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사회 아동 청소년
“얘들아, 절대 잘 될 거야!”..도담학교 김준희 선생인천교구 정평위 수요 미사 ‘사람’, 무료대안학교 소개해

5일 저녁 인천교구청 지하강당에서 천주교 인천교구 정의평화위원회가 진행하는 월례 수요 미사 ‘사람’ 2014년 첫 미사가 봉헌됐다.

이날 미사에 강사로 나선 의정부교구 청소년 대안학교인 ‘도담학교’ 김준희 교장은 ‘학생과 교사가 만들어가는 작은 학교’를 주제로 도담학교와 학생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경기도 남양주시에 위치한 도담학교는 자퇴한 청소년들을 위한 학교로, 김준희 교장과 10명의 아이들이 생활, 학습, 직업적성개발까지 함께 하는 무료 대안학교이자 쉼터다.

“스스로 하고 싶은 것을 찾을 때까지 기다려줍니다. 지각이나 결석을 해도, 하루 종일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그냥 믿고 기다려줍니다. 그들에게 진짜 관심을 갖는다고 여길 때, 아이들을 스스로 자기의 삶을 찾아갑니다.”

   
▲ 도담학교 김준희 교장 ⓒ서경렬

‘환대’를 경험하며 스스로 돌아오는 아이들

도담학교는 대부분 후원금으로 운영되는 무료 대안학교다. 교장인 김준희 선생의 연봉은 2만 원. 2013년엔 50%가 올라 3만 원을 받았다. 2011년 학생 수 2명으로 출발해 현재 10명으로 늘어났고 학생들은 제각각의 사연과 제 색깔을 지녔다.

김준희 선생은 2006년 지역에서 공부방 교사를 하고 있었다. 공부방 아이들 중에 학교를 자퇴하는 학생이 늘어나자 교구 신부가 자퇴생들을 위한 대안학교를 만들어볼 생각이 없냐고 제안했다.

덜컥 수락해버린 김준희 선생처럼, 검정고시 준비 제안에 “그러자”고 대답한 두 명의 학생들과 공부를 시작했다. 대단한 꿈과 포부보다는 그저 “밥이나 제대로 먹이고 싶다”는 생각이었다.

시간이 지나자 4시간이나 지각을 했던 학생들은 주변의 자퇴한 다른 친구를 데려와 8명으로 늘어났고, 인근 건물의 지하 창고로 학교를 옮겨 수업을 이어갔다.

“아무것도 없던 공간에 개인 살림살이를 가져다 채우고, 악기와 컴퓨터도 가져와 공부를 시작했어요. 아이들은 여전히 지각했지만 저는 화를 내지 않고 기다렸죠.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지각 시간이 당겨졌어요. 그리고 원래 수업 시간인 10시를 12시로 옮겼어요. 학생들 생활리듬에 맞춰서 시간을 조정하고 기다려주니 결국 학생들 스스로 태도를 바꾸고 동기부여를 해나갔어요.”

그동안 배출된 졸업생들은 사회에 나가서 절대로 지각을 하지 않는다고 했다. 시간은 오래 걸리고 돌아가는 것처럼 보였지만, 자신의 원의를 찾고 나면 달라진다는 것을 증명한 셈이다.

등수, 번호, 방학이 없는 학교

도담학교에는 등수, 번호, 방학이 없다. 우선 등수와 번호가 없는 것은 학생들을 숫자로 분류하고 부르는 것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관계를 만들기 위해서다. 성적표는 있지만 등수가 아니라 각 학생들의 특기와 재능을 드러낸다. 예를 들면, 아이라인을 기가 막히게 그리는 학생에게 미술 점수는 ‘수’를 부여하는 식이다. 그렇다고 성적이 떨어지지 않는다. 오히려 검정고시 100% 합격을 자랑하고 대학에도 진학한다.

방학이 없는 이유는 쉼터 역할도 하는 학교가 방학을 하면 아이들이 생활하고 밥 먹을 곳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지난 겨울에는 휴식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딱 일주일간 방학을 했는데, 개학 이틀 전부터 학교에 가면 안 되냐는 전화가 쇄도했다.

도담학교에서는 검정고시를 위한 공부만 하는 것이 아니라, 빵 만들기, 옷 만들기, 유기견센터 봉사, 그림, 음악 등을 자유롭게 체험할 수 있는 기회도 마련한다. 단 1월부터 4월까지는 철저히 검정고시를 준비한다. 학생들이 원하는 것을 청해서 다양한 체험을 하는 동안 학교 프로그램 연구, 요리와 학습 진행은 김준희 교장의 몫으로 남는다.

“학교에서 하루 두 끼 밥을 제공하는데, 메뉴 연구가 큰일이에요. 프로그램도 진행해야 하고, 요리도 연구해야 하고 과목 학습도 하는데, 그 모든 것이 결국 ‘엄마’의 역할이죠. 돌보고, 밥 먹이고 공부시키는 것이 결국 우리 엄마들의 모습이더라고요. 좋은 것 보여주고 싶고, 맛있는 것 먹이고 싶은 마음. 그 안에서 저도 부모님에게 많이 감사하고 학생들도 함께 느껴요. 학부모들이 가장 고마워하는 것 중의 하나가 자녀들과의 관계가 변하고 소통할 수 있게 됐다는 거죠.”

   
▲ 5일 저녁 인천교구청 지하강당에서 천주교 인천교구 정의평화위원회가 진행하는 월례 수요 미사 ‘사람’ 2014년 첫 미사가 봉헌됐다. ⓒ서경렬

김준희 선생은 ‘소통’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가 흥미를 갖고 몰두하는 것을 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온통 게임에 집중하는 학생의 경우, 하지 못하게 하는 것보다는 게임과 관계된 것부터 이야깃거리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렇게 접근하다 보면 대화는 ‘게임’에서 멈추지 않고 일상으로 확대되고 결국 자신의 마음을 드러내게 된다고 설명했다.

김준희 선생은 “학생들과 눈을 맞추고 작은 변화가 일어나는 모습이 행복”이라면서 “이전 경험을 통해서도 이들이 앞으로 더 큰 변화를 일으킬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영원한 너의 편이 되어줄게”
“우리는 이제 서로 가족 같아요”

도담학교의 모든 이들은 나만 힘든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서로 격려하고 지지하는 관계가 된다. 김준희 선생도 학생들이 당장 지식을 익히는 것보다는 ‘사람’이 되어간다는 느낌을 받으면서 훨씬 힘을 얻는다. 서로 공감하면서 의견이 충돌할 때도 싸우지 않고 참게 되고, ‘동창이라고는 10명 밖에 없다’는 이유로 서로 잘되기를 빌어 준다.

김준희 선생은 도담학교 학생들을 비롯해, 제도권에서 멀어진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결국 ‘진심 어린 관심’이라며 학교뿐만 아니라 사회에서도 결국 타인에 대한 관심이 더 나은 공동체를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긍정의 힘이고 그래서 아이들과 더 많이 웃는다면서, “‘절대 돼’의 뜻은 ‘절대 잘 될거야’라는 긍정과 ‘무엇을 해도 된다’는 허용의 의미가 있다. 다행히 학생들이 잘 따라와 줬고, 좋은 성과가 있었다. 절대 긍정의 힘으로 서로를 잘 끌어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인천교구 월례 수요 미사 ‘사람’은 매월 첫째 수요일에 진행된다. 다음 미사는 3월 5일 오후 7시 인천교구청 지하강당에서 열린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정현진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