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식의 포토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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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수요일 오후, 서울 종로구 중학동 일본대사관 앞에서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집회’가 열린다. 지난 2월 5일부로 1112회가 열렸다. 이 집회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빠짐없이 열린다.

수요집회에는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갔던 할머니들이 함께하신다. 시간이 지날수록 할머니들의 숫자는 줄어들고 있다. 노약자들인 할머니들이 세상을 떠나시고 있다.

할머니들이 요구하는 것은 단순명료하다. 일본 정부의 공식적 사죄와 법적 배상이다. 일본 정부는 종군 위안부 자체를 부정한다. 그 부정을 담은 교학사의 역사교과서가 우리 학생들의 교과서로 채택된다. 정부는 일본 정부의 잘못된 역사 인식을 성토하면서도 교학사 역사교과서에 대해서는 정당하다는 이중적 잣대를 갖고 있다. 이러한 이중적 잣대야말로 조롱거리일 수밖에 없다. 국무총리가 국회에서 일본의 침탈을 침탈이라고 말하지 못하는 정부에서 종군 위안부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친일이라는 잘못된 역사를 철저하게 청산하지 못한 값비싼 대가를 치르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할머니들의 눈물이 마를 날이 없다. 할머니들의 피눈물 속에 왜곡된 우리 역사가 자리하고 있다. 부끄러운 일이다.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다.
 

장영식 (라파엘로)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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