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서울광장에서 후쿠시마 사고 3주기 시민문화제 열려

▲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3주기 시민문화제에 참가한 수도자들이 노래를 따라 부르고 있다. ⓒ문양효숙 기자

8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일본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3주기를 맞아 핵발전소 없는 사회를 염원하는 시민문화제가 열렸다.

천주교창조보전연대, 서울환경운동연합, 녹색당, 핵 없는 세상, 에너지정의행동, 두레생협연합회 등 40여 개 단체가 참가해 배지 만들기, 콩초 만들기, 태양광 발전기 충전 등 다양한 체험 마당을 열었고, 6개 출판사가 <체르노빌의 봄>, <후쿠시마 이후의 삶> 등 탈핵 관련 서적을 전시, 판매했다.

밀양 주민 구미현 씨는 무대에 올라 “봄이 왔는데 밀양은 여전히 겨울이다. 공사가 재개된 뒤 지난 6개월 동안 많은 분이 폭력과 불법적 공권력에 저항하다 다치고 구속됐다”며 밀양의 절박함을 호소했다. 구 씨는 “밀양 송전탑 52기 중 현재 11기가 올라갔지만 우리는 송전탑을 인정할 수 없다. 우리는 오늘도 새벽에 산을 오르고 거리로 나서며 이미 들어선 송전탑을 다시 뽑을 때까지 이 부도덕한 정권과 부도덕한 기업 한전에 굴하지 않고 싸울 것”이라며 결의를 밝혔다. 밀양 ‘할매’들은 이날 청계광장에서 열린 제30회 3.8여성대회에서 여성운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3주기 시민문화제에서 밀양 주민 구미현 씨가 발언하고 있다. ⓒ문양효숙 기자

얼마 전 일본 핵발전소 사고 지역을 직접 방문하고 온 그린피스 기후 에너지팀 장다울 씨는 “더 이상 밖에서 아이들과 산책할 수 없는 세 아이의 어머니, 자기 손으로 기른 소를 다 죽여야 했던 목축업자, 후쿠시마 발전소가 위치한 곳의 시장, 30년 간 유기농업을 했으나 더 이상 수확을 할 수 없는 농민들을 만났다”면서 “3년이 지난 지금 후쿠시마의 메시지는 분명하다. 어떤 정부도 이런 사고를 수습할 수 있는 능력이 없으며 피해는 인근 주민뿐 아니라 우리에게도 고스란히 남는다”고 말했다.

이날 문화제에는 특별히 일본 후쿠시마에서 온 탈핵운동가 2명이 직접 참석해 핵발전소 문제의 심각성을 알렸다. ‘후쿠시마 지원 사람문화네트워크’ 사무국장 군지 마유미 씨는 “지난 1월 일본 현지의 상황을 알리기 위해 한국을 방문해 밀양을 포함해 4개 지역을 돌며 한국의 상황도 매우 위험한 상황이란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마유미 씨는 “쓰나미 이후 피난 생활의 고립감으로 인한 자살 등 간접적인 죽음이 재난 당시의 직접적인 죽음을 넘어서고 있다”며 “후쿠시마 사고의 피해는 오히려 가속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만약 한국의 동해 쪽에 있는 핵발전소가 가동된다면 바로 한국도 위험 지역이 된다. 한국과 일본이 손을 잡고 우리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 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문화제를 마친 시민 300여 명은 서울광장을 출발해 을지로를 돌아 다시 서울광장까지 행진을 벌였다.

▲ 천주교창조보전연대가 준비한 배지 만들기 체험마당에서 어린이들이 탈핵 배지를 만들고 있다. ⓒ문양효숙 기자
▲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3주기 시민문화제에서 이한철 밴드가 공연하고 있다. ⓒ문양효숙 기자
▲ 문화제를 마친 시민들이 을지로 방향으로 행진을 벌이고 있다. ⓒ문양효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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