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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과 영성
영혼의 전문가가 되어야 할 선교사황경훈 박사, 이태석 신부 통해 ‘통합적 인간발전’ 위한 선교 방법 제시해
한상봉 기자  |  isu@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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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10.16  12:2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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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석 신부의 선교 사례를 통해 ‘통합적 발전중심 영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가 마련됐다. 우리신학연구소, 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 신앙인아카데미, 카이로스 등이 공동으로 마련한 ‘인문-신학 아카데미’에서 황경훈 박사(가톨릭대 강사)는 고(故) 이태석 신부에 관한 방송과 다큐 <울지마 톤즈>가 가져온 사회적 파장이 “한 선교사의 타인을 위한 거룩한 자기 희생”이라는 정서적 측면만 부각시킬 뿐, 그 선교활동이 갖는 사회적 맥락을 놓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 황경훈 박사
황경훈 박사는 이태석 신부의 선교활동을 ‘통합적 발전중심 선교’라고 이름 붙이면서, 먼저 가톨릭 사회교리에서 ‘인간발전’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설명했다. 교황 바오로 6세의 회칙 <민족들의 발전>에서는 ‘인류 전체의 발전’을 강조하면서, 동시에 모든 인간과 모든 민족이 자신들의 발전에 책임 있는 주체가 되라고 호소한다. 여기서 강조하는 것은 “개인의 인간 전체와 전 인류의 완전한 발전”을 뜻하는 ‘완전한 휴머니즘’이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회칙 <사회적 관심>은 빈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교회가 가진 것을 팔아 내어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이 내용은 교황이 직접 주장한 것이며, 이 같은 내용을 강조한 것은 역대 회칙으로는 ‘처음’ 있는 일이었다.

“교회는 … 단순히 교회의 ‘남은 것’만 가지고 하는 것이 아니라 교회의 ‘요긴한 것’을 갖고서도 하여야 한다. … 먹을 것과 마실 것과 입을 것, 그리고 지붕이 없는 사람에게 그것을 마련하기 위하여 이런 재산들을 파는 일이 의무적인 일이 될 수도 있다.” (31항)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회칙 <진리 안의 사랑>은 세계적인 상호의존성이 폭발적으로 증대한 현 세계화가 “저개발에서 벗어나는 중요 동력이 되어 왔으”(33항)나 진리와 사랑으로 인도되지 않으면 “전례 없는 손실을 야기하고 인류 가족 안에 새로운 분열을 초래할 것”(33항)이라고 말했다.

황경훈 박사는 사회교리가 일관되게 주장하는 것은 ‘인간발전’이 물질적 · 영적 차원에서 통합적으로 발전하는 것임을 전제하면서, 이태석 신부의 선교활동을 이러한 통합적 발전의 본보기로 제시했다.

   
▲ 황경훈 박사는 개종을 목적으로 하는 선교가 아니라 완전한 휴머니즘을 구현할 수 있는 사회 환경 개선과 인간의 영적 · 정서적 측면까지 고려하는 통합적 선교를 강조했다. ⓒ한상봉 기자

의사이자 선교사인 이태석 신부는 “복음화 속도에 불을 붙일 수 있도록 하는 매개체는 바로 인간의 영혼이 아닐까. 왜냐하면 한 인간의 영혼을 사로잡으면 그 인간 전체를 사로잡는 것과 같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여기서 더 나아가 이태석 신부는 “내 주위의 이웃을 위해 드러나지 않게 행하는 작은 희생과 봉사가 이웃들에게 예수님의 모습을 보다 더 쉽게 느끼게 한다”며 직접적인 개종 권유보다는 ‘이웃에 대한 봉사와 희생을 통한 복음화’를 더 높이 평가했다.

“예수를 믿으라고 권유한 적도 없는데 스스로들 어떻게 예수님을 만났는지 너무나도 열심이다. 이들이 말없이 변화되는 모습들을 보면서 그리스도인의 언어는 말이 아니라 행동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본다. … 상대방의 영혼이 우리의 진실한 삶을 통해서, 우리의 진실한 눈빛을 통해서 예수님을 느끼거나 예수님의 모습을 보게 되고, 그것으로 인해 그들의 영혼에 작은 변화의 물결이 일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영혼의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 (이태석, <친구가 되어주실래요?>, 생활성서사, 2012)

황 박사는 이태석 신부의 이러한 선교 태도를 교황 바오로 6세의 권고 <현대의 복음 선교>와 이를 더 구체적으로 계승한 아시아주교회의연합회(FABC)의 문헌에서 강조되는 ‘삶을 통한 증거’라고 강조했다.

“(이웃과) 함께 운명을 공유하고, 모든 고귀하고 선한 것을 위하여 결속하는 모습을 보여준다고 생각해 봅시다. … 그러한 증거는 이미 기쁜 소식을 말없이, 그러나 매우 강력하고 효과적으로 선포하는 것입니다. 복음화는 바로 이렇게 시작됩니다.” (<현대의 복음 선교> 21항)

실제 이태석 신부는 인종 학살로 유명했던 수단 다르푸르의 이슬람 아이들을 만나면서 “가톨릭이니 개신교니 이슬람교니 하며 사람을 종교로 구분 짓는 것이 그들에겐 배부른 소리요 조금은 미안한 소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고 고백했다. 황경훈 박사는 “복음서의 예수가 바리사이들에게 그토록 엄격했던 것은 종교라는 틀에 인간의 자유를 구속시키려 했던 데에 맞서서, 종교는 인간을 더 자유롭게 만드는 해방의 틀이라는 것을 외치기 위험이었다는 것을 이태석 신부는 말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태석 신부는 항상 ‘예수가 지금 여기에 있다면 어떻게 했을까’에서 묻고 대답했다고 한다. “예수님은 그들을 개종시키지 못한다는 것을 뻔히 알고 계심에도 불구하고 분명히 그들과 함께 아파하고 그들을 안아주며 위로해 주실 것”이라는 것이다. 이를 두고 황 박사는 “이 부분은 선교사로서 매우 민감하고 첨예한 문제에 직면해 자신의 인간적 판단이 아니라 예수를 중심에 두고 성찰하려는 이태석 신부의 신앙인으로서의 면면이 생생히 드러나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 이태석 신부의 활동을 담은 다큐 <울지마 톤즈>(2010년작)
이태석 신부는 남수단 톤즈에서 병원과 학교를 세운 데 이어 아이들에게 음악을 가르쳤는데, 이를 두고 황 박사는 “이태석 신부는 그 지역에서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하나씩 계획을 세워 실행했는데, 이 과정을 명령이 아닌 주민들의 동의와 참여를 통해 함께해 나가는 ‘섬김의 리더십’을 발휘했다”고 말했다.

황경훈 박사는 이태석 신부의 선교활동은 자선과 현지의 필요를 넘어서 피선교지 사람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고, 그들이 주체가 되도록 하는 통합적인 선교라고 지적하며 “이태석 신부가 공부시킨 아이들이 다시 톤즈로 돌아가 스스로 이곳의 발전을 위해 일하기 시작할 때 이러한 방식의 선교가 구체적인 결실을 맺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아이들이 엔지니어가 되고, 또 다른 사제가 되어 자기 동족을 위해 일하게 된다면, “진정한 인간발전은 부자들의 식탁에서 떨어지는 빵으로 배를 채우는 상태가 아니라, 부자들과 동등하게 그 자리에 함께하는 ‘평등한 참여’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생생하게 증거할 것”이라고 전했다.

다큐 <울지마 톤즈>에서 이태석 신부는 병원에서든 학교에서든 일하는 주체를 ‘나’라고 부르지 않고 ‘우리’라고 불렀다. 이처럼 자신과 마을 사람들을 동일시했다. 벽돌을 찍으면서 이태석 신부는 이렇게 말한다.

“벽돌을 ‘저희들이’ 다 만들었어요. 시멘트를 사서, 강에서 모래를 날라다가 섞어서 찍었어요.”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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