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교구 사제들, 경기도청 앞에서 미산골프장 반대 기도회 열어

 

경기도청앞 기도회

1월 14일 오후 2시 경기도청 정문 앞에서 '미산 골프장 전면 백지화를 촉구하는 기도회와 기자회견'이 천주교 수원교구 4개 대리구장 신부를 비롯하여 50여명의 수원교구 사제들과 30여명의 신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되었다.

영하 10도가 넘는 매서운 추위 속에 진행된 기도회에 참여했던 사제들은 골프장 사업자의 대행사 역할을 마다하지 않는 경기도의 행태를 지적하며 무기한 천막 농성에 돌입하였다.

지난 2008년 7월 3일부터 7월 15일까지 미산골프장 반대 시민대책위를 중심으로 미산골프장의 백지화를 요구하는 신부님들이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갔으나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투명한 자료 공개와 충분한 대화의 약속을 믿고 농성을 해제하였다.

이후 시민대책위는 경기도에 약속대로 투명한 자료공개를 요청하면서, 경기도 도시계획위와 '대화 창구위원회'를 구성하였고, 10월 2일과 11월 13일 두 차례의 회의를 통해 미산골프장에 대한 문제점들을 지적하였다. 또한 12월 29일의 도시계획위에 대책위 관계자가 출석하여 전북 산림조합의 입목축적조사가 부실하여 신뢰하기 어려운 숱한 증거를 제시하면서 조사결과에 대한 현장 검증을 요구하였다. 그러나 경기도는 아주 이례적으로 경기도 도시계획위원회 위원장 명의의 성명서 발표와 기자회견을 통해 교구 사제들의 신문광고와 집회가 공정한 심의를 방해하고 있음에 유감의 뜻을 표명하였다. 또한 '골프장 인허가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기존의 논리를 되풀이 하면서 대책위가 제기하는 전북 산림조합의 조사결과에 대한 현장검증에는 응하지 않고 있다.

기도회에 참석한 수원교구 대리구장 신부들
이에 시민대책위와 뜻을 함께하는 수원교구 사제들은 더 이상 파괴되어서는 피할 수 없는 인종멸절이라는 누란의 위기에 직면한 지구와 인간의 생존을 위해, "얼어 죽을 각오로" 부당한 미산 골프장의 건설을 막아내겠다며 무기한 천막 농성을 결의하였다.

기자회견을 통해 강정근 신부(미리내 성당 주임)는 "엉터리 보고서에 대한 지적은 접어두더라도, <농림사업시행지침서>의 규정을 어기고 골프장 예정부지에 나랏돈으로 나무를 베어내고, <환경정책기본법>에서 정한 바대로 사전 환경성 검토 협의 의무를 성실히 지키지 않았으며, <산지 전용 허가 기준에 관한 규정>에서와 달리 조사면적의 규정을 어겼고, <경기도 도시계획위의 결정>에 반하여 조사면적조차 지키지 않은 미산골프장에 대해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안성시와 경기도의 행정은 우리 인내의 한계를 시험하는 것"이라며 경기도의 편파 특혜행정을 신랄하게 비판하였다.

또한 이상헌 신부(단대동 성당 주임)는 "자신은 아무런 권한이 없다며 도민의 의견을 애써 외면하는 김문수 도지사를 보면서 이명박 대통령을 연상하게 된다며 우리 주변곳곳의 명박산성이 하루 빨리 허물어지기를 간절히 바란다" 고 말하면서, 부당한 골프장 건설을 반대하는 시민들과 사제들의 노력이 우이독경이 되지 않도록 우리 모두가 최선을 다하자고 당부하였다.

도청앞에서 농성중인 수원교구 사제들

이날 기도회에 참석한 어느 신자는 "우리 신부님들 얼어 죽는다며 작은 천막하나라도 설치하겠다고 나섰던 70대 할아버지의 눈물과 몸부림이 수십 명 청원경찰들에 의해 내동댕이 쳐지는 모습과, 체감온도 영하 20도가 넘는 긴 겨울밤에 노상에서 손난로 하나에 의지하여 하룻밤을 지새운 꽁꽁 얼어붙은 사제들의 얼굴에서 예수님의 골고타 언덕을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재욱/천주교 사회사목 활성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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