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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들도 고해성사를 하나요?[교회상식 속풀이 - 박종인]

지난주 속풀이 끝에 또 흘린 문제의 답은, 마찬가지로 혼인무효판정을 받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결혼 당시 부부 둘 다 비신자였다고 해도, 결혼 후 세례를 받고 신자가 되었을 때는 성사로 맺어진 부부가 되기 때문입니다. 즉, 혼인성사(혼배성사)를 통해 부부가 된 경우와 마찬가지가 됩니다.

부부는 함께 살아가야 하는 의미를 끊임없이 찾아야 하는 분들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같이 살아야할 의미를 더 이상 찾아내지 못할 때, 우리는 부끄러워하기보다는 그 현실을 똑바로 대면하고, 신앙을 지키며 살 수 있는 다른 길을 찾아야 합니다. 기운내세요.

지난주에는 유용한 것이었음에도, 그것이 썩 기분 좋은 속풀이였던 것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오늘은 좀 다른 질문을 다뤄보겠습니다. 사제들도 고해성사(고백성사)를 하는지 어떤 학생이 물어본 적이 있습니다.

물론이지요. 사제들도 사람인데 어찌 허물없이 살아가겠습니까? 사제들도 사제들끼리 고해성사를 합니다. 그리고… 대부분 신자 분들이 늘 어려움을 토로하듯이 자주 고백을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고백해야 하는 게 즐겁지 않은 것은 마찬가지라 고백합니다.

고백이 즐겁고 쉬운 일이면, 죄를 함부로 짓고도 행복해하는 일이 벌어질지 모릅니다. 그러니 고해성사는 일단 심적으로 쉬운 일이 아니어야 하겠죠? 그런데도 영적인 이득을 위해 고해성사를 가능한 한 자주 하라는 가르침은 무슨 의미일까요?

고해소(고백소)에 와서 고해성사에 대한 부담에 대해 말씀하시는 분들이 종종 계십니다. 맞습니다. 저도 부담인데 신자 분들은 오죽하실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드리는 말씀은, 고해성사는 우리가 각자의 삶을 성찰하게끔 해주는 제도적 장치라는 점입니다. 그리고 실제로 마음에 담고 살아가기 힘든 이야기를 고해소에서 할 수 있으니 일종의 상담창구이기도 하다는 것입니다.

면담식 고해성사가 좋다고 하시는 분들은 꼭 잘못에 대해서만 말씀하시지 않습니다. 일상을 살아가면서 느끼는 희로애락에 대해서도 잔잔히 나눠주시곤 합니다. 사실 우리는 일상의 대부분을 그냥 성찰 없이 흘려보내며 살아갑니다. ‘도대체 내가 뭘 하며 사는 거지?’ 하는 질문에 답을 하려고 기억을 더듬고, 이때 깨달은 것을 가지고 고해소에 찾아간다면, 고백이 없는 죄를 만들어가야 하는 어리석은 행위로 비치지 않을 겁니다. 마음의 부담도 훨씬 덜할 것이고요.

고해소는 나약한 인간인 사제에게 양심을 털어놓는 곳이 아니라, 하느님과 교회 공동체의 대리자인 사제와 함께, 한 개인이 하느님을 얼마나 사랑했는가, 하느님을 얼마나 잘 느끼고 살았는가, 하느님과 얼마나 멀리 있었는가를 점검해 보는 자리라 할 수 있습니다. 무엇이 나를 생기 있게 했고, 무엇이 나를 무기력하게 만들었는지를 이야기해 보는 곳입니다.

하느님께서는 고해소를 향해 발길을 돌리는 모든 이들을, 그들이 발길을 돌리려고 결심한 그 순간부터 용서하시려고 기다리신다는 것을 믿으시기 바랍니다.


   
 
박종인 신부 (요한)
예수회. 청소년사목 담당.
“노는 게 일”이라고 믿고 살아간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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