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교구 빈민사목위원회, 용산 살인진압 사태에 대한 성명 발표

 

지난 22일 저녁 천주교 서울대교구 사회사목부 빈민사목위원회에서는 '경악과 탄식-용산 살인진압 사태에 대한 성명서'를 발표했다.  성명서는 "힘없고 가난한 서민들의 탄식과 울부짖음이 세상을 놀라게 하고 있다."라는 말로 시작하였다. 

1월 20일 새벽, 용산구 한강로에서 경찰들은 생계대책을 마련하라며 농성 중이던 오십여 명의 철거민을 상대로 물대포와 경찰 특공대를 동원한 폭력진압으로 철거민 5명, 경찰 1명이 존엄한 목숨을 잃는 참사가 발생한 데 대하여 "참으로로 경악하고 탄식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하면서, "상식을 무시한 채 사회적 약자를 보호해야 할 국가 공권력이 오히려 폭도를 진압하듯 특공대를 파견하여 마지막 삶의 보루를 무너뜨리고 집 없는 이들의 절규를 짓밟아버리는, 과거 군사독재시절에나 가능한 사태가 재현되었다."고 밝혔다. 

빈민사목위원회는 성명서에서 "개발과 발전이 인간의 존엄성보다 우선하고, 이익을 목숨보다 중시하는 사회풍조가 이어지면서 서울지방경찰청장이 과잉강제진압이라는 불법을 승인하는 일이 벌어졌다. 더욱이 유족들의 권리와 동의도 무시한 채 희생자의 부검을 임의로 강행하고, 철거용역이 휘두르는 폭력은 방조하면서 세입자들의 폭력방화 행위에 대해 영장을 청구하며, 대화와 설득은 없고 오직 살인적인 물대포와 특공대에 의한 폭력진압만이 대응인 나라에 우리가 살고 있다."고 개탄하고 있다.  이제 우리 사회에 '정의가 실종될 적색 경고등이 켜졌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용산참사가 발생한 건물에 '살인경찰 물러가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예수님께서는 힘없고 가난한 사람들을 억압에서 해방시키시고 정의를 바로 세우시고자 이 땅에 오셨다(루카 4,18~19; 히브리서 1,9 참조). 그러나 현재 가난한 세입자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것은 다름 아닌 정부의 재개발 정책이다. 뉴타운 재개발을 위시한 서울시의 무분별한 재개발 사업 추진으로 재개발지역의 절대 다수인 세입자들은 삶의 터전을 빼앗기고 생계를 위협당하고 있다. 지금 국민들은 정부가 국민경제 살리기를 위해 서민은 죽고 부유층만 살아나는 정책을 펴고 있다고 외치고 있으며, 대대적인 감세 정책과 부동산 관련 규제 완화에도 경기침체와 양극화는 심화되고 있다."

따라서 천주교 서울대교구 빈민사목위원회는 ▲뉴타운 사업을 비롯한 모든 재개발 사업은 세입자들과의 합의를 통하여 시행하도록 제도화시키지 않는 한 모든 재개발사업을 중단해야 하며 ▲오늘의 사태에 대해 정부는 엄중하게 책임지고 철저하게 진상을 규명하여, 정부와 당국의 책임자에 대한 문책을 촉구하였다. 

 

한상봉/ 지금여기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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