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한국교회가 직면한 상황들을 고려할 때 나아가야 할 방향을 대략 여섯 가지로 정리해보았다. 먼저, 한국교회가 신앙의 눈으로 볼 때 위기인데 이를 위기로 보지 못하는 것이 진정 위기의 징후이니 위기에 대한 예민한 감각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위기에 대해 예민한 감각을 가지려면 그동안 익숙해있던 삶의 방식부터 바꿔야 한다. 그 가운데서도 가장 급선무
오월이 본격적으로 들어서면 멀리 보이는 산이 겨우내 웅크리던 허리를 펴고 처음엔 아주 연한 연두색으로 보인다. 내가 지구에 살면서 가장 행복할 때가 지금이다. 왜냐하면 이 찬란한 오월에 울 엄마는 나를 낳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보릿고개를 막 넘어 갈 때라 엄마는 미역국도 제대로 못 잡수셨단다. 그러고 보니 울 집에서 조금만 걸어서 가면 청보리가 한참 바람
사람, 인류, 우주의 기본모순은 부자와 가난뱅이, 부(富)와 가난, 부자나라들과 가난뱅이 나라들, 마천루(摩天樓) 안에서 거들먹거리는 사람들과 날마다 굶주림과 영양실조로 죽임을 당하는 10만∼15만 명 사람들이 공존한다는 사실이라고 하더라. 그런 기본모순을 극복하는 길은 부자와 가난뱅이를 없애가고, 부(富)와 가난이라는 개념 자체를 없애가고, 부자나
장면정권에 유착된 교회의 위기 1960년대는 한국교회 뿐만 아니라 세계 가톨릭교회가 격동의 시대를 맞이하는 중요한 시기로 포착된다. 적극적 반공주의자였던 비오 12세 교황의 영향으로 교회 보수화의 절정을 이루며 가톨릭교회가 자신의 정치적 영향력을 확장하기 위해 전력투구하던 시대를 넘어서서 현대사회에 대한 사목적 대안을 획기적으로 마련하려던 요한 23세 교황
버스터미널에 도착해보니 서울행 차표가 서너 시간 이내에는 모두 매진되어 있었다. 낭패였다. 대학입학 원서접수 마감시간을 넘길 위기에 처한 것이다. 광주에서 대학을 갓 졸업한 오빠가 광주로 가기 위해 같이 터미널에 왔다가 그 위기를 같이 맞았다. 오빠는 조금도 주저함 없이 서울 차비의 두 배가 되는 지폐를 주머니에서 꺼내 오빠의 광주행 버스표 밑에 끼워 서울
2010년 인권영화제가 제15주년을 맞이했다. 1996년 ‘영화 속의 인권, 인권속의 영화’라는 주제로 영화제가 시작되었다. 인권영화제는 3년째 거리 상영을 하고 있는데, 올 영화제는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5월 27일부터 30일까지 4일 동안 진행된다. 누구든 자유롭게 생각하고 느끼고 상상할 자유, 인쇄물․영상 등으
새벽 5시 어제 피곤해서 더 자고 싶었지만 화분에 물 준다고 모두 일어났다. 우리보다 꽃이 더 소중하고 나무를 더 소중하게 여기는 이곳 관리자들의 모습에 화가 났다. 지나가던 사목회 임원은 우리가 이슬을 피하려고 펴놓은 파라솔을 보고 뭐라고 하고 간다. 우리가 하는 일이 어떤 일인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우리가 여기 있다는 것이 그들에게 불편한 것이다. 세상
이 땅의 참사람이셨던 당신을 사랑합니다. 그리고 영원히 기억하고 싶습니다. 노래쟁이 김정식 아침노래 김정식 사/곡/노래 차가운 어둠을 뚫고 떠오는 햇님을 보라 거친 물결 피하지 않고 뜨겁게 타오르니 그 아픔 헛되지 않아 마침내 새 날이 오면 가슴 열고 큰 기쁨으로 아침을 맞으리
1. 교회여 내 아픔을 알아다오! 이틀간 내리던 비가 그쳐서 기도처를 ‘들머리’로 옮겼고 잠자리도 거기에 마련했습니다. 가로등이 꺼지기를 기다렸다가 누우니 열한시가 넘었습니다. 습하고 차가운 바람이 불어와서 걱정했는데 고맙게도 금방 잠에 빠졌습니다. 그런데 얼마나 흘렀을까. 누군가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있었습니다. 눈을 떠보니 아직도
구치소에 온 지도 다섯 달이 넘었습니다. 형이 확정되고, 이 안에서 처음 맡았던 일은 '사동소지'였습니다. 제가 있는 구치소에는 총 10개 동이 있는데, 이들 중 한 사동을 맡아 방에 갇힌 재소자들에게 배식하고 잔심부름을 돕는 게 사동소지의 일입니다. 사동소지로 넉 달 정도를 일하고 한 달 전쯤부터는 ‘구내청소부’로 일하고 있습니다
5월 19일 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은 "천안함 침몰 순간의 TOD 동영상을 국방부가 숨기고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정희 의원은 3월29일, 합참 작전참모부·정보작전처 관계자들이 침몰 동영상 본 것 확인되었으며, 사건 현장의 CCTV 기록처럼 이 사건 해결열쇠는 TOD 동영상에 담겨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결국 이정희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자신의 마음을 자신의 정신을 자신의 영성을 하얀 도화지 위에 색감으로 펼쳐보고 싶어서다. 그보다도 실은 하느님을 그리고 싶어서다. 보이지 않는 자신의 내면의 세계를 눈앞에 그리며 하느님을 닮아가는 그림으로 점차 변화되어 가는 것을 본다는 것은 멋진 일이다. 선을 긋고 밑그림을 그리고 붓 터치를 하기까지 진도가 나갔다. 공부하기를 취
천안함 침몰 원인이 북한 소행이라는 정부발표가, 만에 하나, 참말일 경우를 상정하신다면, 아래, ‘손문상의 그림’을 보세요. 그러나, 만에 하나, 그 발표가 거짓말이라면, 그것은 남북의 평화공존과 평화통일을 결정적으로 가로막는, 천만 번 사형 받아 마땅할, 천인공노할 민족반역죄다.
아침 6시 모두 일어났다. 어제 밤비가 내리고 바람이 불어서 모두들 침낭 속에 폭 들어가서 잤다. 추운 줄 모르고 자다가 아침에 일어나니 안개가 자욱하다. 그리곤 모두가 하는 말. "오늘은 이제 들머리 계단에서 자야 되네!!" 몸을 씻고 나서 들머리 계단에 남아 있는 물기가 마를 때까지 기다렸다. 명동 성당 입구 쪽에서 큰소리가 들려서 가
지난 5월 10일 엄기호 연구위원의 특강 “용산, 제주에서 4대강까지…왜 다시 종교인가? - 속물들의 시대에서 가톨릭운동의 가능성을 모색한다”를 들었다(강의 개요는 www.catholicnews.co.kr에서 볼 수 있다. 고동주, “넘쳐나는 속물들, 왜 성직자 운동만 확대되는가?&rdquo
제주 해군기지 건설사업 등에 분명한 반대의 입장을 표명하고 활동해온 천주교 제주교구에서 6.2지방선거를 앞두고 이번엔 평신도들이 중심이 되어 환경과 민주주의, 공동선에 맞는 후보를 지지한다는 선언문을 발표했다. 천주교 제주교구 평신도사도직협의회(이하 제주 평협)는 지난 16일자 교구주보를 통해 '지방선거에 임하는 천주교 제주교구 평신도의 다짐'을 발표하
5.18민중항쟁 30주년을 기념해 광주항쟁에 대한 '기억(Anamnesis)과 증거(Martyria)'를 주제로 한 학술발표회가 지난 5월 17일 오후 2시부터 광주가톨릭대학교에서 개최되었다. 이번 발표회는 천주교 광주대교구 정의평화위원화와 광주가톨릭대학교 신학연구소 주최로 열렸다.발표회에 앞서 정평위 위원장인 김재학 신부는 "한 세대를 뛰어
신부님들께 소식 전합니다. 비를 맞으며 명동성당 ‘들머리’에서 둘째 날 미사를 올렸습니다. 광주민중항쟁 30주년이 되는 날이라서 하염없이 쏟아지는 비에서 시절의 비애를 느꼈습니다. 어제 미사 후 “어서 나가라!”는 명동성당 평협회장과 그 일행들의 무례하고 거친 언행을 보며 괴이하기는 하나 나름 평신도사도직이 활성화
공동집전 신부님들 ▶ 주례 : 이영선(광주교구 노안성당) ▶ 강론 : 진우섭(광주교구 인덕성당) ▶ 서울교구 안충석, 전종훈, 이강서, 이영우, 조해붕 ▶ 광주교구 이영선, 변찬석, 고근석, 진우섭, 유기영▶ 인천교구 김종성, 이용옥, 장동훈 ▶ 전주교구 문정현, 송년홍, 김회인 ▶ 부산교구 김인한, 김태균 ▶ 원주교구 고정배 ▶ 예수회 김성환 한사람의 독
▲영상출처/천주교서울대교구 환경사목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