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전탑 건설을 반대하는 밀양 할매들이 올해의 여성운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올해의 여성운동상’은 세계 여성의 날(3월 8일)을 맞아 여성 문제 가운데 특정 부문을 여론화해 여성운동 발전에 공헌했거나 풀뿌리 여성운동 활성화, 사회적 공공선 확립, 성평등과 여성 권익 향상에 이바지한 개인 또는 단체에 한국여성단체연합(이하 여성연합)이 주는 상이다.

올해 26회를 맞이하는 이 상의 역대 수상자로는 부천서 성고문 사건을 폭로한 권인숙 씨(1987)를 시작으로 서울대 우조교 성희롱사건 공동변호인단(1998),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윤정옥 공동대표(2001), KTX 열차승무지부(2007), 서울 YMCA의 성차별에 맞선 손해배상 상고심에서 승소한 ‘너머서 성차별너머특별위원회’(2011), 전국학습지산업노동조합 재능교육지부(2012) 등이 있다.

여성연합은 밀양 할머니들에 대해 “10여 년간 삶의 터전을 지키면서 맨몸으로 고압 송전탑 문제를 사회적으로 알려냈으며, 단순히 고압 송전탑 문제만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약자를 희생시키고 미래 세대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핵(원자력)발전소의 위험을 알려, 탈핵에 대한 국민적 공감을 얻어내는 데 큰 역할을 해왔다”며 여성운동상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이밖에 성평등에 이바지한 ‘성평등 디딤돌’에는 ▲자신에 대한 부당해고 철회, 인권탄압 중단 등을 요구하며 싸운 끝에 복직한 김천직지농협 김미숙 과장 ▲경찰의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사건 수사에 외압이 있었다고 밝힌 권은희 전 서울 수서경찰서 수사과장 ▲부부강간죄를 최초로 인정한 대법원 판례 ▲여성 연예인 성착취 실태를 고발한 영화 <노리개>가 선정됐다.

‘성평등 걸림돌’에는 ▲성추행 의혹으로 사퇴한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 ▲여기자 성추행 의혹을 받은 이진한 전 서울중앙지검 2차장검사 ▲‘국회 청소용역 노동자 직접고용 재검토’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새누리당 김태흠 의원 ▲시설 내 장애인 성폭력 사건을 은폐 · 묵인한 혐의를 받는 전주 자림복지재단과 가해자 2명 ▲직장 내 성희롱 피해자에 대한 불이익 논란이 일고 있는 르노삼성자동차 ▲여성 노동자에게 고용상 불이익을 줬다는 비판을 받는 남양유업이 뽑혔다.

시상식은 오는 8일 오후 2시 청계광장에서 열리는 3.8 여성대회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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