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비스트의 편지‘역옥’(曆獄)의 파장은 컸다. 역옥은 양광선(楊光先, 1597-1669)의 역법 논쟁으로 선교사들이 옥고를 치른 사건이다. 1668년에 양광선이 파면되면서 사건은 일단락된다. 페르비스트(Ferdinand Verbiest, 南懷仁, 1623-88)는 흠천감에 복귀해 책임자가 되었다. 마카오로 추방되었던 선교사들도 1671년에는 대부분 원래 선교지로 돌아갔다. 하지만 17세기 중국 선교는 이전의 성과를 회복하지 못했다. 무엇보다 선교사가 크게 부족했다. 각지의 선교사들이 차례로 사망했다. 빈자리는 날로 커져 갔다. 페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은 노후핵발전소의 설계 수명 연장을 위한 지역 공청회를 진행 중에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설계 수명이 완료된 핵발전소의 수명 연장을 하지 않기로 했지만, ‘원전 부흥’을 내걸었던 윤석열 정부에서는 모든 노후 핵발전소의 설계 수명 연장을 통해 계속 운전을 강행하고 있습니다.이에 따라 한수원은 노후 핵발전소 중에서 2023년에 설계 수명이 완료되는 고리 핵발전소 2호기의 계속 운전을 위한 방사선환경영향평가서 초안 주민 공청회를 울산시 울주군 공청회를 시작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11월 23일 있었
한국영화아카데미 출신 김세인 감독의 장편 데뷔작으로 지난해 부산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되어 뉴커런츠상과 관객상 등 5개 부문을 석권하면서 일찌감치 화제작으로 주목을 받았다. 이후 서울국제여성영화제와 무주산골영화제에서 대상을 수상하였으며 베를린영화제에도 공식 초청되었다. 이 영화는 부산영화제의 깜짝 행보 이후 세계적으로 찬사를 받으며 흥행에도 성공한 ‘벌새’(2018)의 여정을 잇는 2022년 독립영화 최대 기대작이 될 것이라고 많은 이들이 예측했다.영화는 이렇게 주목받으며 이번 달에 극장에서 개봉했다. 팬데믹 이후 고예산 블록버스터나
김준희(효주 아녜스)홍익대학교에서 교육학 전공 뒤 만화가로 활동하던 중 전공을 살려 무료 대안학교 교장 노릇을 하며 지냈다. 지금은 본업인 만화만 열심히 그리며 살고 있다. 30여 권의 만화책을 냈다. 현재는 천주교 의정부교구 주보와 어린이 주보, 어린이 잡지 에 영어 만화를 연재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 이후 바다를 볼 수가 없었습니다. 검푸른 바다만 바라보아도 눈물이 났습니다. 이태원 참사가 발생하고 거리를 다닐 수가 없습니다. 거리의 청년들을 바라보면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습니다. 세월호 참사 때도 그랬던 것처럼 이태원 참사로 우리 사회 전체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깊은 내상을 입고 있습니다. 참담함 그 자체입니다. 세월호 참사 때처럼 이태원 참사 이후에도 해명되지 못한 숱한 의혹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습니다. 그 의혹의 끝은 결국 “이게 나라냐”라는 비통함입니다. 이 나라는 세월호 참사를 겪었으면서도 불구하고 하
출처 :"EBS 지식채널e "숲이 있었다"", 한국임업진흥원, EBS 지식채널e, 2016,12,20."기후위기, 더 늦기 전에 더 멀어지기 전에", 공우석, 이다북스, 2019.03."숲이 사라질 때", 공우석, 이다북스, 2021.10.'[#탄소중립] 숲가꾸기의 중요성! 우리가 숲을 가꾸는 이유', 대한민국 산림청, 2022.02.07.박병택(라파엘)
‘안전 안내 문자’ 못지않게 날마다 어김없이 나를 귀찮게 하는 문자가 있다. ‘가축관리방역본부’라는 곳에서 오는 문자다. 고작 열 마리 남짓 닭을 키우는데도 축산 농가로 등록이 되어 관련 소식과 안내를 받아 보아야 하는 의무가 부여된 것이다. 게다가 시시때때로 전화 연락을 통해 우리 집 가축 수에 변동은 없는지, 특별히 질병이 생기지는 않았는지, 방역은 잘 하고 있는지 묻기까지 하는데 그걸 상대하기가 참 성가시고 불편하다. 단순히 우리 집 닭들의 안부를 묻는 게 아니지 않은가? 오히려 내가 기르는 닭이 잠재적 발병체임을 잊지 말라는
“나는 산티아고 신부다”, 인영균, 분도출판사, 20222016년 스페인 라바날 델 카미노 수도원에 첫 한국인 선교 사제로 파견된 저자가 산티아고 순례의 의미를 가톨릭 영성 차원에서 살펴본 책이다.저자는 5년간 수도원이 운영하는 순례자의 집을 관리하며 수많은 순례자를 만나고 상담했으며, 생장 피에드포르(Saint-Jean-Pied-de-Port)에서 콤포스텔라까지 800여 킬로미터를 두 차례 순례했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1000여 년 역사를 지난 산티아고 순례길의 어제와 오늘을 교회사 관점에서 살피고, 카미노(Camino de
성약슬당(聖若瑟堂), 강희 원년(1662년)에 완공된 첫 번째 동당의 이름이다. 성약슬은 성 요셉(St. Joseph)의 한문식 표기다. 성당의 초기 모습은 지금의 왕푸징(王府井) 성당과 전혀 다르다. 360년의 시간이 지나는 동안, 동당은 허물어지고 세워지기를 반복했다. 동당 주변의 풍경도 몰라보게 달라졌다. 그 풍경을 이루던 사람들 역시 변하고 또 변하였다. 시간은 이야기를 담았고, 이야기는 다시 풍경이 되었다. 내력이란 허다하게 쌓인 시간의 말들이다. 그리고 건축은 그 내력의 외형이다. 남겨진 이야기들의 겉모습인 게다.첫 번째
이태원 참사의 희생자들의 슬픔을 함께 나누며,대자대비하신 하느님의 평화를 빕니다. 장영식(라파엘로)사진작가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20세기 소녀’는 10월 21일에 공개되어 한 주 만에 세계 2위까지 상승했다. 그간 세계적으로 시청 순위 상위권에 올랐던 K-콘텐츠는 영화와 드라마를 포함하여 ‘킹덤’, ‘스위트홈’, ‘오징어 게임’, ‘지금 우리 학교는’, ‘수리남’, ‘#살아있다’처럼 강렬한 이야기와 장르의 작품이 주를 이루었다. ‘사랑의 불시착’,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처럼 롱런하며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는 경우도 있지만, K-콘텐츠 하면 대개 익스트림 장르에 강렬한 소재와 주제의식이 담긴 작품을 떠올리게 된다. 이러한 경향은 OT
2012년 대통령 선거가 끝난 후, 한진중공업 노동조합 간부가 스스로 생명을 끊었습니다. 최강서 열사입니다. 그이는 유서에서 “듣지도 보지도 못한 돈 158억 손해배상 철회하라”는 마지막 유언을 남겼습니다.2014년 쌍용자동차 파업에 참여한 노동자들에게 47억 원의 손해배상 판결이 났습니다. 한 시민이 언론사에 4만 7000원이 담긴 노란봉투를 보내왔습니다. 이 소식을 들은 시민들이 참여했고, 노란봉투법의 유래가 되었습니다. 노란봉투법은 19대와 20대 국회에서 발의됐으나, 모두 폐기되었습니다. 21대 국회에서는 4건의 관련 법안이
출처:"파란하늘 빨간지구 - 기후변화와 인류세, 지구시스템에 관한 통합적 논의", 조천호, 동아시아, 2019.‘지구의 경고 - 한반도의 위기, ‘빨간 사과의 죽음’’, TBS 시민의방송, 2021.12.02.'[가비가 간다] 7화 “두 번째 지구는 없습니다” - 예수성심시녀회 금요기후행동', 대구가톨릭평화방송, 2021.12.10.'(IDN SUB) 전 세계 과학자들의 결론 “기후 대재앙 이제 시작이다” [신박한 벙커]', TBS 시민의방송, 2021.12.30.'"기후를 바꾸지 말고 세상을 바꾸자" 조천호 대기과학자 [포스트잇]
왕푸징(王府井)의 성당, 동당(東堂)은 1655년에 시작되었다. 하지만 그 기원은 몇 년 더 거슬러 올라간다. 이제 그 이야기를 해야겠다. 쓰촨(四川)의 두 선교사, 불리오(Ludovico Buglio, 利類斯, 1606-82)와 마갈량이스(Gabriel de Magalhães, 安文思, 1609-77)는 1648년에 북경에 이른다. 후거(豪格, 1609-48)의 포로로, 예부(禮部)의 손님으로, 청(淸)의 반역자로, 두 사람의 신분은 위태로운 곡선을 그렸다. 북경에 오고서 몇 달 동안 벌어진 일이다. 그리고 2년의 감금생활이 이어
어쩌면 우리는 거친 유다 땅에 있다. 때론 의지할 곳 없이 황량하고, 서로 친구가 되려 하니 오히려 멀어지기도 하는 곳. 가톨릭 생활성가 환경은 거친 유다 땅처럼 메말랐다. 적어도 1999년에는 그랬다. 우리의 노랫소리는 약했다. 세상 유혹에 달콤했던 그때, 우리는 노래로 모였다. ‘그분은 커져야 하고, 우리들은 작아져야 합니다’라고 광야에서 외쳤던 세례자 요한처럼, 가톨릭 생활성가 환경에서 그분을 닮고자 했던, 그리고 그분의 삶을 작게나마, 노래로써 살았던 이를 만난다.오늘은 가톨릭 생활성가 음악인의 자랑이자, 내가 그를 만나면
“다울이, 다랑이 조용히 못해? 다나도 이제 그만 울어. 그 정도 했으면 됐지 언제까지 울거야?”급기야 나는 지금 당장 모든 소란을 종식시키고 싶은 조급한 마음에 노발대발 화를 내고 말았다. 험악한 분위기를 알아차리고 다울이 다랑이는 입을 꾹 다물었다. 하지만 다나는 여전히 구슬프게 울었다. 그만 울라고 호통을 치면 칠수록 더 서럽게 울었다. 달팽이가 죽어서 슬픈 것 더하기, 자기 때문에 죽었다는 사실에 대한 죄책감 더하기, 울고 싶은 마음을 몰라주는 엄마에 대한 야속함까지 더해져 울지 않을 수 없었던 모양이다. 결국 다나는 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