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화상도박경마장 반대운동 참여하는 허근 신부

서울 용산 화상도박경마장을 막기 위한 움직임에 종교계도 참여하고 있다. 용산구 개신교회들은 신축 도박장 앞에서 기도회를 열고 있으며, 불교 조계종과 원불교도 힘을 보태고 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단중독사목위원회 위원장 허근 신부는 이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매주 수요일 저녁 도박장 앞에서 미사를 봉헌해왔다.

화상도박경마장이 도심에 자리 잡았을 때 드러나는 여타의 문제보다 본질적인 것은 ‘도박 중독’ 그 자체가 개인들의 삶을 심각하게 파괴한다는 점이다. 지난 10월 30일, 용산 화상도박경마장 앞에서는 ‘화상도박경마장 철회를 촉구하는 미사’가 마지막으로 봉헌됐다. 이날 미사에서 허근 신부는 “화상도박경마장 반대는 인간에게 가장 고귀하고 소중한 생명을 지키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사가 끝난 후 허 신부로부터 화상도박경마장 문제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 천주교 서울대교구 단중독사목위원회 위원장 허근 신부 ⓒ정현진 기자

단중독사목위원회 가톨릭 알코올사목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허근 신부는 도박, 알코올 중독으로 삶이 파괴된 이들을 숱하게 봐왔다. 그는 “현재 강원랜드에서 도박 중독으로 인해 자살하는 이들이 1년에 50여 명에 달한다”면서 “용산구 화상도박경마장이 들어온다면, 강원도 정선에서 벌어지는 일은 곧 용산구의 일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허 신부는 도박장을 통해서 세수입을 얻으려는 정부의 행태도 비판했다. 경마뿐만 아니라 경륜, 경정 등 모든 도박을 이용하는 이들은 대부분 서민이고 가난한 이들이라며 “가난한 이들의 돈을 국가의 세수입으로 삼고, 그것을 다시 국민을 위해 쓴다는 것은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허 신부는 “도박 중독은 결국 자살이나 삶의 파괴로 결론이 난다. 너무 안타깝고 슬픈 일이다. 화상도박경마장 입점을 반대하는 것은 하느님의 뜻을 따르는 것”이라면서 “문화사업을 빙자해 죽음의 사업을 벌이는 일을 멈춰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허근 신부는 “이런 것이 창조경제인가”라고 물으며 “정부는 사람을 죽이는 경제가 아닌, 새롭고 바람직한 경제활동을 모색해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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