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사 수도공동체의 비앙키 수사, <라크로아>와 인터뷰에서 밝혀

유럽에서 그리스도교의 양적인 쇠퇴는 이제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일례로 프랑스의 경우, 지난해 프랑스의 한 통계조사기관 이폽의 설문결과에 따르면 프랑스인들 중 68%가 자신의 종교를 가톨릭이라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오직 7%만이 적어도 한달에 한번이상 미사에 참여하는 프라티깡이고 매주 빠지지 않고 미사에 참여하는 신자수는 4.5%에 불과했다. 게다가 7%의 프라티깡 중에서 43%는 65세 이상이다. (참고로 프랑스 전체인구 중 65세 이상은 21%이다.)

프랑스 가톨릭 일간지 ‘라크로아’는 5주에 걸쳐 "그리스도교에 어떤 미래가 있는가 " 라는 주제로 5주간 유럽 그리스도교의 현재를 진단하고 있다. 아래에 소개하는 기사는 연재기사에 실린 한 인터뷰를 발췌한 것이다.

인터뷰에 응한 엔조 비앙키 수사는 유럽 가톨릭계에서는 비교적 잘 알려진 인물이다. 그는 1968년 이태리 토리노 근처의 보사라는 마을에 독특한 형태의 수도 공동체를 창립했다. 여기엔 가톨릭이든, 개신교이든 혹은 정교회든 그리스도를 믿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들어올 수 있으며, 일반적으로 남녀가 구분되는 일반 수도회와는 달리 남녀를 가리지도 않는다. 현재 가톨릭, 개신교, 동방정교회에서 온 남여 70여명이 수도회 회원으로 공동체 생활을 하고 있으며 해마다 만 5천여명이 신자들이 순례와 피정을 위해 이곳을 찾고 있다.

라 크로아 : 당신은 그리스도교의 끝이 그리스도교에 기회가 된다고 강조하시는데요…

엔조 비앙키 : 저는 그렇게 확신해요, 왜냐하면 그리스도교가 지금껏 애매함 속에서 살아왔는데, 그것은 진정한 그리스도인의 의무없이 그리스도인이 되는 것이었고, 진정한 개인적 믿음의 길을 살지 않으면서 신앙인이 되는 것이었어요. 이러한 믿음은 현재의 사회와 더 이상 공존할 수 없게 되었고, 소수의 그리스도인이란 새로운 상황은 우리의 믿음이 자유속에서, 사랑에 의해 살게 됨을 나타낼 수 있는 기회가 됩니다. 자유와 사랑은 실상 그리스도인의 믿음의 전제 조건이죠. 그것은 더 이상 우연이나 필요가 아니에요.

소수가 된다는 것은 미래에는 사라질 수도 있는 것인데, 당신은 그것이 걱정되지 않는지요 ?

소수가 된다는 것이 의미가 없어진다는 것은 아니에요. 소수지만 정예로서 사회 안에서 그리스도인의 메시지를 전달할 수도 있지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소수로서 질식되어 소멸되지 않도록 하면서, 세상의 빛과 소금이도록 깨어있는 것이에요. 소수의 그리스도인들이 인류의 심장에 진정한 복음의 영향력을 실천할 수 있는 실질적인 가능성을 가져야 합니다.

소수자로서, 그리스도인들이 사회에 영향력을 갖는 방법을 연구해야 하나요 ?

영향력을 두려워 할 필요가 없는 만큼, 영향력에 집착할 필요도 없어요. 진정한 그리스도인의 삶은 그 삶 자체가 휴머니즘의 메시지를 가지고 있죠. 그리스도인의 영성은 사실은 인도적인 삶의 기술이에요. 만약 사람들이 그리스도인의 삶을 선하고, 진실되고 행복한 것으로 인식한다면, 그들은 그 삶에 대해서 본질적인 관심을 갖게 되고, 예수 그리스도의 선포는 거의 자연스러운 것이 될거에요. 이런 것들이 강요 없이도 대화 속에서 전달 되겠죠.

교회에서 다수의 사람들은 천주교가 우위를 점하던 시대에서 소수라는 새로운 위치로의 전환을 비극으로 받아들이고 있는데요, 당신에겐 그렇지 않나요 ?

이것은 괴로운 시간이고 시련입니다만 겁먹거나 두려워할 필요는 없습니다. 우리의 눈은 잘 식별하지 못하기도 하고, 통계를 전적으로 믿을 필요도 없지요. 왜냐하면 믿음은 측정할 수가 없기 때문이에요. 어떤 사람도 세속적인 우리의 사회 안에서 실제로 사람의 심장에 영향을 미치는 복음의 지속적인 영향을 측정할 수 있는 능력은 가지고 있지 않아요.

그럼 당신은 미래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다는 얘긴가요?

나는 커다란 믿음을 가지고 있어요. 그래서 만약 우리들이 그리스도교가 일종의 인간화라는 것을 믿는다면, 당연히 사람들은 천주교에 관심을 갖게 될 거란 거죠. 만약 그것이 실현되는데 어떤 제약이 있다면, 그 제약들은 세상으로부터가 아니라 우리로부터 오는 것이죠. 우리가 희망을 말하는 능력이 부족하고, 우리의 삶의 기술, 우리의 삶이 최고봉인 그리스도와 함께하는 인간적인 것이도록 하여, 이를 함께 하도록 초대하는 능력이 부족한 탓이에요.

소수라는 상태는 긴장을 동반한 공동체적 반사행동이 수반될 수 있습니다. 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소수라는 상태는 불신과 경계를 자극하고, 대화, 타인에게 개방적인 자세, 이타성의 실천이 점점 어려워진다는 것을 깨달아야 합니다. 우리는 범 종교적으로 일종의 겨울을 지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 시기는 지날 것입니다. 만약 교회가 세속화에서 살아남고, 또 만약 그리스도가 하나됨을 위해 기도하는 것이 유행이 아니라 그 기도 자체가 가톨릭적 삶의 본질에 속함을 안다면. 우리는 교회 일치의 새로운 봄을 맞고, 대화를 위한 새로운 시기가 도래 하겠죠.

당신은 낙관주의자시군요 !

저는 진정한 희망이 있습니다. 그것은 시간은 흐른다는 거죠. 다시 한번 복음이 모든 장애들을 희망으로 바꿔줄 것입니다.

그렇지만 어떻게 최악의 상황을 피하죠 ?

그리스도교는 복수입니다. 이것은 단일화가 아니라 다양화를 배워야 한다는 겁니다. 저는 현재 교회일치 정신을 설득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교회 안에 일치에 반대하고 방어적인 신앙생활을 정립하려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그들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할 겁니다. 복음 정신이 이들을 억제할 것이기 때문이죠. 그러나 다른 문화에 대한 경멸에 대해 경계해야 합니다. 그것은 그리스도의 정신이 아닙니다. 예수는 어부들의 식탁에 앉을 수 있었고, 그는 심지어 두 죄인의 가운데서 돌아가셨습니다…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이고, 교회는 그의 주인과 다른 길을 택할 수 없습니다 ! 교회는 모든 사람의 소리를 듣고, 만나는 공간이 될 용기를 가져야 합니다. 그리해야 복음은 전파되고 모든 사람들에게 다가갈 수 있습니다.

그리스도인의 미래는 다른 종교와의 대화를 확대하면서 맞아야 하는 건가요 ?

그 점에 대해서는 분명히 해야 하는 것이 있습니다. 저는 그리스도교가 세 개의 유일신교 중 하나라고 말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그리스도교는 특별한 일신교 입니다. 왜냐하면 성찬식과 삼위일체 같이 우리를 주님께 인도하는 것은 사람입니다. 그것은 우리가 주님에게 갈 수 있게 했던, 그리스도의 인성에 의해서 입니다. 두번째 특별함은 그리스도교가 가진 세가지 단절입니다. 그것은 피와 가족의 단절, 땅과 고향의 단절, 그리고 교회와 종교의 단절입니다. 이 세 가지 단절은 그리스도인들이 근본주의자, 국수주의자 그리고 획일주의자가 되는 것을 막아줍니다.…… 분명히 진리는 하나이지만, -그것은 그리스도 ! - 그리스도교의 인류학은 여러가지이고, 그것은 분명히 인간적인 해석에 의해서 통용되어야 합니다. 그리스도교의 세번째 특별함은 모든 사람이 형상이 있고, 하느님의 형상을 닮았다는 것에 대한 믿음입니다. 심지어 인간이 신과 닮은 점을 잃는다고 해도, 그는 그 안에 형상을 간직하고 있고, 그것은 즉 좋은 것을 행할 능력이 항상 남아있다는 것을 뜻합니다.

이러한 특별함과 거기에 듣는 능력을 더하여, 우리는 형제들과 함께 하기 위해 대화를 해야 합니다. 이것은 단지 종교간의 화해나 협조 차원을 넘어서, 이 대화를 인류나 이성적인 차원으로 끌어올리는 것을 말합니다. 근본주의자들이 끼여들 여지는 주지 않으면서 말이죠.

교회의 미래를 위해서 어떤 것이 우선적이라고 보십니까 ?

교회 내부의 삶을 위해, 우리가 이용할 용기를 못내는 한 가지 단어가 있는데, 그것은 '시노달리떼 (synodalité)' 입니다. 시노달리떼는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면서 함께 길을 가는 것이에요. 반면 제도교회는 합의제(collegialité)를 강조합니다. 이는 같은데에 소속되는 것을 전제로 합니다. 그러나 시노달리떼는 교회가 다양성을 인정하는 하나의 공동체라는 것을 보여주는데 반드시 필요한 요소입니다. 만약 교회가 그 안에서 공동체를 이루지 못하면, 다른 이들과 공동체를 이룰 수도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다른 사람들과 함께 길을 가지 않을때, 우리는 다른 이들과 적대하는 것으로 끝나게 됩니다.

/안정현 2007.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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