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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주민들은 기본권 박탈당한 정치적 난민”인권단체연석회의 등 밀양 인권침해 감시활동 중간 보고회 열어

지난 1일부터 밀양 송전탑 건설 현장에서 인권침해 감시 활동을 벌여 온 인권단체들이 밀양 주민들에 대한 인권침해 상황 보고서 중간 발표회를 열었다.

인권단체연석회의, 국제엠네스티 한국지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등은 28일 오후 서울 통인동 참여연대 느티나무홀에서 인권침해감시단 활동 발표회를 열고, 활동 경과와 현황을 밝혔다. 이들은 인권과 건강권을 중심으로 한 밀양 주민들의 기본권 침해 상황을 사례별로 짚었으며, 현재 밀양에 투입된 공권력이 어떻게 위법 행위를 하는지 법률적 근거를 들어 설명했다.

   
▲ 28일 인권단체연석회의 국제엠네스티 한국지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민변 등은 밀양의 인권침해 상황에 대한 중간 보고회를 열었다. ⓒ정현진 기자

밀양의 공권력, “위법하고도 과도하다”

인권단체연석회의 등은 밀양에 파견된 경찰들의 주민에 대한 인권침해가 “주민들의 기본권을 박탈하는 동시에 경찰관직무집행법 등을 어긴 위법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현장에서 목격한 인권침해 양상이 광범위하고 심각한 통행금지, 불법 채증, 신체적이고 심리적인 폭력 행사, 공무집행시 미고지, 의사표현과 집회의 자유 침해 등 다양하고 폭넓은 형태로 벌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10월 3일, 사복경찰이 개인 스마트폰으로 주민들과 시민들을 채증했다. 별도 채증 담당 경찰이 있고, 이미 마구잡이 채증이 진행되는 상황이었다. 감시단의 문제제기로 잠시 중단했으나 반복됐고, 경찰에게 ‘불법적인 공무집행’이라고 항의하자 그는 ‘나는 법을 모른다’고 말했다.” (인권침해감시단 증언)

“10월 15일, 바드리 마을 현장 앞 도로에 주민들이 앉아 있었다. 차량 통행에 전혀 지장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경찰은 길 양편으로 주민들을 밀어 붙였으며, 주민에게 물리력을 사용했다. 이동을 강요하는 근거에 대해서도 답변하지 않았으며, 한 명씩 사지를 들어 3~5미터 가량 이동, 강제구인 및 노상감금을 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여성 주민 한 명의 상의가 거의 벗겨지는 상황이 발생했다.” (인권침해감시단 증언)

“하다못해 그 125번 공사 들어간 날은 화장실 가는데 따라와요. 산에서 볼일을 본단 말이에요. 그 전까지는 우리가 볼일 보러 가는 걸 제지하지 않았어요. 그날은 그것까지 막은 거예요. 우리가 볼일 보러 산으로 가면 따라와서, ‘내 볼 일 본다’고 하는데도 안 된다는 거예요. 그래서 다른 현장으로 갈까 싶어서, ‘내 지금 너무 급하다’고 했더니 ‘그러면 여기서 볼 일 보라’고 해서 여기서 봤잖아. 그 애들(경찰) 방패 서 있는데서….” (주민 송○○ 씨 인터뷰)

가장 심각한 인권침해는 “주민들에 대한 비인도적이고 모욕적 처우”
인권단체, 경찰의 즉각적 철수와 인권침해 책임자 처벌 촉구

인권단체연석회의 랑희 활동가는 “경찰 투입은 명확하게 한국전력의 송전탑 건설 공사를 보장하기 위한 것이며, 따라서 주민들의 보호는 우선순위가 아니다”며, 주민들은 경찰에게 “우리를 사람으로만 대해 달라, 공권력답게 공무를 수행해 달라고 호소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랑희 활동가는 현재 신체적, 심리적으로 가장 타격을 받는 것은 “주민들에 대한 비인도적이고 모욕적인 처우”라면서, 주민들의 모든 행동에 대해 불법통보, 사법처리 경고 등을 남발하거나 진행하는 점, 방문을 금지시킴으로써 고립감을 극대화하고, 모욕적인 말과 고압적인 태도를 일삼는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식량과 의약품, 천막 등 생필품에 대한 통제 등으로 가장 기본적인 욕구마저 제안되는 비인도적인 상황”이라고 밝혔다.

또 “신체적 자유, 거주 이전의 자유, 집회의 권리 등 자유의 보장이 기본인 헌법적 가치와 질서가 전도된 밀양의 현재 상황을 ‘사실상의 경찰 계엄’”이라면서 “경찰은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고, 반대 여론이 높아지고 있는 송전탑 공사 강행을 위해서, 주민들에 대한 비인도적 조치를 감행해 기본적 인권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인권단체연석회의 등은 이러한 상황에 대해 “경찰의 즉각적인 철수, 주민들에 대한 폭력과 모욕적 언행 중단, 시민들의 집회 시위의 자유 보장, 마구잡이 사법처리 중단과 구속자 석방, 인권침해 책임자 처벌, 피해 주민에 대한 회복적 조치” 등을 촉구했다.

   
▲ 지난 7일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 밀양 금곡 헬기장을 방문에 미사를 봉헌할 당시에도 채증이 이뤄졌다. 사복 경찰의 채증에 대해 사제들이 항의했지만, 끝내 당사자의 소속과 성명을 밝히지 않았다. 당시 사복 경찰은 “사진을 찍는 것은 내 마음”이라고 대응했다. ⓒ정현진 기자

   
▲ 밀양 공사 현장을 방문한 사제, 수도자와 신자들을 가로막았다. 이들은 단지 주민들을 만나고 함께 기도하겠다고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정현진 기자

나이 많은 주민들에게 지병 악화, 폐렴 등 질병 위험
공권력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국민의 건강권 적극적으로 보장해야

이와 함께 이상윤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편집국장은 밀양 주민들의 건강권 침해 상황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이상윤 국장은 현재 밀양 주민들이 극심한 정신적 스트레스, 수면과 영양 부족으로 인한 체력 저하 등은 주민들이 고령의 노인들임을 감안할 때, 폐렴이나 독감, 지병의 악화 등 심각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신체적 건강 악화는 물론, 정신건강 악화의 위험과 부상 가능성에 대해서도 우려했다.

이상윤 국장은 이런 주민들의 상태에도 불구하고, 초기 주민들을 치료하기 위한 의료진의 방문과 약품 반입을 금지한 것은 심각한 ‘건강권 침해’라면서, “공권력, 정부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국민의 건강권을 보장, 증진할 의무가 있으며, 국민의 건강 악화를 적극적으로 막아야 한다. 공권력의 행사 역시 이러한 방향으로 행사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현재 주민들의 상태가 ‘그들의 선택’이라는 입장에 대해서도, “주민들이 저항에 나서는 맥락을 이해해야 하지만, 설사 그들의 선택이라 할지라도 정부는 그들의 건강권을 지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밀양에서 경찰, 헌법과 경찰직무집행법 모두 어겨
주거권, 건강권, 환경권, 평등권 등 기본권의 총체적 박탈 상황

이어 오동석 교수(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와 이정일 변호사(민변 환경위원회)는 밀양 인권침해 상황을 법적인 근거 아래서 살폈다.

“헌법은 모든 국민이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고 있음을 천명하면서,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지고 있음을 명령하고 있다. 한 사람의 주장에 대해서도 국가는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목숨으로 항변하는 수많은 반대를 무시하는 국가는 더 이상 국가가 아니다.” (오동석 교수)

먼저 오동석 교수는 헌법적 관점에서 밀양 주민들의 기본권 박탈의 의미를 설명했다. 그는 밀양 송전탑 공사 강행으로 밀양 주민들은 인간다운 생활공간에서 살 권리인 주거권, 알 권리, 건강권, 환경권, 평등권, 주민자치민주주의, 헌법이 밝히는 ‘적법절차원칙’ 등이 박탈 또는 훼손됐다고 말했다. 또 사업 진행 과정의 문제와 불법성, 폭력적 밀어붙이기는 2차 폭력을 유발하고 있다면서, 집회 및 시위의 자유와 인격권, 신체의 자유 침해 그리고 공력력 행사 과정의 불법성 등의 결과를 낳았다고 설명했다.

오동석 교수는 “밀양 사건은 그동안 한국 사회에서 국가폭력의 작동방식을 총체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라며 “국가는 밀양 주민들로부터 국민으로서의 기본적 인권을 침해하고 국민의 자격을 빼앗음으로서 ‘정치적 난민’으로 만들었다. 또 위헌적 사건이 쌓이고 쌓여 정부는 시민불복종을 넘어 저항권 행사에 직면해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 교수는 정부가 국민에 대한 폭력을 중단하고, 송전탑 사업 자체의 재검토와 대안 마련, 진상조사 등을 통해 인권과 민주주의 관점에서 혁신적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모든 국책사업에 대한 지역 주민의 거부권을 비롯해 주민자치민주주의 보장 방안을 마련해, 더 이상 지방이 서울의 ‘식민지’가 되지 않도록 헌법적 의무를 적극적으로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 인권침해감시단이 활동하고 있는 현장에서도 채증을 하고, 주민을 현장에서 분리하는 경찰 ⓒ정현진 기자

   
▲ ⓒ정현진 기자

이정일 변호사, “모든 기본권 침해 중 가장 심각한 것은 마을 공동체 파괴”
왜곡된 언론보도 문제, 갈등과 폭력 상황에 대한 보도가 70% 차지

끝으로 이정일 변호사는 경찰이 주민들에게 임의동행에 대한 거부권과 미란다원칙을 고지하지 않은 점, 채증시 따라야 할 영장주의 원칙을 따르지 않은 점, 일반교통방해죄 등을 남용해 주민들의 표현, 집회의 자유를 억압한 점, 또 ‘문제를 일으킬 것’이라는 사전 예측에 의한 통행 제한 등을 지적하면서, “밀양 주민들에 대한 경찰 병력은 중립성과 공정성, 소극적 방어의 원칙을 모두 어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정일 변호사는 경찰의 이러한 공무 집행은 형사소송법 200조 5항, 경찰직무집행법 3조와 4조, 전투경찰순경등관리규직 149조 등을 어긴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일방의 대변인이 되어서는 안 되는 경찰이 밀양에서는 ‘한전’의 편에 서 있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면 통행 제한에 관한 경찰관직무집행법 5조와 6조를 보면, 통행 제한이 합당한 경우는 “인명 또는 신체에 위해를 미치거나 재산에 중대한 손해를 끼칠 우려가 있는 사태가 있을 때, 대간첩작전 수행 또는 소요사태의 진압을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상당한 이유가 있을 때, 범죄행위가 목전에 행해지려한다고 인정될 때” 등이다.

또 이정일 변호사는 “다양한 기본권 침해 상황 중에서 가장 핵심은 ‘마을 공동체의 파괴’”라면서, “이 같은 문제를 법률적으로 해결할 방법이 미약한 것은 사실이다. 이는 법적 대응에 앞서 사회적 공론화를 통해 수면 위로 드러내고, 근본적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기 위해서는 이제 정부가 답해야 한다. 이 사업의 시작 단계부터 잘못되었다는 것을 인정할 때, 사회적 합의와 해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류신환 변호사(민변 언론위원회)는 밀양 송전탑 건설 지역의 광범위한 인권 침해에 대한 언론의 보도 태도에 대해서 지적했다. 그는 언론보도의 일반적 대상은 “사건의 현황, 사건의 배경과 원인, 관련자들의 의견, 올바른 해결방법” 등이어야 한다고 설명하며, “그러나 현재 언론 보도는 갈등 대치상황, 폭력 상황을 보도하는 내용이 전체의 70%, 원인과 해결방안에 대한 내용은 15%에 지나지 않는다”며 선정적 보도 행태를 꼬집었다.

류신환 변호사는 “현재 언론 보도는 사건 원인과 배경에 대한 심층보도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반면, 지역이기주의와 ‘외부세력’, ‘종북’ 논란 덧씌우기로 사건을 왜곡하고 있다”면서 “밀양 송전탑 건설에 대한 주요 사실인 주민 건강권 침해, 송전탑 건설 불필요성과 대안, 전력 생산 시스템의 전환 등에 대해 사실관계에 의한 보도를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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