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성탄을 준비하면서 자꾸 2014년 성주간이 떠올랐다. 마침 그해가 학교 안식년이라 좀 외딴곳에서 성주간을 지내려고 수요일 아침 강원도 삼척으로 떠났다. 삼척행 버스에 탔더니 텔레비전 뉴스에서 세월호 침몰 소식이 나오고 있었다. 잠시 후 모두 구출했다는 자막이 떴지만, 다시 오보라는 보도가 나왔다. 삼척에 도착해 버스터미널에 들어가니 모두 텔레비전에서 세월호 뉴스를 보고 있었다. 삼척에서 머문 집은 문을 열고 나가면 바로 바다고 방에서도 파도 소리가 들리는 곳이었다. 나는 철썩이는 동해의 파도 소리 속에서 남해의 깊은 물속으로
1. 천주교 대구대교구 사제 인사(2023.12.22) 부임일 : 2024년 1월 1일(월)
오늘부터 매달 네 번째 금요일에 '밑에서 보기'를 한 해 동안 연재합니다. 책과 영화 그리고 변두리 문화를 산책하며 여러 콘텐츠를 통해 우리의 일상 그리고 사회 모습을 들여다보고자 합니다. 칼럼을 맡아 주신 김지환 씨에게 감사드립니다. - 편집자이렇게 함께해왔음이 기적이요, 신비로세지난 17일 일요일 합정동 전·진·상센터에서는 예수살이공동체의 아주 특별한 1000차 금요미사가 있었다. 금요미사가 일요일에 거행된 이유는 송년 감사미사를 겸하며 더 많은 공동체 성원이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이날 미사가 열린 전·진·상센터는 한때 예수살이
오늘부터 매달 네 번째 금요일에 '나를 향한 신학'을 한 해 동안 연재합니다. 나와 내 주변을 돌아보고 성찰하는 비판적 신학 에세이로, 우선 '나'를 위한 구원적 글쓰기에서 '수많은 다른 나'에게도 조금이나마 생각거리를 던져 줄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칼럼을 맡아 주신 강창헌 씨에게 감사드립니다. - 편집자놀 만큼 놀았다. 먹을 만큼 먹었고 마실 만큼 마셨으며, 헤맬 만큼 헤맸고 아플 만큼 아파도 보았으니 이제 살 만큼 살았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이 나이쯤 되면 노장이나 요한계 문헌, 또는 경지에 이른 영성가
이태원 참사 유가족과 시민, 종교계 인사들이 오체투지, 159배 등을 하며 20일 국회 본회의에서 10.29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특별법 통과를 촉구하고 있다.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는 올해 21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를 앞두고 14일부터 20일까지 159시간 비상행동을 이어가고 있다. 18일 오전 유가족들과 시민대책회의는 국회 담장 주변 3킬로미터를 두 무릎과 두 팔꿈치 그리고 이마를 땅에 대는 동작을 반복하는 오체투지 행진에 나섰다. 특별법 통과를 촉구하는 비상행동에는 천주교 남녀수
(기사 출처 = Americamagazine)프란치스코 교종이 사제들이 동성결합 관계를 비롯해 여러 비정규적 상황의 짝들에게 축복을 해 줄 수 있다고 허용했다. 이러한 축복은 “이들의 (교회법적) 지위를 공식적으로 유효하다고 인정하거나 혼인에 관한 교회의 항구한 가르침을 어떠한 방식으로도 바꾸지 않고” 이루어진다.이 조치는 교종청 신앙교리부가 12월 18일 발표했다. 신앙교리부는 이는 하나의 성사를 받을 때 주어지는 “예식적, 전례적 축복”이 아니라 더 넓은 사목적 관점에서 이러한 (성사적) 상황이 아니면서도 자연스레 이어지는 “축
오늘부터 매달 세 번째 화요일에 '김홍열의 디지털 카이로스'를 한 해 동안 연재합니다. 디지털 테크놀로지가 만든 가상공간이 현실 공간과 시간을 재구성하고 있습니다. 우리 삶과 일상, 믿음 모두 이 기술이 가져온 새로움에 도전받고 있는 지금, 디지털 카이로스와 일상의 크로노스 이야기를 시작하고자 합니다. 칼럼을 맡아 주신 김홍열 씨에게 감사드립니다. - 편집자AI 챗봇과 대화하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일이 발생했다. 지난 3월 벨기에의 헬스케어 연구자이자 아내와 두 자녀를 둔 한 남성이 AI 챗봇과 6주간 대화를 나눈 뒤 극단적 선택
오늘부터 매달 세 번째 화요일에 '평화로 세상읽기'를 한 해 동안 연재합니다. 가톨릭교회 국제평화운동 단체인 팍스크리스티에서 한 경험과 평화의 관점에서 다양한 국내외 사회적 사건의 배경 및 의미를 소개하고 대화하고자 합니다. 칼럼을 맡아 주신 이성훈 씨에게 감사드립니다. - 편집자평화의 관점에서 후대 역사가는 2023년을 어떻게 기록할까?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대화’라는 정의가 가장 잘 알려져 있다. ‘역사는 스스로 반복한다’는 말처럼 이 정의에는 과거에서 배워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말아야 한다는 반성이 담겨 있다. 기후위기와 인
프란치스코 교종 즉위 10주년인 2023년을 마무리하며 예수회 인권연대연구센터가 15일 콘퍼런스를 열고, 교종의 문헌과 활동, 신학적 배경을 살펴보며, 한국 교회의 역할을 모색했다.박상훈 신부(예수회 인권연대연구센터 소장)는 “'만남'이 프란치스코 교황의 생각을 가장 잘 드러내는 언어 가운데 하나”이며, “언어일 뿐 아니라 신학”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만남의 신학을 바탕으로 한 “교황의 말과 행동이 어떻게 우리의 영적 감수성을 일깨우고 사회적 상상력에 힘을 주는지” 이야기했다.“교황은 우리가 ‘자신을 넘어’설 수 있는 두
오늘부터 매달 세 번째 금요일에 '한반도 지금 여기는'를 한 해 동안 연재합니다. 우리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외교, 남북관계, 북한 이슈를 시의성 있게 다룹니다. 칼럼을 맡아 주신 백장현 씨에게 감사드립니다. - 편집자2030년 엑스포 유치전에서 거둔 119 대 29 성적이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겨주었다. 지난 1년 윤석열 정부는 민관 합동으로 엑스포 유치위원회를 꾸려 삼성, 에스케이, 현대자동차, 엘지 등 대기업까지 동원해 대규모 유치 활동을 벌였다. 유치위원회는 막판 역전도 가능하다며 고무됐지만 정작 투표 결과는 참패였다.
오늘부터 격월 세 번째 월요일에 '길, 산, 사람, 강'을 한 해 동안 연재합니다. 기후위기 시대에 활동가로서 길 위에서, 세상 안에서 사람과 함께 살아가는 이야기를 엮어 갑니다. 칼럼을 맡아 주신 오현화 씨에게 감사드립니다. - 편집자저녁 어스름에 막내를 데리고 집에 가는 길이었다. 건널목 건너편에 누군가 주저앉아 울고 있었다. 어찌나 크게 울부짖고 있는지 그 소리가 길 건너까지도 쨍쨍하게 들렸다. 꺼이꺼이 우는 소리를 들으니 안타까운 마음과 함께 겁이 덜컥 났다. 저만큼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 사람이 난동을 부리면 어쩌나 지레짐
지난 1월 '왜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하려는가'라는 제목을 시작으로 사회교리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2년간의 이야기를 이제 마무리하려 합니다. 무슨 제목으로 어떻게 마무리 할까 하다가 요즘 유행하는 영화 ‘서울의 봄’이 떠올랐습니다. 1979년 박정희 대통령이 세상을 떠난 이후 독재정권의 종식을 기대한 사람들은 우리나라에 비로소 민주주의가 실현될 수 있으리라는 꿈을 가졌지요. 그래서 봄이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프라하의 봄’이라는 말 들어 보셨나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체코슬로바키아에서 일어난 민주화 시기를
오늘부터 매달 세 번째 금요일에 '현 시기의 병적 징후들'을 한 해 동안 연재합니다.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문제를 사회복지 및 보건의료 관점에서 살펴보고 대안을 모색하고자 합니다. 집필해 주신 정형준 씨에게 감사드립니다. - 편집자최근 환자 보호자의 질문에 깜짝 놀랐다. 뇌경색 환자에게 ‘줄기세포 패치’를 추천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 이 패치는 미국, 일본에서는 허가를 받았는데 한국은 아직 미승인이지만 효과가 입증되었으니 써 보라는 주변 권유가 있었다고 한다. 궁금증에 ‘줄기세포 패치’를 검색했다. 다양한 결과가 나왔다
2024년에도 매달 두 번째 목요일에 '장영식의 포토에세이'를 이어 갑니다. 사회적 약자를 우선 선택하며, 그들의 외침을 우리 삶의 자리에서 나누고자 합니다. 집필해 주신 장영식 씨에게 감사드립니다. -편집자해마다 12월이면 행복한공부방을 위해 김장을 해주던 단체가 있습니다. 부산 전포동에 있는 ‘서면홈플러스’ 자원봉사팀입니다. 이들이 사랑과 정성으로 담궜던 김치는 행복한공부방을 이용하는 아동 청소년들에게는 더할 수 없이 맛난 저녁 반찬이었습니다.올해도 ‘서면홈플러스’ 자원봉사팀이 행복한공부방을 방문했습니다. 마침 ‘어르신일자리’로
2024년 50주년을 맞는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하 사제단)이 활동 50년사를 정리하는 자리를 마련했다.11일, 사제단 산하 기쁨과희망사목연구원은 '암흑 속의 횃불,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50년'을 주제로 정기 심포지엄을 열었다. 심포지엄은 역사학자 전우용 교수(한양대 연구교수)가 집필 중인 50년사를 기반으로 발제하고, 사제단 최기식, 나승구, 김인국, 김영식 신부가 토론에 나섰다.함세웅 신부는 50년사를 정리하는 의미는 지난 시간에 대한 의미 부여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나아갈 길을 찾기 위함이라면서, “사제단 50
이 글은 '독일 교회에서 바라본 2023 세계주교시노드'를 주제로 지난 11월 27일 우리신학연구소가 주최한 줌 세미나 강연과 질의 응답 내용을 발췌 정리한 것입니다. 독일 주교회의는 평신도 기구인 ‘독일가톨릭중앙위원회(ZdK)’와 함께 ‘시노드의 길(Der Synodale Weg)’을 2019년부터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시노드의 길’은 2018년 ‘독일 주교회의 관할 지역에서 성직자들과 남성 수도자에 의한 미성년자 성적 학대 연구(MHG)’ 결과에서 드러난 독일 교회의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시작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사제 독신
10일 제42회 인권 주일과 제13회 사회교리 주간을 맞아 한국 천주교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와 서울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가 명동 가톨릭회관에서 ‘사회교리 관점에서 바라본 한국 사회’를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특히 현 정부의 노동과 환경 정책을 살펴보고 사회교리에 따라 나아갈 방향을 짚었다.발제자로 나선 김종진 소장(일하는 시민연구소)은 윤석열 정부의 노동 정책이 노동자의 삶을 파괴하는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대표적 예로 노동시간 유연화와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 적용 등을 들 수 있다.지난 3월 정부가 낸 주 최대 69시간 노동 정책이
오늘부터 매달 두 번째 화요일에 '희망의 빛'을 한 해 동안 연재합니다. 수도생활의 미래를 열어가기 위해 분투하고 있는 수도회, 수도자의 모습을 직접 소개하면서, 쇠퇴기에 접어든 한국 수도회에 방향을 모색하고자 합니다. 집필해 주신 각 수도회원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 편집자 1877년 창립한 국제선교수녀회(총원: 로마)우리 수녀회는 특이하게도 당시 인도에서 선교하던 프랑스 출생 마리 드 라 빠시옹이 1877년 교황청 포교성성(현재 복음화부)의 인가를 받고 인도에서 시작된 선교수녀회다. 그 후 로마로 총원을 옮겼다. FMM의 소명
오늘부터 매달 두 번째 화요일에 '비판적 시선'을 한 해 동안 연재합니다. 독일인으로서 살펴본 한국 정치와 세계 정세, 그리고 사회문화 이슈에 대한 상반된 견해들을 조망하며 의견을 나누고자 합니다. 집필해 주신 게르만 호흐 씨에게 감사드립니다. - 편집자우크라이나 전쟁 및 미국 정부의 공격적인 반중 정책으로 야기된 새로운 국제 정세로 대한민국은 국제 무대에서 더욱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됐다. 한국 대기업들의 선도적 기술력과 고도로 발전한 방위 산업도 이에 작용하고 있는 것은 물론이다. 폴란드 및 사우디아라비아와 최근 무기 거래를 통해
(기사 출처 = NCR)(리나도 슐레겔밀히)'공동합의적 길'로 알려진 독일 가톨릭교회의 개혁 사업이 프란치스코 교종에게 아픈 가시인 것은 아무런 비밀이 아니다. 그는 동성 커플 축복이나 주교 선출 같은 문제를 꺼내 놓은 이 사업을 수없이 비판해 왔다.하지만 그가 이번에 한 발언은, 독일인 가톨릭 여성 4명에게는 아니겠지만 나머지 모든 이에게는 놀라운 것이었다.이 발언은 그가 11월 10일 자로 보낸 한 서신에서 한 것으로, 이 편지는 나중에 독일의 에서 보도됐다. 이 편지는 카타리나 베스터호르스트만, 마리아네 슐로서, 한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