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일 [밝아오는 아침에] 프란치스코의 생애를 결정지은 덕목 하나를 든다면, 다른 모든 덕목들을 이끌어낸 ‘겸손’(humility)이 그것이다. 사람들 눈에는 그가 성자로 보였겠지만, 본인이 보기에는 여전히 죄인이었다. 바로 이 확신 위에서 그의 영적 성숙이 이루어졌다. 하느님의 아들이 우리에게 말과 모범으로 겸손을 가르치고자 아버지 옆자리를 버리고 우리
[밝아오는 아침에] 자신을 모든 피조물의 형제로 여기는 프란치스코가 하느님의 형상으로 지음 받은 사람들을 더욱 깊이 사랑한 것은 조금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인간 영혼의 구원보다 더 중요한 일이 그에겐 없었다. 이점에서 그는 인간을 구원코자 십자가에 달리신 그리스도를 특별한 방식으로 닮았다.인간을 구원하기 위하여 힘써 기도하고 지칠 줄 모르고 설교하면서 끝없
[밝아오는 아침에] 프란치스코는 이 세상을 잠시 동안의 유배지로 생각하여 늘 떠나고 싶어 했다. 그러나 그의 눈에 이 세상은 위험한 곳이기도 하지만, 창조주의 선하심을 보여주는 빛나는 상(image)이기도 하였다.그는 예술(art)에서 예술가(the Artist)를 보았다. 만들어진 모든 것에서 만든 이(the Maker)를 보았다. 하느님의 작품들을 즐겼
[밝아오는 아침에]프란치스코는 영혼의 희열을 맛보는 것이 유혹에 대한 최선의 방어라고 굳게 믿었다. “영혼한테서 희열을 훔칠 때 악마는 기뻐합니다. 영혼이 기뻐할 때 악마는 힘을 못 쓰지요.그런 까닭에 틈만 나면 영혼 안에 의심과 불화의 씨를 뿌리려고 하는 거예요. 악마는 기쁨이 충만한 영혼 안으로 들어오지 못합니다. 그러나 낙심하고 슬퍼하고 침울할 때 우
[밝아 오는 아침에]프란치스코는 정규교육을 받지 못했다.그에게 있는 것은 선물로 받은 신성한 지혜였고그 지혜가 그로 하여금 성경을 깊이 꿰뚫어 보게 하였다.그는 신앙의 심오한 신비 속으로쉽게 들어갈 수 있는 영성의 천재였다.학자들의 지식은겉으로 드러나는 현상의 차원에 머물러 있다.프란치스코의 영적 지식은 그를 신비 자체 속으로 들어가게 했다.그가 성경 구절
[밝아 오는 아침에] 프란치스코에게 기도는 자양분이었고,기도하는 시간은 평화와 고요의 시간이었다.기도를 방해받으면 속으로 크게 화를 냈고,아주 작은 잘못이라도 곧장 그 자리에서 자백해야만 했다.실제로, 마음을 모으지 못하게 하는 물건은,그것이 무엇이든,눈에 띄지 않는 곳에 치워 버렸다.예컨대 어느 날 그는,자기가 만든 작은 항아리를 자꾸 들여다보는 자신을
[밝아 오는 아침에]프란치스코는 항상 기도하였다.늘 깨어 있어서 현존하시는 하느님을 의식하게 해달라고,하늘과 땅 사이의 장벽을 허물게 해달라고.그는 몸과 마음을 다하여 그리스도를 갈망하였고영혼뿐만 아니라 육신으로도 오직 그분께 자기를 의탁하였다.이를 위하여 그는 쉬지 않고 기도하였다.가난한 이들을 상대할 때에도 기도를 “끝”내지 않았고,잠시 중단했다가 다시
[밝아 오는 아침에] 가난한 이들을 향한 프란치스코의 긍휼을누가 무슨 말로 설명할 것인가?그에게는, 진실로, 타고난 친절이 있었다.그러나 주님의 은총이 그것을 두 배로 키웠다.그의 가난한 영혼은 가난한 이들을 뿌리칠 수 없었고,가진 것이 없어서 적선할 수 없을 때에도그들에게 애정을 보여 주었다.궁핍한 사람을 볼 때 그는 그리스도를 보았고,가난한 이들의 헐벗
[밝아 오는 아침에] 가끔 부잣집 식탁에 초대 받았을 때 프란치스코는먼저 가난한 이들의 집을 차례로 방문하여 탁발하고 나서 그 초대에 응하곤 했다.그러는 이유를 묻는 사람에게 그가 대답하였다."내가 유산으로 받은 것은 영원한 하느님 나라요.있다가 사라질 세상의 부(富)를 위하여 그것을 희생시킬 수는 없는 일이지요.우리를 그 나라의 상속자요 왕으로 만드는
[밝아 오는 아침에] 안락한 삶을 원하는 동료들에게 프란치스코는 말했다.“영의 맛을 잃을 때 살과 피의 욕구가 우리를 사로잡게 마련이오.영이 만족을 모른다면 육의 욕구 말고 무엇이 우리에게 남겠소?짐승의 욕구가 우리 삶을 채우는 필수적인 요소가 되고,육신의 욕심이 양심을 대신할 것이오.”반드시 필요하다고 스스로 생각하는 것들에 대하여정말 그런지 우리는 신중
[밝아 오는 아침에] 부활절이었다.동료들이 깨끗한 보자기와 유리잔으로 다른 날보다 우아한 식탁을 차렸다.움집에서 나온 프란치스코는 사치스런 식탁을 보고 기분이 상했다.발길을 돌려, 가난한 사람의 모자를 빌려 쓰고그의 지팡이를 짚고 문밖에 서서 식사가 시작되기를 기다렸다.동료들이 음식을 먹기 시작했을 때 그가 문밖에서 크게 소리질렀다.“하느님의 자비로 불쌍한
[밝아 오는 아침에] 한때 의사가 매일 프란치스코를 방문하여 그 눈을 치료한 적이 있었다.어느 날, 프란치스코가 동료들에게 말했다.“의사를 저녁 식사에 초대하여 좋은 음식으로 대접합시다.”한 형제가 말했다.“어떻게 그럴 수 있겠어요? 우리에겐 그를 대접할 만한 음식이 없습니다.”프란치스코가 말했다.“내가 하자는 대로 하시오.”그들이 주고받는 소리를 어깨 너
[밝아 오는 아침에]기도 중에 큰 위로를 받은 프란치스코는기도 처소에서 돌아와 동료들을 불러 모으고,앞으로 있을 일에 대하여 말해 주었다.“형제들이여, 우리에게 이미 주신 선물에 대하여믿음과 헌신으로 감사드려야 하겠습니다.또한 우리는 다가오는 날들을 준비해야 합니다.”그는 하느님 나라에 관하여 여러 이야기를 들려주었다.“그대들은 세상이 귀하게 여기는 가치들
[밝아 오는 아침에] 하루는 프란치스코가주님이 자기에게 베푸신 감미로운 자비를 생각하고 있을 때,자기와 자기 동료들의 미래가 어찌될지를주님이 보여 주신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떠올랐다.그래서 그는 평소에 하던 대로 조용히 기도 드릴 장소를 찾아그곳에서 오랜 시간을 보냈다.그는 두려움으로 몸을 떨면서 온 땅의 주인이신 주님 앞에 섰다.그리고 번민하는 영혼 깊은
[밝아 오는 아침에]프란치스코의 생애는 많은 기적들로 두드러져 보인다.형제와 자매들의 마음을 꿰뚫어 보고앞일을 예언하고그 밖에 여러 가지 비범한 축복과 은사들을 보여 주었다.그 모든 것이 실은 하나도 놀랄 일이 아니다.프란치스코의 영혼은 세속의 관심사로 어둡지 않았다.육체의 쾌락은 잘 통제되었고,그의 마음은 마음껏 날아다녔다.‘말씀’이 그의 말에 빛과 생명
[밝아 오는 아침에] 젊은 베르나르도가 질문을 품고서프란치스코를 찾아왔다.“어떤 사람이 오랜 세월 너그러운 주인으로부터많은 선물을 받았는데, 더이상 간직하고 싶지 않다면그 사람이 그것들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프란치스코가 대답하였다.“그것들을 주인에게 돌려주면 되겠지.”베르나르도가 말했다.“저한테 있는 모든 것이 하느님께서 주신 겁니다.말씀하신 대로, 그
[밝아 오는 아침에]하느님이 지으신 것들에 대한 프란치스코의 사랑이,온갖 피조물에서 창조주의 지혜와 능력과선하심을 알아보는 그의 기쁨이얼마나 컸는지를 묘사하기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바로 이 기쁨으로 그는 해와 달을 보았고밤하늘 찬란한 별들을 응시하였다.작은 벌레들한테서도 창조주를 보았고그래서 그것들이 밟혀 죽지 않도록안전한 장소로 옮겨 주었다.겨울에는 벌
[밝아 오는 아침에] 프란치스코는 가난한 자들의 아버지였다.한번은 그의 제자 하나가구걸하는 가난한 사람에게 말했다.“그대가 가난한 척하는 부자인지 아닌지,그것을 내가 어찌 알겠는가?”이 말에 가난한 사람은 상심하였고프란치스코는 크게 화를 내며 제자를 꾸짖어,그 가난한 사람 앞에서 옷을 벗고발에 입맞추며 용서를 빌라고 명하였다.프란치스코는 자주 말하였다.“누
[밝아오는 아침에] 사도 바오로가 가르친 대로 프란치스코는자기 자신만을 위해서가 아니고, 다른 이들의 구원에도움이 되리라고 여겨지는 것을 힘써 구하였다.무엇보다도, 혼자서 그리스도와 함께 있기를 갈망하였다.자신의 고요한 마음을 어지럽힐 수 있는이 세상으로부터 자유롭기를 갈망한 것이다.혼자서 하느님과 함께 있기를 방해받지 않으려고세상의 모든 자극에 스스로 귀
[밝아 오는 아침에] 어느 날 프란치스코 일행이 골짜기를 지나는데거기 온갖 새들이 모여 있었다.그들을 본 프란치스코는 일행을 떠나자기를 기다리고 있는 새들에게로 달려갔다.새들은 평상시처럼 날갯짓을 하는 대신조용히 나뭇가지에 앉아 그의 말을 들었다.“동무들아, 너희는 마땅히너희를 지으신 창조주를 사랑하고 찬미해야 한다.그분은 너희에게 깃털로 옷을 입히시고날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