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문중원 열사가 한국마사회의 비리를 고발하고 100일 만에 장례를 치르는 도중에 한국마사회가 합의를 파기했습니다. 발인도 채 끝나지 않은 시각이었습니다. 100일간의 ‘한국마사회 고 문중원 기수 죽음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한 시민대책위’의 공동행동의 투쟁 끝에 어렵게 합의를 하고, 장례가 진행되고 있는 과정에서 합의를 파기하는 있을 수가 없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고 문중원 열사는 한국마사회의 승부 조작 등 비리를 고발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100일간의 힘든 투쟁 끝에 “부산·경남 경마 시스템·업무실태에 관한 연구용
사순시기입니다. 그 어느 때보다도 엄중한 사순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괴질이 창궐하여 교회가 문을 닫았습니다. 사상 초유의 일이 진행되고 있습니다.우리는 이 엄중한 시기에 “너, 어디 있느냐”라는 물음을 던집니다. 이 물음은 과거의 물음이 아니라 현재의 물음이기 때문입니다. 여기에서 “너”는 바로 “나”입니다. 마치 소크라테스의 “너 자신을 알라”라는 말과 같은 질문입니다. 마르틴 부버는 "인간의 길"에서 “‘너 어디 있느냐’라고 하느님이 물으시는 사람은 바로 너야”라고 말합니다. 아마도 지금의 괴질은 인간의 끝없는 탐욕이 만든
성당에서 미사가 없습니다. 재의 수요일 예식도 없습니다. 성수도 사라지고 없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성당뿐만 아니라 전국을 공포로 몰아넣고 있습니다. 이 엄혹한 사태 앞에서 지난 100년간 ‘공동의 집’인 지구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가를 성찰하게 됩니다. 약육강식의 바람이 진실인 것처럼 지구를 뒤덮었습니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 나라와 나라 사이의 관계에서 소유와 착취와 억압이 지배했습니다. 화석 연료 중심의 세계 경제는 자연을 착취하고 파괴했습니다. 지금도 가난한 나라와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착취와 파괴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
핵발전과 관련된 한국의 과학자들은 진실을 말하고 있을까요? 한국의 과학자들은 핵발전이 값싼 전기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경제적이라고 말합니다. 한국의 핵발전의 안전성은 세계 최고의 기술로 입증되었다고 말합니다. 안전성과 세계 최고의 기술을 바탕으로 핵발전을 수출하는 핵발전 강국의 반열에 올랐다고도 말합니다. 한국의 과학자들은 핵발전은 깨끗한 에너지라고 말합니다. 그래서 기후변화와 미세먼지의 대책으로 가장 손쉽게 적용할 수 있는 강력한 수단이 바로 핵발전이라고까지 말하고 있습니다. 생애주기 전체를 통하여 볼 때 핵발전은 태양광보다 적은
사실은 지난 포토에세이가 발간되는 날, 박문진 지도위원은 고공 농성을 해제하고 땅을 밟기로 잠정합의안을 이끌어 냈습니다. 그러나 이 잠정합의안은 영남대의료원 측의 사유로 최종 조인식을 갖지 못했습니다. 고공 위의 박문진 지도위원은 농성을 끝내지 못하는 답답한 시간이 흘렀습니다.노사 양측이 2월 11일 밤늦게 합의안에 도장을 찍었다는 소식과 박문진 지도위원이 227일 만에 농성을 끝낸다는 소식은 2월 12일 새벽에 알려졌습니다. 박문진 지도위원을 만나기 위해 영남대의료원으로 달려갔습니다. 본관 13층에서부터 고공 옥상으로 올라가는 계
“나이팅게일이 되고 싶어 직장 다니며 돈 벌어 간호대 가고, 설레던 첫발이 영남대병원이었던 친구. 반말에 태움이 일상이던 병원에서 노조 활동으로 구속, 해고된 친구. 함께 갔던 캄보디아에서 에이즈 감염에 질병으로 아픈 아이들을 보며 1년간 아이들을 돌봤던 친구. 그때 참 근사했다. 복직해서 꼭 꿈을 이루길.”김진숙 지도위원이 트위터에 남긴 글입니다. 저는 김진숙 지도위원의 트위터를 읽고 그 친구를 다시 만나기 위해 농성 해제를 앞둔 고공을 올랐습니다. 김진숙 지도위원과 고공에 올라서 만났을 때는 얼굴이 부어 있었지만, 이번에 만난
핵발전소를 가동하면, 반드시 핵쓰레기가 생깁니다. 그러나 핵쓰레기를 핵쓰레기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사용후 핵연료’ 또는 ‘핵 폐기물’이라고 말합니다. ‘사용후 핵연료’라는 말에는 핵쓰레기가 재사용되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탈핵 진영에서도 이 말을 그대로 사용합니다. 한국은 국제조약에 따라 재처리를 할 수 없음에도 사용후 핵연료라는 용어를 쓰는 것은 모순입니다.지금 핵쓰레기는 포화 상태에 있습니다. 중수로 핵발전인 월성 핵발전 단지 안에는 건식 핵쓰레기장이 있습니다. 건식 핵쓰레기장은 원자로에서 나온 고준위 핵쓰레기를 5년 정도
새해에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안해가 지역아동센터를 운영하면서 몸과 마음이 지쳐 있었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해도 끝이 없는 일의 홍수 속에서 잠시라도 빼내고 싶었습니다. 방학도 없는 지역아동센터는 청소년들의 돌봄과 함께 행정 업무가 끝이 없는 곳입니다. 센터를 이용하는 청소년들의 행복한 성장을 위해서 다양한 프로그램과 공모전에 참여하면 할수록 사회복지사들의 업무는 끝이 없습니다.한국 사람들이 거의 없는 조용한 여행지에 90퍼센트가 넘는 사람들이 가톨릭 신자였습니다. 가난하지만, 친절하고 신심이 깊은 사람들이었습니다. 전통적 토속 신앙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에는 마지막 남은 해고 노동자가 있습니다. 그의 이름은 ‘김진숙’입니다. 김진숙은 ‘소금꽃나무’와 ‘85호 크레인’으로 유명한 부산민주노총 지도위원입니다.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에서 2003년은 지옥 같은 해였습니다. 2003년 10월, 김주익 지회장이 85호 크레인 위에서 농성 129일 만에 목을 맸고, 2주 뒤 곽재규 열사가 도크에 투신했습니다. 두 분의 희생으로 노동조합 활동으로 해고된 사람들이 모두 복직하게 됩니다. 해고된 지 20년이 된 박영제, 이정식도 2006년 1월 1일 복직됩니다. 그러나 김진숙은 제
김진숙 지도위원은 7일간 116킬로미터를 걸어서 영남대 의료원에 도착했습니다. 영남대 의료원 입구에서 오른쪽 건물 고공 위에 친구가 손을 흔들고 있었습니다. 그토록 보고 싶었던 친구가 손톱 만한 모습으로 손을 흔드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자신도 모르게 울컥했습니다. 친구를 만나면 남겨질 친구가 너무 힘들 것 같아 울지 않으리라 결코 울지 않으리라 다짐했건만, 눈물이 왈칵 쏟아졌습니다. 숨이 막혔습니다.고공 위로 친구를 만나러 가는 시간은 온몸이 감전된 듯 전기가 흘렀습니다. 70미터 고공 옥상 위에 도착하니 고공이 하나 더 있었습니다
김진숙 지도위원이 긴 ‘은둔’에서 세상 밖으로 나왔습니다. KTX 노동자들의 복직 투쟁이 절정에 달할 때, 그 누구보다도 KTX 노동자들과 뜨겁게 연대했던 그이가 사라진 것입니다. 그리고 한참 뒤에서야 들려온 충격적인 소식은 암 투병이었습니다.김진숙 지도위원이 외로운 투병을 딛고 세상으로 나온 것은 그이의 오랜 동무인 영남대 의료원 해고자 박문진 씨의 고공 농성 소식 때문이었습니다. 박문진 씨가 어느 인터뷰 기사 중에 “외롭다”고 한 말이 사무치게 가슴에 꽂혔습니다. 그 지독한 외로움의 의미를 누구보다 잘 알기에 주저앉지 말고 일어
한국 현대사의 아픔을 껴안고 살아왔던 밀양 상동면 도곡리 말해 할매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말해 할매는 17살인 1944년에 시집을 왔습니다. 세 살 위의 남편 얼굴 한 번 보지도 않고 시집을 왔습니다. 그러나 남편은 1950년 한국전쟁 직전에 보도연맹 사건으로 끌려가 지금까지 생사를 알지 못합니다. 남편이 끌려갈 때, 큰아들은 다섯 살이었고 막내아들은 갓 돌이 지나지 않은 나이였습니다.홀로 된 여인이 두 아들을 키우면서 험한 세상을 살아왔습니다. 남의 일도 기쁘게 했습니다. 그래서 손에 돈이 들어오면 땅을 샀습니다. 그 땅을 의지하
한국도로공사가 12월 10일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8월 29일의 대법원과 12월 6일 대구지검 김천지원 판결을 받아들여 톨게이트 노동자들을 정규직으로 직접 고용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1500명 중에서 2015년 이후 입사자는 임시직 기간제로 우선 채용하고, 향후 법원의 최초 판결에 따라 직접고용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이러한 한국도로공사의 입장에 대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과 톨게이트 노동자들은 1500명 전원 직접고용 없이는 한국도로공사 본사 점거 농성을 끝낼 수 없다고 밝히고 있는 가운데 한국도로공사 이강래
오늘은 성주 소성리 진밭교당 1000일차가 되는 날입니다. 원불교 정전 솔성요론을 인용하여 “정당한 일이거든 죽기로써 할 것이요”라는 현수막을 걸고 매일 24시간 기도를 바쳤습니다. 진리와 도에 어긋남이 없고 양심에 부끄러움이 없으며 남에게 손해가 없는 일은 밖으로 어떠한 난관에 부딪히고 안으로 아무리 하기 싫은 마음이 날지라도 죽기로써 하자는 것이니 원불교 교무뿐만 아니라 소성리 주민들의 결연한 의지가 담겨 있습니다.뒤돌아보면 문재인 정부의 실패 과정은 숱한 원인 중에서도 신고리 핵발전소 5, 6호기의 백지화 선언 후퇴와 소성리의
11월 27일은 패스트 트랙(신속 처리안건 지정)에 올려진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에 부의되는 날이었습니다. 하승수 공동운영위원장은 "베네수엘라는 2010년부터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아니라 한국처럼 지역구와 비례대표를 따로 뽑는 병립형 비례대표제를 시행해 왔다"며 "홍준표 전 대표 등은 완전히 거꾸로 이야기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녹색당 하승수 공동운영위원장은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좌파의 장기 집권' 내지는 '좌파 개헌선 확보' 음모라는 한국당의 날선 비판에 대
일본 도쿄에서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 프리미어12 대회가 열렸다. 한국은 일본에 이어 준우승과 함께 2020 도쿄올림픽 티켓을 확보했다.나는 한국의 젊은 선수들이 대회 참가 전에 후쿠시마와 도쿄에 오염된 방사능 문제에 대해 숙지하고 있었을까 궁금했다. 선수들이 방사능에 오염된 문제를 인지하고도 애국심과 개인적 판단에 의해 참가를 동의했다면, 그 또한 존중할 수밖에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 선수단에게 한국야구협회로부터 또는 한국 정부로부터 일본의 방사능 문제에 대한 정보의 공유가 없었다면 심각한 일이다. 특히 2020
올해는 핵발전소 때문에 삶의 터를 잃고 쫓겨나 유민의 삶을 강요받은 세월이 50년이 됩니다. 1969년 초겨울, 조상 대대로 살아왔던 고리에서 쫓겨나 골매 마을로 이주했을 때는 허허벌판이었습니다. 그 추운 겨울을 군용 천막에서 보내고, 다음 해 봄부터 집을 짓고 살았습니다. 그러나 신고리 핵발전소 건설로 2017년에 신암 마을로 이주를 해야 했습니다. 새집에서 번듯하게 살게 되었지만, 언제나 마음은 허할 뿐입니다. 고향 잃은 실향민들의 마음이야 오죽하겠습니까. 그것도 손을 뻗으면 잡을 듯 눈앞에 보이는 고향을 보고도 갈 수 없는 타
제주 제2공항 건설을 반대하며 제주 도민과 녹색당을 중심으로 세종시 정부청사와 서울 세종로공원에서 농성을 시작한 지도 20일이 지나고 있습니다. 광주 영산강유역 환경청 앞에서는 비자림로를 지키는 농성도 진행 중에 있습니다. 9일기도가 시작되던 날에는 세종 정부청사 앞 농성장에서 단식농성을 하던 제주 청년 노민규 씨가 16일간 단식농성 끝에 병원으로 후송되기도 했습니다. 제주제2공항 강행저지비상도민회 박찬식 상황실장은 11월 1일부터 단식농성을 시작했습니다.이에 따라 제주2공항 건설을 반대하는 9일기도가 11월 3일부터 청와대 분수대
한국도로공사 톨게이트 노동자들이 직접 고용을 요구하며 농성을 시작한 이후 120일차가 되는 날에 김천에 있는 한국도로공사 본사를 방문했습니다. 김천은 ‘혁신도시’라는 이름으로 도로가 잘 정비되어 있었지만, 주말은 도시가 텅 비어 있는 느낌이었습니다. 김천 택시 노동자들의 전언에 의하면, 주말에는 관공서에 근무하는 사람들이 모두 서울로 떠나고 없다는 것입니다. 아마도 전국의 혁신도시가 다를 바가 없을 것 같습니다. 혁신이라는 어두운 그림자입니다. 그럼에도 한국도로공사의 건물은 하늘 높이 오른 거대하고 압도적인 모습이었습니다. 수영장과
핵발전소의 핵심 시설 중에 하나는 방사능 유출을 막기 위한 격납건물입니다. 후쿠시마 핵사고 이후 한국의 핵발전소의 안전 문제를 제기할 때마다 한수원 측은 “한국의 핵발전소는 후쿠시마와는 다르다. 한국의 핵발전소는 미사일 공격에도 끄떡없다”라고 항변했었습니다. 미사일 공격에도 끄떡없다는 것은 핵발전소 격납건물을 이중 삼중으로 건설했기 때문에 안전하다는 의미입니다.핵발전소 격납 건물에서 구멍이 뚫려 있다는 사실은 2016년 6월이었습니다. 영광의 한빛 핵발전소 2호기에서 시작된 공극 발견 이후 국내 전체 핵발전소 22기에 대한 확대점검