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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진 기자

정토회 본관 지하 식당에서 밥을 비운 그릇들이 설거지를 기다리고 있다.

이곳에서 밥을 먹을 때는, 먹을 만큼만 접시에 덜어서 이 밥이 나에게 오기까지 정성을 보탠 손들을 생각하며 꼭꼭 씹어 먹는다. 접시에 약간의 물을 붓고, 미리 남겨둔 김치 한 쪽으로 접시에 남은 밥알 한 톨, 고춧가루 한 점까지 먹어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 설거지는 쌀뜨물이나 야채 삶은 물에 한 번, 맹물에 두 번, 세 동이의 물이면 충분하다.

나에게 왔던 빈 그릇은 다시 빈 그릇으로. 오늘 이곳에서 남기지 않은 음식은 지구 저편의 빈 그릇을 채울 것이다.

(8월 14일, 서울 서초구 정토회 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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