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원기 교수 등 탈핵희망도보순례단, 삼척에서 서울까지 대장정 마무리

▲ 7일 오후 3시 서울 광화문광장 이순신 동상 앞에서 탈핵희망도보순례단이 기자회견을 열었다. ⓒ문양효숙 기자

탈핵희망도보순례단(이하 도보순례단)이 강원도 삼척을 출발한지 24일 만인 7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 도착했다. 성원기 교수(강원대학교 삼척캠퍼스)를 단장으로 하는 도보순례단은 6월부터 두 차례에 걸쳐 부산 고리원자력발전소에서 삼척까지 도보순례를 진행했으며, 세 번째인 이번 순례로 전체 일정을 마무리했다.

도보순례단은 오후 3시 핵없는사회를위한공동행동과 함께 광화문광장 이순신 동상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삼척과 영덕의 신규 핵발전소 건설 계획을 즉각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삼척핵발전소반대투쟁위원회 상임대표 박홍표 신부(원주교구)는 “전기는 눈물을 타고 흐른다. 이 도시에 사는 분들은 눈물을 흘리는 밀양, 고리, 삼척, 영덕 주민들의 아픔을 이해하고 연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신부는 “우리가 이곳 서울까지 온 것은 지방에서 아무리 외쳐도 정부가 듣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이제 우리가 할 수 있는 방법은 고행과 눈물, 기도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서 박 신부는 “미래 세대의 아이들이 핵발전소 없는 나라에서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하는 게 어른들의 의무”라고 강조하고 “우리가 염원하는 것은 핵 없는 삼척, 핵 없는 국가다. 삼척에 핵발전소를 건설하려면 먼저 주민투표를 실시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박홍표 신부는 “핵에 반대하는 것은 다음 세대를 위한 어른들의 의무”라고 말했다. ⓒ문양효숙 기자

성원기 교수는 “천주교 신자로서 기도하는 마음으로 부산 고리부터 서울까지 걸었다”고 말했다. 성 교수는 자신이 성당이 아니라 고리 원전으로 간 것은 “현장이 가장 좋은 기도처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혼자 고리 원전을 걸으며 주민들의 불안에 떠는 모습을 보았다. 주민들은 ‘그렇게 안전하면 청와대 앞에, 여의도에 지으라’며 분노했다”고 전했다. 성 교수는 또 “우리 당대의 편안함이 그렇게 중요한가” 반문하며 “핵발전소는 후손을 외면하는 죄악이다. 신규 핵발전소를 더 이상 짓지 말라”고 말했다.

도보순례단은 핵없는사회를위한공동행동과 공동으로 발표한 성명서에서 “세계적인 탈핵 흐름과 정반대로 현 정부는 핵 발전 비중을 2030년까지 59%로 2배나 늘이려 한다”고 비판하면서 “삼척, 영덕에 지정된 신규 핵발전소 예정구역고시를 즉각 취소하라”고 촉구했다.

순례 마지막 날이었던 이날은 삼척핵발전소반대투쟁위원회 소속 주민들뿐 아니라 인헌고등학교 학생과 교사, 원전반대 동아리인 태양의 학교 학생과 교사를 비롯해 시민 100여 명이 아차산 영화사부터 광화문까지 함께 걸으며 탈핵을 염원했다. 지난 한 달간 각 구간에서는 뜻을 함께하는 사제와 수도자를 비롯해 지역 환경단체, 노동단체, 시민들이 순례에 동참했다.

도보순례단은 지난 석 달간 세 차례에 걸쳐 순례를 진행했다. 6월 6일부터 5일간 부산에서 포항까지 105㎞, 6월 28일부터 7월 9일까지는 포항에서 삼척까지 220㎞, 그리고 3차인 이번 순례에는 8월 15일부터 9월 7일까지 삼척을 출발해 서울까지 약 400㎞를 걸었다.

▲ 탈핵희망도보순례단이 세 차례에 걸친 대장정을 마무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문양효숙 기자

▲ 도보순례 마지막 날, 교사와 학생, 시민들이 아차산에서 광화문까지 순례에 함께했다. ⓒ문양효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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