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식의 포토 에세이]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 후 첫 신년 기자회견이 있던 날,
밀양의 고답마을에는 그 어느 때보다도 대규모 경찰 병력이 투입되었습니다.
300여 명의 경찰은 마을 주민을 고착하고 무차별적인 폭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주민들의 주거 공간과 밀착된
113번과 114번, 115번의 송전탑 공사를 강행하기 위해
대형 크레인에 경찰들의 숙소로 사용할 컨테이너 박스를 옮기는 것을
주민들이 막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경찰은 길을 막는 어르신들을 길바닥으로 내동댕이쳤을 뿐만 아니라
날카로운 그 무엇으로 할머니의 손등에 상처를 내는 등
상상하기 힘든 야만적 폭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어르신들이 추위를 달래기 위해 피워 놓은 모닥불을
소화기로 진화하고, 어르신들의 식사 자리도 침탈하고 있습니다.

▲ 대형 크레인 밑에 들어간 연대자들의 모습. 이들은 1월 7일, 경찰에 의해 모두 끌려나왔다. 이 과정에서 한 사람은 병원으로 후송되었고, 나머지 세 명은 모두 연행되었다. 연행된 세 사람 중에 한 사람은 1월 8일 밤 9시경에 석방되었으나 두 사람은 구속영장이 청구되었다. 이들의 증언에 의하면 현행범으로 체포될 당시 경찰은 미란다 원칙에 대한 고지를 하지 않았다고 한다. 특히 정OO 씨는 팔을 뒤로 꺾인 채 수갑을 차고 연행되었다. ⓒ장영식

▲ 대형 크레인에 경찰들의 숙소로 사용할 컨테이너 박스를 옮기는 과정에서 큰 충돌이 발생하여 다수의 주민들이 부상을 당하고, 연대 시민들이 연행됐다. 문제의 컨테이너 박스가 고답마을 입구에 놓여 있다. ⓒ장영식

밀양 어르신들이 살상무기를 든 폭도가 아닌 이상,
경찰의 과잉대응과 진압에 대해 침묵하는 것은
폭력을 묵인하고 방조하는 공범과 다름없는 범죄입니다.
공권력의 폭력 앞에 공분하지 않는 사회는
자유와 정의가 존재하지 않는 죽은 사회입니다.
경찰은 2014년 1월 6일과 7일 사이에 발생한
고답마을 입구에서의 잔혹한 폭력에 대해 진상을 규명하고
그 책임자를 처벌해야 합니다.
또한 정당과 종교단체, 그리고 시민단체의 지도자들은
밀양 어르신들의 희생을 강요하는 765㎸ 송전탑 공사를 중단할 것을
정부와 한전에게 강력히 요구해야 합니다.

▲ 고답마을 어르신들은 차가운 날씨 속에서 모닥불을 피우며 밤을 새웠다. ⓒ장영식

지난 7일 밀양 고답마을에서 일어난 주민들과 경찰의 대치 과정에서 연행된 활동가 2명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을 요청하는 탄원서를 밀양765㎸송전탑반대대책위원회가 받고 있습니다.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http://my765kvout.tistory.com/361


장영식
 (라파엘로)
사진작가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저작권자 ©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