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삼두의 정주일기]

 

굽이돌던 바람도
마른 잎새 데리고 쉴 곳을 찾네.

대숲은 변성기의 허스키 보이스
철없는 개울물은 아직도 젖은 고음인데,

땀 흘렸던 이마에 패인
몰랐던 주름

고맙단 말, 사랑한단 말
간신히 건네고는 눈치를 보았네.
 

 
 

하삼두 (스테파노)
경남 남해에서 태어나 동아대학교, 홍익대학교 대학원에서 동양화를 전공했고, 현재 밀양의 산골에 살며 문인화와 전례미술을 연구하고 있다. 그동안 성당과 수도원, 기타 교회관련시설에서 미술작업을 했다. <그렇게 말을 걸어올 때까지> <지금여기> 등 명상그림집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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