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 구속, 박근혜 대통령 사퇴 촉구…250여 명 모여 시국 기도회

대선 부정선거를 규탄하며 평신도들이 거리로 뛰쳐나왔다. 12월 6일 오후 7시 30분 서울 청계광장 파이낸스빌딩 앞에는 250여 명의 교인이 모였다. 이들의 한 손에는 촛불이, 다른 한 손에는 '이명박 구속, 박근혜 퇴진'이라고 적힌 손 팻말이 들려 있었고 목에는 '스톨'이 걸려 있었다. '국가정보원선거개입기독교공동대책위원회'가 주최하는 시국 기도회에 모인 참석자들은 우후죽순 일어나는 종교계와 시민·사회 단체의 시국 선언이 더 확장되기를 바랐다.

▲ 대선 부정선거를 규탄하며 250여 명의 평신도가 거리로 뛰쳐나와 12월 7일 청계광장 앞에서 시국 기도회를 열었다. ⓒ뉴스앤조이 이명구

예배 인도를 맡은 송무학 장로(들꽃향린교회)는 현 시국을 "거짓이 정의를 누르고 있는 새로운 독재의 시대"라고 인식했다. 그는 "민주주의가 부정당하는 어둠의 시대에서 우리들은 정의와 평화, 생명을 울부짖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조헌정 목사는 정부의 문제점을 끄집어내는 사람들을 무조건 종북으로 몰아가는 행동을 중단하라고 했다. ⓒ뉴스앤조이 이명구
'그리스도인의 사회적 책무'라는 제목으로 설교를 전한 조헌정 목사(향린교회)는 "지금 우리가 행하는 거리 기도는 구약 시대 예언자들이 행한 기도다. 예언자들은 불의를 행한 지도자에게 직격탄을 날린, 눈엣가시 같은 존재였다. 우리는 지금 그 책무를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고 기도회에 나선 평신도들을 격려했다.

조 목사는 정부의 문제점을 끄집어내는 사람들을 무조건 종북으로 몰아가는 행동을 중단하라고 했다. 그는 "부정선거의 부당성을 지적한 천주교 사제를 종북 세력으로 색깔을 입히며 탄압하려고 한다. 이는 일제 강점기 독립 운동가를 '불령선인'이라고 부르고, 박정희 유신 정권 때 '빨갱이'라고 칭하며 겁박하는 행태와 같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종북 몰이는, 안중근 의사를 독립 운동가가 아닌 테러리스트, 3·1운동을 독립운동이 아닌 반정부 시위라고 비하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도 말했다.

참석자들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구속과 박근혜 현 대통령의 즉각적인 사퇴를 요구했다. 이들은 시국 선언문에서 "불법 선거의 증거가 계속 드러나는데도 현 정권은 자꾸 숨기려고 한다. 그러나 앞으로 진실은 더 확실하게 드러날 것이다. 반성하고 회개하기는커녕 시민들을 탄압하는 현 정부의 정치 행태는 수명이 길지 않다는 것이 역사적으로 증명되었다"고 평했다.

이들은 대통령 사퇴의 결과를 얻을 때까지 뜻을 같이하는 이들과 연대하겠다고 선언했다. 천주교·불교·원불교·천도교·개신교 등 종교계가 박근혜 대통령 사퇴를 촉구하는 움직임을 환영하며, 개신교 평신도와 목회자들이 시국 선언에 대규모로 합류하고 함께 행동할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연대 발언을 맡은 권오광 상임대표(천주교정의구현전국연합)는 "다음 주 초에 천주교 평신도들도 시국 선언을 발표할 계획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퇴진할 때까지 연대해서 목소리를 내도록 하자"고 화답했다.

이들은 이 대통령 구속과 박 대통령 퇴진이 이뤄질 때까지 전국적으로 지속적인 시국 기도회를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두 가지 요구 사항에 동의하는 시민 100만 인에게 서명을 받겠다고 했다.

▲ 이들은 이명박 전 대통령 구속과 박근혜 대통령 퇴진이 이뤄질 때까지 전국적으로 지속적인 시국 기도회를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뉴스앤조이 이명구

기도회를 마친 후, 참석자들은 시국 대회 전야제가 열리는 대한문까지 행진했다. '이명박 구속, 박근혜 퇴진'을 외치며 걷는 평신도들의 앞을 경찰이 막아섰다. 집회 신고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구호를 외치고 손 팻말을 들고 걷는 것은 불법이라 했다. 제지 이유를 설명하며 경찰은 해산 명령을 내렸고, 10여 분간 실랑이가 이어졌다. 구호를 외치지 않는 조건을 내걸자 길을 터 줬고, 대한문에 도착한 이들은 12월 16일 2차 평신도 시국 기도회에서 만나자고 약속하며 헤어졌다.

▲ 참석자들은 '이명박 구속, 박근혜 퇴진'을 외치며 시국 대회 전야제가 열리는 대한문까지 행진했다. ⓒ뉴스앤조이 이명구

▲ 경찰은 불법 집회라며 참석자들 앞을 막아섰다. ⓒ뉴스앤조이 이명구

▲ 대한문을 건너기 전, 경찰은 다시 한 번 참석자들을 제지했다. 3분 정도 더 실랑이를 벌이다가 길을 터 줬다. ⓒ뉴스앤조이 이명구

<기사 제휴 / 뉴스앤조이>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저작권자 ©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