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프란치스코의 권고 <복음의 기쁨> 14항-18항 번역문

 
III. 신앙의 전달을 위한 새로운 복음화

14. 시대의 징표를 우리와 함께 읽을 수 있도록 도와주시는 성령의 재촉을 경청한 제13차 주교 시노드 총회가 ‘신앙의 전달을 위한 새로운 복음화’란 주제를 토의하기 위해 2012년 9월7일부터 28일까지 열렸습니다. 시노드는 새로운 복음화가 모든 이에게 제시한 일종의 호출이라는 것과 세 가지 주요한 배경들에서 수행되어야 한다는 것을 재확인했습니다.

첫째로, ‘일반 사목 직무’(ordinary pastoral ministry)의 영역입니다. 이는 “성령의 불로 타오르며 공동체 예배에 규칙적으로 참여하며 영원한 생명의 빵과 그분의 말씀으로 성장하기 위해 주님의 날에 모인 신자들의 마음을 뜨겁게 하기 위한 것입니다.” 이 범주에 우리는 다른 방식으로 표현하지만 진실하고 깊은 믿음을 간직하고 있는 다른 신앙인들도 포함시킬 수 있습니다. 일반 사목 직무는 신자들이 일상생활에서 하느님의 사랑에 보다 더 완전하게 응답할 수 있도록 영적 성장을 도우려 합니다.

두 번째 영역은 “세례 성사가 요구하는 것을 따르고 있지 않은 신자들”입니다. 교회와 의미 있는 관계를 갖고 있지 않으며, 신앙이 주는 위로를 더 이상 체험하지 않는 이들입니다. 교회는 그들 마음에서 신앙의 기쁨이 되살아나서 복음에 헌신하는 회심이 이루어지도록 어머니의 심정으로 도우려 합니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복음화가 무엇보다도 “예수 그리스도를 모르거나 항상 그분을 배척한 이들에게 복음을 가르치는 것”과 관련되어 있다는 것을 잊을 수 없습니다. 이들 가운데 많은 사람은 아주 조용하게 하느님을 찾고 있는데, 이들은 그분의 얼굴을 보고 싶어합니다. 하다못해 고대 그리스도교 전통을 갖고 있는 지역에서도 그렇습니다. 이들 모두는 복음을 받아들일 권리를 갖습니다. 그리스도인들은 아무도 배제하지 않고 복음을 전파할 의무가 있습니다. 이 일을 수행하는 것이 우리에게 새로운 임무가 부여된 것처럼 보이기보다, 자기들의 기쁨을 나누려는 사람처럼, 아름다운 지평선을 가리키는 사람처럼, 맛있는 잔칫상에 다른 사람을 초대하는 사람처럼 보여야만 합니다. 교회의 성장은 그들을 개종 시켜서가 아니라 그들의 “마음을 사로잡아서” 이루어집니다.

15. 요한 바오로 2세는 그리스도와 떨어져 있는 사람에게 “복음을 전파하는 추진력을 떨어뜨리는 것이 있어서는 안 됩니다. 왜냐 하면 이것이 교회의 첫 번째 임무이기 때문입니다.”고 말했습니다. 사실, “오늘의 선교 활동은 여전히 교회에 가장 큰 도전이 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선교 과업은 여전히 가장 중요한 것이어야 합니다.” 만일 우리가 이 말을 진지하게 받아들인다면 어떤 일이 일어나겠습니까? 우리는 선교 활동이 “교회의 모든 활동에 있어서 모범이 된다는 것”을 인정할 것입니다.

라틴 아메리카의 주교들은 우리가 “우리 교회 건물에서 조용하게 수동적으로 기다릴 수 없습니다.”고, 그리고 우리는 “오로지 유지하기만 하는 선교 직무에서 벗어나 분명하게 선교하는 사목 직무로 나아가야 합니다.”고 밝혔습니다. 교회에게는 이 과업이야말로 항상 무한한 기쁨의 원천이 되어야 합니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이와 같이 하늘에서는 회개할 필요가 없는 의인 아흔아홉보다 회개하는 죄인 한 사람 때문에 더 기뻐할 것이다.”(루카 15:7)

이 권고의 범위와 경계

16. 저는 시노드 교부들의 요청을 받아들여 이 권고를 쓰게 되어서 행복했습니다. 그럼으로써 저는 시노드가 기울인 노력의 풍부한 결실을 거두어들이고 있습니다. 게다가 저는 많은 사람들에게 조언을 구했으며 복음화라는 교회의 일에 관한 이 특별한 부분에 대해 저만의 관심을 표현하려 했습니다. 오늘날 복음화와 관련한 문제들은 수도 없이 많으며, 이 자리에서 논의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더 많은 성찰과 연구가 요청되는 그 많은 문제들을 탐구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저는 교회와 세상에 영향을 주는 모든 문제에 대해 교도권이 결정적이거나 확정된 언어로 제시해야만 한다고 믿지도 않습니다. 각 지역에서 떠오르는 모든 문제를 식별하는 데 있어서 교황이 지역의 주교들의 자리를 차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도 않습니다. 이런 점에서 저는 건전한 “탈중앙화”가 추진될 필요가 있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17. 이 자리에서 저는 복음화의 새로운 국면에 처해 있는 전체 교회를 안내하고 격려하는 몇 가지 지침을 제시하기로 했습니다. 생명력과 열정을 갖는 복음화를 위해서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그리고 2차 바티칸 공의회의 <교회에 관한 교의헌장: 인류의 빛>의 가르침에 기초해서, 저는 여러 주제 가운데 다음과 같은 문제에 관해 충분히 토론하기로 결정했습니다.

a) 교회의 선교 범위 안에서 이루어지는 교회의 개혁(reform)
b) 사목 활동가들이 직면한 유혹들
c) 교회, 복음을 전하는 하느님 백성 전체로서의 교회
d) 강론과 그 준비
e) 사회에서 가난한 사람을 포함하는 문제
f) 사회에서 평화와 대화
g) 사명을 위한 영적 동기들

18. 저는 이런 주제들을 충분히 다루었습니다. 때로는 지나치다고 생각할 정도로 자세히 다루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완전한 글을 제공하려는 의도에서가 아니라 단순히 오늘날 교회의 사명에 있어서 중요하고 실질적인 함의를 드러내려는 방법으로서 그렇게 한 것일 뿐입니다. 중요하고 실질적인 이 함의들은 복음화의 특정 스타일을 구체화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여러분이 수행하는 모든 활동에 이를 채택하기를 요청합니다. 이런 방법으로 우리는 매일 노력을 기울이면서 성경의 권고를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주님 안에서 늘 기뻐하십시오. 거듭 말합니다. 기뻐하십시오.”(필리비 4:4)

 

번역: 박동호 신부
서울대교구 신정동 성당, 서울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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