든 수익금은 꽃동네로 들어가고, 오웅진 신부의 회사 지분도 사실상 꽃동네 재단에 귀속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한 토지 매입비는 국고보조금과 전혀 관련이 없고 후원자가 기탁한 자금이나 월급 등을 모은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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