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망재단 · 지금여기 공동 캠페인 - 12]
난민촌에서도 꿈을 잃지 않는 은얀디 씨와 부룬디 주민들을 도와주세요

국제개발협력단체인 ‘한국희망재단’과 <가톨릭뉴스 지금여기>는 가난하고 소외된 지구촌 이웃들에게 따뜻한 나눔을 실천하는 공동캠페인을 2014년 한 해 동안 진행합니다. 4월에는 내전의 아픔으로 빈곤과 위험 속에 살아가고 있는 아프리카 부룬디 주민들의 사연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편집자

아프리카 대륙 중앙에 위치하고 있는 부룬디는 아픈 상처가 많은 나라입니다. 1962년 벨기에로부터 독립한 부룬디는 소수인 투치족(14%)이 다수파인 후투족(84%)을 지배하면서 민족 간의 갈등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1993년 후투족 출신의 첫 민선 대통령이 투치족에 의해 피살된 것을 계기로 두 종족 간의 내전이 시작되었습니다. 수백 명의 목숨을 앗아간 보복성 학살이 연이어 자행되었고, 아사하는 사람도 늘어났습니다. 10년간의 내전으로 30만 명이 숨졌고, 인구 6분의 1은 난민으로 전락해 국경 인근의 난민촌에서 생활해왔습니다.

▲ 부룬디 부세세카라 II 지역 주민들 (사진 제공 / 한국희망재단)

하루아침에 난민이 된 은얀디 씨

내전으로 가장 큰 위험에 처한 이들은 힘이 약한 여성과 아이들입니다. 6명의 아이들을 데리고 있는 은얀디 아델라이데(Nyandwi Adelaide) 씨는 내전으로 남편을 잃고 부룬디와 인접한 탄자니아 난민촌에서 몇 년을 보냈습니다. 2009년 이후 내전이 안정화되면서 UN에서는 탄자니아 난민 수용소를 폐쇄하기로 결정했고, 2012년부터 탄자니아는 피난민들을 본국으로 돌려보내기 시작했습니다. 이때 은얀디 씨도 수용소 주민들과 부룬디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본국에서 귀향민을 반겨주는 이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탄자니아 수용소가 급작스럽게 폐쇄되면서 귀향 절차를 밟지 못했다는 이유로 부룬디 정부로부터 정착금을 받지 못해 은얀디 씨와 피난민들은 당장 살길이 막막해졌습니다. 같은 처지의 피난민들이 마을을 만들었는데, 그 지역이 부세세카라(Busesekara) II 지역입니다. 부세세카라 II 지역은 부룬디 수도인 부줌부라에서 102㎞ 정도 떨어진 곳입니다.

끼니조차 해결하기 힘든 부세세카라 II 난민들

내전은 종식되었고 난민들은 고국으로 돌아왔지만, 주민들의 생활은 극심한 가난에 시달렸던 난민촌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은얀디 씨처럼 남편이 죽거나, 생사도 모른 채 홀로 아이들을 데리고 마을에 정착한 사람은 약 900여 명 정도 됩니다. 피난민들이 생계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길에서 구걸을 하거나 농장 노동자가 되는 길입니다. 농장에서 일을 해도 그 대가는 하루 끼니조차 해결하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이 때문에 많은 주민들이 심각한 영양실조를 앓고 있습니다.

마을에 안전한 식수시설이 없는 점도 큰 문제입니다. 은얀디 씨는 주변 늪이나 빗물 웅덩이에서 고인 물을 길어 아이들에게 마시도록 합니다. 더러운 물인 걸 뻔히 알지만 달리 물을 얻을 방법이 없습니다. 이 오염된 물 때문에 아이들은 늘 설사나 피부병, 황달과 같은 수인성 질병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주민들의 가장 큰 걱정은 면역력이 약한 아이들이 아플 때입니다. 주변에는 의료시설이 없고, 혹시 병원에 간다 하더라도 비싼 의료비를 감당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 난민촌에서 태어나 난민촌에서 살아가고 있는 부룬디 아이들 (사진 제공 / 한국희망재단)

주민들에게 희망의 씨앗이 될 비누

오랜 절망 끝에 주민들은 빈곤에서 벗어날 길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부룬디 현지 비영리단체인 IPSDI BURUNDI와 함께 계획하고 있는 비누 사업이 바로 그것입니다. 야자수가 잘 자라는 기후 덕분에 주민들은 팜유(야자수 오일)와 비누를 만드는 데 필요한 재료를 비교적 풍부하고 값싸게 구할 수 있습니다. 이 재료들을 잘 활용하여 비누를 제작하고 판매한다면, 약간의 기술을 갖춘 부세세카라 II 주민들에게 안정적인 소득원이 될 것입니다. 비누 제작 교육은 현지의 기술자가 가난한 주민들을 위해 무료로 가르쳐주기로 했습니다.

비누는 부룬디 지역 시장 6곳(Rugombo, Nyeshenza, Cibitoke, Mugina, Mabayi, Buganda)과 르완다 부가라마(Bugarama) 시장에 판매할 예정입니다. 생필품이 부족한 현지 상황을 고려할 때 주민들이 만든 비누는 판매량이 매우 높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행복한 변화를 꿈꾸는 부세세카라 II 여성 가장들

IPSDI BURUNDI는 사업에 참여할 마을 주민들을 모아 비누 만드는 과정을 교육하고 실습비, 재료비 등을 지원하며 현지 주민들에게 삶의 희망을 열어가려고 합니다. 비누 교육을 받을 주 대상은 은얀디 씨처럼 홀로 자녀들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여성 가장으로 선정했습니다. 여성 가장 100가구가 이 사업에 참여하면, 아이들까지 해서 무려 523명에게 혜택이 돌아갑니다. 부모들은 적게는 2~3명에서 많게는 8~9명의 아이들을 책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 유칼립투스 잎이나 바나나 잎, 나뭇가지들을 이용해서 만든 오두막 앞에 모인 부룬디 주민들 (사진 제공 / 한국희망재단)

비누 판매로 안정적인 소득이 들어온다면, 영양실조로 고통 받았던 지역 주민들이 끼니 걱정에서 조금은 벗어날 수 있을 것입니다. 또 생계 유지에 밀려 기초교육의 기회를 가지지 못했던 이곳 아이들도 학교에 다닐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비누가 생산된다면, 면역력이 약한 아이들은 손을 씻는 것만으로도 질병 예방이 가능해지고, 주민들은 스스로 빈곤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부룬디 주민들의 희망을 응원해주세요

부룬디 부세세카라 II 주민들은 현재 비누 제작에 필요한 물품과 재료비용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이곳 여성과 아이들 523명의 삶에 새 희망을 불어넣어줄 후원단체와 후원자들을 찾고 있습니다.

하루에 한 끼라도 아이들과 배부르게 먹고 싶다는 은얀디 씨, 하루라도 학교에서 공부해보고 싶다는 아이들. 오랫동안 꿈꿔 온 이 간절한 바람들이 올해는 꼭 현실이 될 수 있도록 따뜻한 나눔을 전해주세요.

 
부룬디 부세세카라 II 주민들의 비누 제작 후원하기
▼클릭: http://www.hope365.org/give_01
 

 
* 한국희망재단은
한국희망재단(이사장 최기식 신부)은 가난과 차별로 소외된 지구촌 이웃을 지원하기 위해 2005년 설립된 국제협력단체입니다. 빈곤국가 마을공동체 개발을 통해 주민들이 스스로 빈곤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경제적 자립을 지원하고 있고, 현지 NGO와 협력해 사업을 추진합니다. 현재 인도와 방글라데시, 짐바브웨, 탄자니아 등 8개 국가에서 식수개발 · 빈곤극복 · 집짓기 · 빈곤아동교육 사업 등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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