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시대 평화와 가난] '착한 무기 프로젝트' 가 움직인다

자료사진 출처/매일경제

지난 2008년 12월 29일 방위사업청은 “올해 방산 수출액이 10억3144만 달러(약 1조3150억 원)로, 1975년 미국·필리핀·인도네시아 등 4개국에 카빈 탄약(당시 금액 47만 달러)을 시초로 방산 수출을 시작한 이래 33년 만에 10억 달러를 돌파했다”고 밝혔고, 많은 언론이 이를 보도했다.

원래의 목표연도인 2012년에서 4년을 앞당겨 10억 달러를 달성했고, 내년에도 12억 달러 수출 목표를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하였다. 이로서 방산수출 순위가 17위에서 한 두 단계 더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방위산업이 세금을 낭비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돈을 벌어들일 수 있는 독자적인 산업의 위상을 갖추게 되었다고 평했다.

2006년 방위사업청이 개청되면서 수출이 크게 증가했는데, 수출 대상국을 확대하고, 수출 품목의 다변화와 첨단화를 통해 가능했으며, 방산수출 증대가 국가브랜드 가치를 상승시키고 새로운 수출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란 기대감을 비췄다.

많은 언론에서 이와 같이 긍정적인 보도를 하였지만, 이를 비판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람들도 있다. ‘착한무기 프로젝트’라는 모임인데, 2007년 5월부터 ‘전쟁수혜자들’에 관심을 가지고 모임을 시작했다고 한다. 전쟁을 통해 이익을 보는 무기상인들에 대해 알아보다가 한국도 이미 세계에서 손꼽히는 무기수출·수입국임을 알게 되었고, 한국의 유명기업(삼성테크윈, 삼성탈레스, 한화, 두산인프라코어, 현대중공업 등)들도 무기산업에 참여함으로써 전쟁에 직간접적으로 연관되어 있음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착한무기 프로젝트’에서 활동하는 여옥은 “한국의 대기업들이 무기산업에 참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며 이는 “대기업들이 사람을 죽이는 무기를 만들면서 자신들의 따뜻한 이미지만을 선전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또한 “지난 2008년 12월 3일 노르웨이에서 집속탄 사용금지 조약의 서명식이 있었는데, 거의 100개국 가까이가 서명을 했지만 우리나라는 하지 않았다.”고 한국이 세계평화의 책임을 다하지 않는 것에 대해 비판했다.

집속탄은 하나의 폭탄 속에 수백여 개의 폭발물이 들어 있는 형태의 폭탄으로, 광범위한 공간으로 확산되는 대량살상용 무기로 쓰이고 있다. 집속탄 내 일부 폭탄들은 즉각적으로 폭발하지 않은 채 수년간 방치돼 있다가 뒤늦게 터져 민간인 피해를 확산시키는 원인이 되기도 해서, 국제적으로 비인도적인 무기로 비판받고 있다.

그렇다고 무기를 생산하고 수출하는 것을 반대하는 것만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우리가 석유 때문에 전쟁이 일어난다고 하는데, 우리가 자동차를 타고 다니면서 자신에게도 책임이 있다는 걸 전혀 못 느끼고 있다.”며 한국사회는 군사화된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누리는 편리함들이 전쟁과 전혀 관련이 없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깊이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우리도 자신의 삶을 성찰할 필요도 있다고 이야기 했다.

‘착한무기 프로젝트’는 2008년 국정감사 모니터링을 하면서 국방예산이 과도하게 낭비되는 것은 아닌지 여부도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고, 앞으로 기업들의 무기생산 및 판매에 항의하기 위한 캠페인이나 직접행동도 준비 중이라면서 군사화된 한국사회를 조금씩 변화시키는 활동을 할 것을 밝혔다.

고동주/ 지금여기 서울 통신원

저작권자 ©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