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교회 소식]


슬레만, 인도네시아 (UCAN) - 평화 및 국제 화합 분야에서 2008년 라몬 막사이상을 탄 이슬람인 학자 아마드 샤피 마리프(73)는 가톨릭 지식인들에게 충실한 자기비판을 계속하라고 주문했다.

마리프는 11월 22일 욕야카르타에서 열린 전국 세미나에서 인도네시아 가톨릭 지식인협회(ISKA) 회원 200여 명에게 “자발적으로 자기비판을 하는 것은 성숙과 신중함의 표지”라고 말했다.

세미나에서는 1990년대 이래 가톨릭 지도자들, 평신도뿐만 아니라 성직자와 수도자의 정직성이 급격히 하락했으며 적지 않은 가톨릭 지도자가 도덕적, 법적 규범을 어겼다고 지적했다.

국립 욕야카르타대학 역사 교수인 마리프는 오늘날 많은 세력이 정치와 폭력에 의지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인도네시아 사회에 자기비판이 특히 중요하다고 단언했다.

그는 자기비판의 덕성을 기름으로써 인도네시아는 공동선은 도외시하는 반면 기회주의만 조장하는 “문화적 병폐”에서 빠져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리프는 자기가 자주 이슬람인을 비판해서 어떤 이슬람인은 이 때문에 화를 내기도 한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에서 두 번째로 큰 이슬람 조직인 무함마디야(Muhammadiyah) 전 의장인 그는 1923년 가톨릭당을 창당한 이그나티우스 조셉 카시모 헨드로와효노(1900-86)를 예로 들었다. 마리프는 “그는 항상 상식과 양심으로 싸웠다”고 말하고 또한 공동선의 철학을 그의 마음에 늘 품고 있었다고 기억했다.

이 세미나는 ISKA가 창립 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가톨릭 정치: 공동선을 위한 정치”라는 주제로 욕야카르타에 있는 예수회의 사나타 다르마 대학에서 열었다. 욕야카르타는 자카르타 동남쪽 430km에 있다.

마리프외에도 이 대학 대학원 교수인 예수회 그레고리우스 부디 수바나르 신부, 인도네시아 민주투쟁당 아리아 비마 의원, 자카르타에 있는 일간지 <콤파스>의 스타니슬라우스 술라르토 부발행인이 강사로 나섰다.

이들은 선교 관점에서 본 가톨릭 정치의 역할, 인도네시아에서의 정치적 실천, 가톨릭 운동에 있어 대중매체의 역할을 각각 발표했다.

50주년 기념행사는 11월 21일 저녁 욕야카르타 북쪽 35km에 있는 문틸란의 선교 박물관에서 감사미사로 시작됐다. 스마랑대교구 총대리 피우스 리아나 프라브디 신부가 미사를 집전했다. 그는 ISKA 회원들에게 이 단체 이름에 “가톨릭”이라는 낱말이 들어갔기에 회원들은 “이 사회에 밝은 미래를 실현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고 상기시켰다.

미사에 이어, “가톨릭 정치: 공동선을 위한 정치”라는 제목의 268쪽짜리 책이 헌정됐다. 이 책은 대부분 ISKA 출신인 주교, 학자, 문화전문가, 연구자의 글로 채워졌다.

미사 뒤에 ISKA의 파울루스 할리는 UCAN통신에 과거에는 자기 단체가 적극적으로 정치운동에 매진했지만 지금은 가톨릭 지식인 활동을 촉진하는 구실을 주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불의, 사회적 격차, 폭력, 위법 행위와 같이 불거지는 문제에 대해 우리의 생각을 모아서 입장을 제시한다. 우리는 주로 우리 단체 회원이 논문을 써서 의견을 개진한다”고 설명했다.

왜 선교 박물관에서 50주년 행사를 열었냐는 질문에 할리는 “우리 회원들이 이 장소에서 시작된 가톨릭 정신에 감화를 받기를 바라기 때문”이라고 대답했다.

네델란드인 프란스 반 리트 신부(예수회)가 문틸란의 칼리바왕 마을에 있는 센당소노에서 1904년 12월 14일 171명의 자와인 마을사람들에게 세례를 줌으로써 자와에서 가톨릭 교회를 전파하는 데 초석을 놓았다.

할리는 “우리 회원이 반 리트 신부가 가톨릭의 노력을 결집하기 위해 만든 선언, 곧 ‘교육, 보건, 봉사 그리고 다른 일에서 좋은 것이면 무엇이든 하라 그리고 선행을 보여라’는 것을 기억하기를 바란다”고 설명했다.

ISKA는 1958년 5월 22일 자카르타에서 창립됐으며 현재 50지부와 전국에 걸쳐 수백 명의 회원이 있다.

(출처) 아시아가톨릭뉴스 Ucanews 2008-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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