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진 기자

10일 밀양 영남루 앞 고(故) 유한숙 씨의 시민 분향소가 차려진 지 3일째.
인근 주민들이 분향소 이전을 요구하기 위해 찾아왔다.

“추모는 조용한 곳에서 해야지, 왜 여기서 이럽니까?”
“주민들의 인권은 생각하지 않습니까?”
“분향소가 있으니 손님들이 찾지 않잖아요.”
“왜 밀양 시민들에게 책임을 넘깁니까. 분향소를 옮겨 주세요.”

“불편을 드린 것에 대해서는 죄송하다”며 사과하던
이계삼 밀양 765㎸ 송전탑 반대 대책위원회 사무국장은 고개를 숙이고 만다.

억울한 죽음이었다. 그러나 목숨으로 항변한 진실은 어디에도 가닿지 않는다.
12일, 서울광장에 유한숙 씨 추모를 위한 시민 분향소를 세웠다.
그러나 경찰은 기자회견이 끝나자 분향소 설치를 위한 물품을 빼앗고 충돌을 야기했다.
분향소는 우여곡절 끝에 저녁에야 다시 세울 수 있었다.

애도가 불순할 수도 있는 나라.
추모를 위해 싸워야 하는 사회.
2013년 대한민국이다.

(12월 10일, 밀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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