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많은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살아간다. 늘 보기도 하고 가끔 보기도 하지만 어쨌든 넓게 일상을 같이하는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는데, 그들이 언제나 우리 곁에 있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라디오 스타〉는 너무 익숙해 소홀하게 여기지만 우리 곁의 소중한 사람들에 대한 잔잔한 이야기다. 왕년에 가수왕까지 했던 최곤(박중훈 분), 한때는 잘나가는 가수였지만,
그녀의 이름으로 봉헌된 대성당에서 열려 콜카타의 복자 데레사 수녀 탄생 100주년을 맞아 1년간 이어지는 기념행사가 지난 8월 23일 인도 동부 바루이푸르에 있는 원죄없으신 성모와 콜카타의 복자 데레사 대성당에서 시작했다. 이 대성당에서 기념행사를 시작한 것은 세계에서 이곳이 데레사 수녀의 이름으로 봉헌된 유일한 성당이기 때문이다. 1968년부터 데레사 수
고향을 생각하면 어릴적 보았던 핏빛 노을이 먼저 떠오른다. 황혼 무렵의 붉은 바다와 마을은 인간의 언어가 참으로 보잘 것 없는 것임을 일깨워주었다. 검푸른 바다와 구멍이 숭숭 난 돌멩이들, 하늘을 까맣게 뒤덮었던 까마귀 떼, 하늘 높은 곳에서 먹이를 찾아서 원을 그리며 맴돌던 매, 길가에서 흔하게 볼 수 있었던 여러 종류의 뱀들, 비오는 날이면 마당에서 시
여주 이포보 공사현장을 다녀왔다. 7월에 한 번, 8월에 한 번. 아니 정확히 말하면 4대강 반대를 위해 보 위에서 고공농성을 하고 있는 환경운동연합 활동가들에 대한 지지와 격려, 4대강에 대한 공사를 중단하라는 요구와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집회에 다녀왔다. 7월 집회에도 많이 더웠고, 거름냄새가 역겨웠었다. 나는 그 거름이 장승공원의 나무들을 위해 뿌린
서울대교구는 최근 홍수로 큰 피해를 입은 북한과 파키스탄 국민들을 돕기 위해 다음달 5일 주일미사때 2차 헌금을 실시하기로 했습니다. 서울대교구장 정진석 추기경은 지난 24일 '북한과 파키스탄 대홍수 피해 긴급 구호를 위한 재해의연금 모금'을 요청하는 공문을 교구내 모든 본당에 보냈습니다. 정 추기경은 공문에서 "지난 21일 평안북도 신의주 지
어제 비를 맞아가며 강행군을 해서인지 눈꺼풀이 정말 무거웠다. 홈스테이 가족들과 아침 식사, 기도를 한 뒤 평내 본당으로 다시 나왔다. 다른 사람들도 모두들 피곤해보였지만 아랑곳없이 프로그램은 시작되었다. 오늘의 주제는 선택, 주제성구는 ‘네가 나를 정말 사랑하느냐?(요한 21,16)’ 베드로에게 물어보신 예수님의 질문이었다. 어째서
이 로고 성화는 아토스 산의 디오니시우스 수도원에 보관된 세밀화로서 1059년 콘스탄티노폴리스에서 그려졌다. 예수님께서 기도 중에 아버지 하느님을 바라보고 계신다.(교리서 제2559항 참조) 그분은 외딴 곳에서 홀로 기도하시고, 제자들은 좀 떨어진 곳에서 그분을 바라보고 있다. 참 기도는 예수처럼 아버지 하느님을 바라보는데서 부터 시작된다. 하느님은 우리
‘학교’를 버리고 시장을 떠나라. 아주 겁나게 들리는 이 말은 내가 요즘 읽고 있는 책의 제목이다. 이 책은 학벌없는 사회 운영위원으로 있는 여덟 명이 썼다. 이들은 학벌을 위한 학교, 시장을 위한 교육을 비판하고 교육의 근본문제를 다시 생각해보자고 말한다. 그런데 제목 그대로 ‘학교제도’와 ‘시장경쟁&
명동성당 대성전 한 돌기둥 옆자리. 문정현 신부의 기도 지정석이다. 두 손 모으고 문 신부가 앉아있는 자리 옆에는 그분의 분신 같은 지팡이가 기둥에 기대 서있다. 문정현 신부는 요즘 매일 아침 8시면 어김없이 명동성당에 들어선다. 하루 일정이 꽉 짜여진 고등학생 시간표 같다. 아침 8시부터 6시 미사까지 50분 기도에 10분 휴식이다. 1교시부터 9교시까지
어느덧 KYD의 첫날이 밝았다. 아직 KYD에 대한 회의가 내 마음 속을 지배하고 있었기 때문에 쉽사리 발길이 떨어지질 않았다. 하늘도 이런 내 마음을 아는 듯 구름이 끼어 금방이라도 비가 쏟아질 것 같았다. 무거운 발걸음을 집결지인 혜화동 동성고등학교로 옮겼다. 떠나기 전, 함께 가는 가톨릭 학생회 친구들에게 KYD에서 무엇을 기대하느냐고 물어보았다. 대
바닷가에 옮겨와 살며산골에서 바닷가로 이사온 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그전에는 섬이었던 땅이 이제 연육교가 놓여 육지와 다름없이들 살지만, 귀한 것들을 버리고 돈과 욕망과 편리함을 위해 달려가는 세상에, 섬이었기 때문에 아직 살아 남아 있는 것들이 많은 땅입니다. 그러나 이땅도 빠르게 세상이 달려가고 있는 쪽으로 함께 휩쓸려 가고 있는 것이 안타깝기 짝이
#1. 오~쓰리쿠션 절묘한 미술작품이나 도자기 앞에서 나오는 탄성이 아니었다. 그렇다고 연주회장에 울려 퍼지는 고고한 음악을 듣고서 나오는 탄성도 아니었다. 대학교를 막 입학했던 시절 출입을 시작한 당구장에서 만난 이른바 고수들이 보여주는 쓰리 쿠션을 보면서 입에서 쏟아진 말이었다. 어디 그 뿐이랴. 아침마다 스포츠신문 들고 뒷간가면서도 예술을 하러 간다는
점점 바닥을 향하는 최저생계비 올해로 시행 10년을 맞은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는 대한민국 국민 누구나 소득이 최저생계비 이하이면 최소한의 생계보장을 국가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취지로 도입된 제도이다. 하지만 제도 시행 10년 동안 낮은 최저생계비와, 부양의무자 기준 및 과도한 소득재산기준 등 제도의 한계로 수많은 빈곤층이 사각지대에 내몰려 있다. 최저생계비는 이
제2차 바티칸공의회에서 성직자와 평신도의 평등성이 인정되었지만 실상 이러한 입장이 제도교회 안에서 제대로 관철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평신도-여성들은 성직자 중심주의에 남성 중심주의까지 더해 이중으로 홀대받고 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1988년에 반포한 회칙 여성의 존엄 multieris Disnitatem에서 여성
흔히 요즘 청년들을 일컬어 ‘88만원 세대’라고 한다. 우석훈 박사가 자신의 저서 제목 그대로의 자신의 저서 ‘88만원 세대’에서 이 단어를 처음 언급한 후 ‘88만원 세대’를 읽지 않은 사람도 이 말을 예사로 쓰는 시대가 되었다. (솔직히 말하면 나도 그 중 한 사람이다.) 그만큼 그 책에서
"이주호 교과부 장관 내정자 반대한다"
8월 23일 오전 9시 30분 여의도 국회 앞에서 대학강사교원지위 회복과 대학교육정상화 투쟁본부(이하 대학강사투본) 주최로 이주호 교과부 장관 내정자를 반대하는 기자회견이 있었다. 기자회견은 대학강사투본, 대학생사람연대, 천주교정의구현전국연합, 예수살기, 촛불평화미사, 고려대 정경대학생회, 고려대 세종캠퍼스 총학생회, 다함께 고대모임, 고려대 대학원총학생회
일주일 사이에 바람이 좀 선선해 졌다. 정녕 이 바람은 자식 만지듯 하나하나 닦아가며 정성껏 고추를 말리는 이들의 가지런한 마음에, 알록달록 산을 물들이는 풀과 나무, 그 사이 뭇 생명에 걸린 시간을 영글게 하여 마침내 가을을 불러 오고야 마는가 보다. “불고 싶은 대로 부는” 바람으로 성령을 상징한 성서 기자의 예지와 통찰이 번득이는
경북 칠곡군 연화리. 주변에 신나무골 성지도 있고, 포교 성 베네딕도 수녀원에 운영하는 피정의 집도 자리잡고 있는 산기슭, 비포장도로 좁은 길을 따라 들어가면 오목한 곳에 양옥 한 채가 앉아 있다. 아내는 도자기를 굽고, 남자는 시를 쓴다. 최근엔 서예를 배워 창세기를 붓글씨로 옮기고 있다. 박춘식 옹(72세)이다. 칠순이 다 되어 연거푸 세 권의 시집이
때때로 내가 진정 신앙인 인가 의심이 든다. 신앙인으로 뭔가 특별한 삶을 살아가지 못하는 모습,세상 근심과 두려움에 사로잡혀 움추려든 나 자신의 모습이 답답하다.더구나 뒤돌아본 내 삶의 자취는 잘못된 선택을 했다는 아쉬움과 자책이 뒤엉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