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 한겨레기자, 제64차 인천시민사회포럼에서 강연

가운데는 사회자 윤인중 인천평화교회 목사.

제64차 인천시민사회포럼이 지난 12월 17일(월) 오후 7시, 인천사랑방(시티은행 인천본점 건물 8층)에서 조현 기자(한겨레신문 종교전문기자)를 초청해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을 주제로 열렸다. 이날 포럼에는 평소보다 많은 30명쯤의 인천지역 시민사회단체 관계자와 시민들이 참석해 영성에 관한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다음은 조 기자의 강연 요지이다.

수행은 두 개의 다리를 건너는 것이다. 첫 번째 다리는 나를 제대로 아는 것이다. 나는 그 동안 나 자신에 대해 알려고 노력해 왔지만 아직 잘 모르겠다. 에니어그램, MBTI, 체질, 사주 등 자신에 대해 알 수 있는 건 다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자신에 대해 알려면 결국 나 자신도 결국 ‘내가 가장 애착하는 타자’라는 걸 깨달아야 한다. 나는 내 자신을 타자화하는 방법으로 나 자신을 강아지로 생각한다. 조현이란 강아지가 어떤 걸 해줄 때 꼬리를 흔들며 좋아하는지, 어떤 걸 해줄 때 으르렁거리면서 화를 내는지를 아는 게 중요하다. <의식혁명>을 쓴 호킨스가 주관하는 프로그램에 참석한 적이 있는데, 강의가 끝나자마자 나가서 담배를 피우고 콜라를 마시곤 했다. 높은 의식을 가진 분이 왜 그러시냐는 내 질문에 호킨스라는 강아지는 담배와 콜라를 좋아하기 때문에 가끔씩 주어야 한다고 답했다. 싱가폴 사르보다야운동의 창시자 아리 박사도 집에 돌아오면 옷을 벗고 거울 앞에서 자신을 칭찬해준다고 한다. 강아지는 어느 정도 만족해야 조용해진다. 나 자신이 충분히 만족해야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

두 번째 다리는 자기가 쓴 탈을 벗는 것이다. 자신에게서 벗어나는 것이다. 습관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그러려면 100일, 1000일 정도는 하나의 목표를 추구해야 한다. 너무 큰 목표가 아니라 작은 목표를 세우고 꾸준히 해보는 것다. 이를테면 집 안에 문제가 있으면 1000일 동안 집에 들어가서 무조건 10분 동안 웃는다는 목표를 세우고 실천해보는 거다. 1001일째는 다 뒤엎어도 1000일 동안은 그렇게 하는 거다.

틱낫한 스님을 만났을 때 ‘사람이 수행해도 안 변하는 게 아니냐?’고 질문했더니 ‘왜 변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 조금만 변해도 변한 거다.’라고 답해 깨달은 바가 컸다. 핸드폰 새 모델이 나오지만 다 같고 1%만 다른 거다. 0.1%가 변해도 변한 것이고, 그 실마리가 중요하다. 단번에 자기 자신과 세상을 바꾸려고 하기 때문에 자신을 들볶는 거다.

강연 뒤에는 질의 응답이 이어졌는데, 오늘날 시민사회운동에 대한 평가를 묻는 질문에 대해 조현 기자는 흥이 나서 하는 바람운동이 되어야 한다고 충고했다. 교회나 성당에 가서 봉사하듯이 시민사회운동에 참여해 봉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생명평화 탁발순례처럼 누구나 편하게 참여할 수 있는 운동 방식도 있어야 하고, 문규현 신부와 수경 스님처럼 과연 우리가 누구인지 생각하며 자벌레처럼 기는 오체투지도 필요하다고 했다.

박영대/ 우리신학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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