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오로딸, 요한 23세 비서 몬시뇰의 회상록과 DVD 4월 초순 출시 예정

▲ 로리스 프란치스코 카포빌라 지음, 박미애 옮김, <다시 만나고 싶은 사람, 교황 요한 23세>, 바오로딸, 2014.
4월 27일 요한 바오로 2세 교황과 더불어 시성식을 앞두고 있는 요한 23세 교황에 관한 책이 오는 4월 초순 출간 예정이다. <다시 만나고 싶은 사람, 교황 요한 23세>(바오로딸, 2014). 요한 23세가 베네치아 교구장으로 재직하던 5년과 교황직에 머물던 5년 동안 비서로 보필하던 로리스 카포빌라 몬시뇰이 떠올린 요한 23세에 대한 회상을 ‘교황 23세 재단’ 책임자 에치오 볼리스 신부가 정리한 책이다.

요한 23세의 전임 교황이던 비오 12세는 지칠 줄 모르는 일꾼이었지만 대단한 중앙집권주의자였다. 그는 동료 주교들을 ‘협력자’라기보다 ‘실무자’로만 여기며 접촉할 뿐이어서 고립을 자초했다. 그러나 카포빌라 몬시뇰은 “요한 23세에게서는 주의 깊은 경청과 열린 대화, 돈독한 관계를 맺고 올바르게 대화를 나누는 기쁨, 상대방의 사상이나 환경이 어떠하든 각 사람을 존중하는 법을 배울 수 있었다”고 전한다.

카포빌라 몬시뇰은 러시아 과학 아카데미 유럽학회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을 때, 성 베르나르도가 쓴 <관상에 관하여>에 나오는 “하느님 외에는 그 누구도,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는 신부가 필요하다. 하느님 말고는 그 무엇에도, 그 누구에도 믿음을 두지 않는 신부가 필요했다”는 구절을 인용했는데, 이탈리아 베르가모 교구의 라디니 테데스키 주교가 안젤로 론칼리(요한 23세 교황) 신부를 자신의 비서로 임명할 때 마음이 그러했을 것이라 추측한다.

당시 테데스키 주교는 안젤로 론칼리 신부에게 이렇게 말했다. “안젤로 신부님, 가슴에는 십자가를 품고 입술에는 웃음을 머금으십시오. 잊지 마십시오. 신부가 되려면 원대하게 생각하고 높고 멀리 바라보아야 합니다.” 당시 론칼리 신부는 테데스키 주교의 사목방침에 따라서 노동자들의 파업을 지지하고 후원하다가 교황청에 ‘공산주의자’라는 혐의로 고발을 당하기도 했다.

요한 23세 교황의 고향인 소토 일 몬테에 살고 있는 카포빌라 몬시뇰은 요한 23세의 일기인 <영혼의 자서전>에 기록된 글을 인용하며 “젊은 안젤로 론칼리는 이 규정을 전 생애의 규칙으로 삼았다”고 전했다.

“하느님을 섬기도록 부름 받은 이들은 옷 입는 방식과 행동, 말과 모든 면에서 고결함과 겸손과 특별한 자비심 외에는 아무것도 드러나지 않도록 삶과 의복을 맞갖게 해야 한다.”

카포빌라 몬시뇰은 요한 23세 교황이 “신자는 물론이고 신자 아닌 이들에게까지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며 ‘고결함과 겸손과 자비심’ 외에는 아무것도 남기지 않은, 언제나 교회의 사람이었다”고 적었다. 실제로 요한 23세 교황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 개막연설에서도 “저는 보잘 것 없는 사람입니다. 그저 지금 여러분에게 말하고 있는 형제이고, 우리 주님의 뜻으로 인도자가 된 한 형제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처럼 요한 23세 교황은 사람들에게는 무엇보다 용서와 위로가 필요하며, 진실과 정의, 자비와 자유가 필요함을 알았던 ‘착한 교황’이었다. 그가 <어머니요 스승>, <지상의 평화>라는 회칙을 내놓고, 가톨릭교회의 전환을 시도한 제2차 바티칸 공의회를 소집했다.

때맞춰 바오로딸에서는 교황 요한 23세의 탄생부터 임종까지의 일대기를 담은 영화 <교황 요한 23세> DVD를 재출시한다. 이 영화는 1963년 역대 교황 중 최초로 <타임>지 ‘올해의 인물’에 선정될 정도로 세계의 평화에 큰 영향을 주고,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의 벗으로 헌신한 요한 23세 교황의 모습을 영상을 통해 생생하게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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