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방 ‘모습’의 제주 해녀 작품 ⓒ문양효숙 기자

▲ 해녀를 들고 강정마을을 알리는 공방 ‘모습’의 선경 작가 ⓒ문양효숙 기자

“지금은 다들 할망들이시지만, 다들 어린 나이에 시작하셨으니까요. 그땐 이렇게 입고 물질을 하셨대요. 60~70년대 모습이죠. 제주도의 상징인데 제대로 만든 해녀가 없어서요. 귀엽게 만들어보고 싶었어요.”

제주도 거문오름에 사는 공방 ‘모습’의 선경 작가와 승민 작가.
그들은 몇 년간 강정마을 후원 기금 마련을 위해 목걸이를 만들어 왔고, 이번에 ‘귀여운 해녀’를 제작했다.

겨울 한파가 시작된 일요일 오후, 그들은 강정마을 친구들과 서울 혜화동 마로니에 공원 옆에서 열린 도시장터 ‘마르쉐’에 참가해, “NO! Naval Base on Jeju(제주에 해군기지는 안돼요)”라고 쓴 앙증맞은 현수막을 날리며 강정을 알렸다.

선경 작가와 승민 작가는 2010년, 거문오름에 대형 주차장이 들어오는 걸 막았다.

“거문오름은 한라산, 성산일출봉과 함께 제주도의 유네스코 3대 자연유산이거든요. 아름다운 곳이에요. 그런데 그 입구에 2천 평 관리센터와 대형 주차장이 들어온다는 거예요. 대형 주차장은 기본적으로 관광버스를 대동해 다수의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것이거든요. 철학에 문제가 있는 거였죠. 보존할 생각보다 더 많은 관광객에 눈독을 들인 거였어요.”

무엇보다, 두 사람은 자신의 집과 작업실 담장 너머가 수십 대의 관광버스가 오가고, 시동을 켜고 매연을 내뿜는 공간이 된 채 살아갈 자신이 없었다. 지자체를 상대로 열심히 싸웠고, 주차장은 거문오름에서 멀찌감치 떨어진 곳에 생겼다. 관광객들은 멀리서 걸어 들어오며 아름다운 풍경을 더 오래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주민과의 협의도 없이 그렇게 큰 주차장을 일방적으로 건설하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다”는 선경 작가. 같은 이유로 그는 강정마을 해군기지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이 멈추지 않는다 했다.

(11월 10일, 서울 혜화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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