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창신 신부 “고소 고발한 보수단체들보다 그들 이용하는 정부가 더 나쁘다”

▲ 전주교구 원로사제 박창신 신부 ⓒ정현진 기자

전주지방검찰청이 작년 11월 ‘불법선거 규탄과 대통령 사퇴를 촉구하는 시국미사’에서 강론을 한 박창신 신부(전주교구)에 대한 고발 · 진정 사건 수사에 나선다.

전주교구 원로사제인 박창신 신부는 작년 11월 22일 군산 수송동성당에서 봉헌한 시국미사에서 “예수님은 세상을 어지럽게 하는 자들을 책망하시고, 그 시대의 권력과 부유한 자들을 상대로 질책을 하셨고, 그런 결과로 십자가의 사형수가 됐다”며 “교회와 그리스도인은 시대의 징표를 읽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신부는 이 시대의 징표 가운데 중요한 것을 ‘종북몰이’라 지적하고, 한 예로 연평도 포격 사건을 거론했다.

보수 성향의 단체들은 이에 크게 반발하며 박 신부를 ‘종북 신부’로 규정하고, ‘국가보안법을 위반했다’며 고발장을 접수했다. 전주지검은 대검, 서울고검, 서울중앙지검, 군산지청에 접수된 박 신부에 대한 고발 4건과 진정 4건 등 모두 8건에 대해 일괄 수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박창신 신부는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그저 성경 말씀에 충실한 강론이었다”며 “죄가 없으니 영장을 가져온다면 얼마든지 조사에 응하겠다”고 밝혔다. 박 신부는 “오늘 이석기 의원에게 20년을 구형한 것을 보니, 정부가 매우 강한 공안정국으로 몰아가는 듯하다”며 “국민이 이런 공안몰이를 계속 받아들일 것이라 생각하는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박 신부는 “공안몰이는 무언가를 잘못해서가 아니라 그저 뒤집어씌우는 것”이라 지적하면서 “성경 말씀으로도 종북주의자가 될 수 있구나 싶다”고 말했다. 이어서 고소 · 고발한 보수단체들에 대해 “어떻게 아무것도 모르는 그들을 나무랄 수 있겠는가. 그들을 이용하는 정부가 나쁜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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