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부터 보다 적극적 연대 나설 것”

▲ 19일 저녁, 서울 대한문 앞에서 5대 종단 평신도 연합시국기도회에서 시국선언문을 발표하는 5대 종단 평신도 대표들 ⓒ정현진 기자

“정의를 세워라! 일어나라!”

천주교, 개신교, 불교, 원불교, 천도교 등 5대 종단 평신도들이 연합시국기도회를 열고 “불법 대선 신상규명, 이명박 수사와 처벌, 박근혜 대통령이 사죄” 등을 촉구하고 나섰다.

19일 오후 7시 30분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열린 ‘5대 종단 평신도 연합시국기도회’에는 400여 명의 각 종단 평신도들이 모여 불법 대선 개입 문제 해결을 촉구하고 이를 위해 각 종단은 지속적인 실천을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 땅의 민주주의를 위해 무수한 핏자국은 저들 손바닥의 모래처럼 덧없이 흩어지는 이때에 우리는 연약한 촛불로 더럽혀진 어둠을 밝히고자 나섰습니다. 저희가 저들의 죄악을 잊지 않고 기억한다면, 심판의 그날까지 쉬지 않고 행동한다면 반드시 갚아주실 것이라 믿습니다. 또한 이 순간에도 권력에 기생해 부화뇌동하는 이들을 우리가 품어 안고 용서하게 하소서. ”(이광호 천도교 공동대책위원)

이날 각 종단 대표들은 기도와 발언을 통해 각 종단의 스승들이 가르친 바를 실천하고자 촛불을 들고 이 거리에 서 있음을 확인하면서, 참된 의를 도모하기 위해서 순교의 마음으로 함께 나서자고 독려했다. 불교 대표 최연 정의평화불교연대 공동대표는 “우리가 신앙하는 형태와 내용은 다르지만 5대 종단 모든 종교인들이 꼭 완성해야 할 사명이 있다”면서 “신앙의 힘으로 국민들 입에 재갈을 물리는 정권, 부정선거로 탈취한 정권을 몰아내야 한다”고 호소했다.

또 이광호 천도교 공동대책위원은 “우리가 저들의 죄악을 잊지 않고 심판의 그들까지 행동한다면 우리 신앙의 스승들은 반드시 갚아주실 것”이라면서, “또 이 순간에도 권력에 기생하는 이들을 품어 안고 용서하게 해달라”고 청원했다.

▲ 천주교 평신도 대표 박순희 공동대표(정의평화민주 가톨릭행동)는 “우리 5대 종단 평신도들이 불의에 항거하면서 목숨을 내놓을 정도의 순교 정신으로 신앙생활을 했는지, 세상의 것을 따라 출세와 부유함을 바라는 ‘병신도’로 산 것은 아닌지 통회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현진 기자

천주교 평신도 대표로 나선 박순희 공동대표(정의평화민주 가톨릭행동 공동대표)는 신앙인, 특히 그리스도인으로서 신앙의 성찰과 결의를 당부했다. 박 대표는 “5대 종단의 신앙을 가진 종교인으로서 우리는 지금까지 어떻게 살아왔는지 돌아봐야 한다”며 “세상의 것과 하느님의 것을 식별하는데 있어 ‘예’ 할 것은 ‘예’ 하고 ‘아니오’ 할 것은 ‘아니오’로 대답하는 것이 예수 그리스도의 정신이고, 예수가 2천 년 전 십자가형으로 죽음 당한 정신”이라고 역설했다.

이어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 역시 민중의 고통에 동참하고 억울한 이들의 대변인이 되었기 때문이라면서, “우리 5대 종단 평신도들이 불의에 항거하면서 목숨을 내놓을 정도의 순교 정신으로 신앙생활을 했는지, 세상의 것을 따라 출세와 부유함을 바라는 ‘병신도’로 산 것은 아닌지 통회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순희 대표는 “세상을 이기는 승리의 길은 곧 우리의 믿음이며, 행동하지 않는 믿음은 죽은 믿음이라고 성경에 분명히 이른다”며 “지금부터 시작이라는 마음으로 도탄에 빠져 신음하는 모든 사람들과 함께 어깨를 걸고 일으켜 세우자”고 당부했다.

“백성을 갈취하는 벼슬아치만이 득실거린다. 백성들의 마음은 날로 더욱 곤궁해져서 들어와서는 생업을 즐길 수 없고 나와서는 몸을 보존할 대책이 없다. 학정은 날로 더해지고 원성은 줄을 이었다. (중략) 나라는 부채가 쌓여 있는데도 갚으려는 생각은 아니하고 교만과 사치와 음탕과 안일로 나날을 지새우면서도 거리낌과 두려움이 없으니 온 나라는 어육이 되고 만백성은 도탄에 빠졌다.” (1894년 3월 20일, 동학농민혁명 무장기포 포고문 중에서)

이어 5대 종단 시국기도회 참가자 대표들은 시국선언문을 발표하고, “대선 불법 개입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 실시, 부정선거의 기획, 집행자인 이명박과 책임자들 수사와 처벌,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 사죄”등을 촉구했다.

이들은 “불의에 대한 저항은 우리 믿음의 핵심이요, 정의를 바로 세움은 우리의 기쁨”이라고 선언하면서, “이 선언이 5대 종단 평신도와 성직자들의 대규모 행동으로 이어질 것이며, 종교를 떠난 일반 시민들이 선언과 행동으로 함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5대 종단은 추후 이어질 각 종단별 실천 계획을 밝혔다. 우선 오는 25일 국민총파업에 5대 종단 평신도와 성직자 등이 함께 연대하기로 결정했다. 또 천주교는 당분간 교구별 시국미사와 기도회를 이어가며, 3월부터 불교와 천도교를 비롯한 각 종단은 공동대책위 구성을 마무리해, 보다 적극적이고 폭넓은 연대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 19일 저녁, 서울 대한문 앞에서 5대 종단 평신도 연합시국기도회가 열렸다. ⓒ정현진 기자

▲ “저희 어머니의 땅 저희 아이들의 땅 이 땅은 민주공화국 어서 오소서 당신의 평화. 이 땅에서 어두운 권력을 사라지게 하시고 이 땅에서 당신의 정의만 흐르게 하소서. 가난하여 눈물 흘리는 사람 없게 하시고, 억울하여 하소연하는 사람 없게 하소서.” 기도를 맡은 가톨릭 복음성가 가수 서정호 씨가 노래를 부르고 있다. ⓒ정현진 기자

ⓒ정현진 기자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저작권자 ©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